2011. 1. 18. 21:09ㆍ탐조/2011년
1월 18일 공릉천
예비고등과정을 해야 해서 학교로 갔는데 깜빡하고 카메라를 가져오지 못 했다.
그래서 엄마에게 부탁해 엄마가 카메라를 학교까지 가져와 주셨고 나는 그 카메라를 들고
집이 유승인 선생님 차를 타고 공릉천으로 갔다.
엄마가 나에게 카메라를 가져와주셨는데 안타까운 것이 하나 있다. 바로 CF카드가 없는 것이다.
나는 깜짝놀라서 얼른 카메라 가방을 샅샅이 뒤져봤다.
다행히 CF카드가 하나 나오긴 했는데 128MB 밖에 되지 않는 CF카드다.
몇장이나 찍을수 있지? 하고 확인을 하니 고작 36장 밖에 찍지 못 한다고 나온다. 이럴 수가 있나..
나는 사진을 찍을 때 아끼고 또 아껴서 사진을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2장을 찍었으면 그 중 하나는 삭제.
이렇게 뭔가 부족하거나 빠트린 날은 항상 조복이 좋다. 그러니까 카메라가 없거나 하는 날은 꼭 귀한 동물들을 보게 된다.
여태까지 그런날들이 좀 많았다. 머피의 법칙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나는 걸어가면서 "오늘은 새 많이보겠네" 라고 중얼거렸다.
(강 반대편 논밭 위에서 날아가는 오리떼들)
또 맹금류나 천적이 나타났나 봅니다. 아니면 인간
아래에서 나는 새들이 기러기고 위에서 나는 애들이 오리들입니다.
서로 다른 종이라 그런지 따로 따로 나뉘어 날아가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날아가는 말똥가리)
칡부엉이도 지나 금눈쇠올빼미가 있는 곳에 왔을 때 발견한 말똥가리.
그냥 아무 일 없이 날아갑니다.
(정지비행 하다가 급강하를 할려고 하는 포즈. 털발말똥가리)
윗 사진에 나온 말똥가리와 같은 장소입니다.
정지비행을 몇번 하더니 강 건너편으로 넘어갑니다.
(끊임없이 먹이를 찾아 날아가는 독수리들)
독수리들이 많이 보입니다. 맨 처음에 보인 독수리들은 3마리가 내 머리 위를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부터도 독수리가 10마리 이상이 나타났는데 CF카드 용량이 적어 다 찍지 않았습니다.
(북방검은머리쑥새 아마도)
(드디어 찾았다! 금눈쇠올빼미!!)
금눈쇠올빼미가 어딨나.. 하고 눈으로 찾으며 걷다가 내 바로 앞에 앉아서 노란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쳐다보더군요.
녀석도 놀랐겠지만 저도 엄청 놀랬습니다.
바로 멈춰서서 사진을 찍으면 이 녀석이 찍기도 전에 날아갈 것이 뻔하니 태연하게 "나는 너 못 봤다." 라는 표정을 짓고
앞으로 걸었습니다. 그리고 살금살금 왔던길을 되돌아와서 접근해 찍었는데.. 좋은 사진은 아닙니다...
그냥 단순히 공릉천엔 아직도 금눈쇠올빼미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사진입니다.
바로 다른 곳으로 날아갔습니다.
내가 또 접근해서 사진을 찍으면 금눈쇠올빼미가 기분이 좋을리가 없으니 그냥 지나치고 왔습니다.
(독수리와 헬리콥터)
멀리 보이길레 찍었습니다.
(공릉천 위를 낮게 나는 독수리. 정말 커다랗다.)
공릉천 갈대 밭을 잿빛개구리매 처럼 낮게 나는 모습을 보고 찍었습니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독수리를 만난 느낌이에요.
언제봐도 커다란 녀석들.. 밥은 잘 먹고 댕기는지.. 이 녀석 부리가 이상합니다.
(날아가는 독수리)
독수리가 이 정도 높이에서 날았다. 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찍은건데.. 독수리가 잘 안 보이네요.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
SLR클럽 사람일 확률이 .. 90% 입니다.
칡부엉이 있는 구간에서 천천히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칡부엉이를 찾다가 그냥 가는 군요.
(거대한 독수리... 사진으로 봐선 잘 모르겠죠?)
독수리가 10마리 이상이 나타났습니다.
먹이를 찾아다니느라 고생이 많은데... 이 녀석들 판단력이 얼마나 좋은가 궁금해서
제가 길바닥에 철푸덕- 시체인척 누워봤습니다.
독수리 한 마리가 관심이 있는(?) 듯 낮게 가까이 오다가 내가 그걸 못 참고 누워있는 상태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저건 먹이가 아냐" 라고 생각했는지 돌아갑니다.
다음번엔 제대로 실험해봐야지 . .. 독수리들한테 뜯길려나?
(멧비둘기들)
멧비둘기들이 많이 앉아있는데
이렇게 많은 멧비둘기중 한 마리를 노리고 오는 맹금류가 있을지 몰라 약간 거리를 두고 멧비둘기 근처에 서있었는데
맹금류가 올 확률도 별로 안 되서 고개를 숙이고 앞을 지나갔는데
다 지나가고 나서 뒤를 보니 나무 위에 새가 한 마리도 없네요.
(털발말똥가리 가까이 가지도 않았는데 나를 쳐다보고 있다. )
아까 정지비행 하던 녀석입니다.
이 곳에 와서 앉아 있네요.
내가 또 접근하면 날아갈테니 다른 적당한 곳에서 몸을 숨기고 녀석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홀로 낙오된 큰기러기...)
혹시 저 녀석도 어떤 맹금류가 덮치는 장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털발말똥가리를 기다리는 면서 이 녀석도 주시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상황은 안 일어나네요.
(볍씨나 낱알을 찾아 먹는 오리들)
기러기라고 써놨는데 사진 확대 해서보니 앞에 눈밭에 앉은 2마리 빼고 다 오리들이네요.
오리들은 밤에 농경지로 날아와서 먹이를 먹는다고 했는데... 낮에 먹네요.
그런놈들도 있고 아닌놈들도 있나보죠.
(날아오른 털발말똥가리)
털발말똥가리가 날아올랐는데 제 방향으로 와주지 않습니다. 쩝..
털발말똥가리도 날아가고 해서 저도 가던 길을 갔습니다.
사진 찍는 횟수를 아끼고 또 아끼고 해서 그런지 사진이 20장 정도가 남아있었습니다.
(물때까치)
윗 사진 위치에서 바로 얼마 가지 않아 바로 만났습니다.
뭔가를 토해낼려고 입을 벌렸으나 나오지 않아 다시 다뭅니다.
아마 펠릿을 뱉을려고 한 모양입니다.
펠릿은 모든 맹금류들한테 가지고 있는건데.. 먹잇감을 한번에 삼키고 나서 내용물을 다 소화 시키고 난 뒤 남은 찌꺼기들을 (털이나 뼈) 압축시켜 덩어리로 만들어 놓은걸 펠릿이라고 합니다. 물론 펠릿을 만들고 나면 입으로 토해내는데 다소 괴로운 표정을 짓습니다.
(날아가는 오리들.)
아직 그럭저럭 새들이 공릉천에 남아줘 있어 다행입니다.
내가 갈수 없는 천수만이나 시화호, 주남저수지 같은 곳으로 가면 좀 슬프죠.
(산책하는 할아버지)
이곳 공릉천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새가 놀라 날아가기도 하지만..
자연은 모두의 것이니...
(......살처분 당하는 돼지들. ..)
돼지들의 비명소리가 멀리있는 저에게 까지 들렸습니다. 끔찍합니다.
사진을 찍는데 어떤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자 옆에 있던 아저씨들도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봅니다. 그래서 카메라에서 눈을 때고 나도 가볍게 손을 흔들어줬습니다. ㅎ 내가 지금 찍으면 안되는 거라도 찍는건가?
정말 끔찍합니다. 저 구간 지날 때 귀를 틀어막고 지나갔습니다.
막대기로 돼지를 때리면서 구덩이 안에다 넣네요.
(황조롱이)
송촌교를 건너고 유승쪽으로 가는 방항에서 만났습니다.
(윗 사진의 황조롱이)
날개를 퍼덕이며 정지비행을 합니다.
(갈아놓은 밭에서 먹이를 찾는 기러기들)
저런 곳에 먹이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곳 농민들이 도대체 왜 철새들을 싫어 하는지 모르겠네요.
공릉천과 공릉천 주변에 있는 논밭이 사유지가 아니라면.. 철새도래지로 지정하여 보호 하고 싶네요.
장항습지 처럼 농민들을 그대로 계속 농사를 하시고..
자세한건 몰라서 실천 가능 한건지 모르겠네요.
어우... 저곳에서도 살처분을 하고 있습니다.
뭔가 타는 냄새가 심합니다.
저곳도 축사인데... 안에 잠시 보니 젖소들이 누워 자빠져 있습니다.
근데 그 옆칸의 누런색을 가진 한우들은 멀쩡히 서있습니다. 여기도... 아니 소들은 살처분이 아니라 물약으로 죽인다 했죠..
(가만 있어보자..저게 삵인가...? 와! 삵이다!!)
송촌교를 건너서 다시 한번 금눈쇠올빼미나 칡부엉이를 보러갈까.. 하다가
에이~ 다음에 만나자 하도 180도로 회전에 뒤로 빠꾸했는데
갈대밭 사이로 뭔가 있습니다.
어.? 삵인가..? 아 아닌가..? 하고 긴가민가 하다가 좀 더 가까이 가서 확인하니 삵이 맞습니다! 우와~
삵이 야행성인지라 이런 곳에 웅크리고 자고 있었습니다.
빛이 역광이라 옆으로 돌아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삵 (살쾡이)
이런 정면 사진을.. 더 가까이서 흔들리지 않게 찍은게 있는데..
사진 용량이 부족해서.. 삵 사진도 몇장 지웠는데 자세히 안 보고 얼렁뚱땅 지우다 보니..
삵 정면을 제대로 찍은 사진이 삭제 됬습니다. 뭐. 아쉽지만 다음에도 기회가 있겠죠.
삵의 특징인 귀등에 있는 누런반점.
소리에 민감합니다.
이 사진은 꿩이 날아가자 꿩이 날아가는 소리에 반응하여 쳐다보는 모습입니다.
산책 하는 할아버지가 보여 삵을 보여드렸습니다.
설마 이 할아버지도 예전에 연합신문 기자 아저씨처럼 이 삵을 내쫓진 않겠지.. 하고
조용히 해달라는걸 신신당부 한 다음에 삵을 보여줬습니다.
"저거 고양이 아냐?" 라고 자꾸 여러번 물어봐서 삵이라고 여러번 대답해 드렸습니다.
삵이 하품도 했는데.. 앞에 있는 풀이 바람에 흔들려 입 부분만 가려가지고... 삭제 했습니다.
하품 하는 모습도 예쁜데...
해질녘.. 시간이 되자 삵이 활동하러 움직입니다.
녀석이 움직이면서 나랑 맞닥뜨리지 않게 오른쪽으로 움직여 풀숲사이에 숨어 삵을 지켜보니 갈대 사이로 유유히 걸어가더군요.
나는 다시 도로 위로 나와 앞으로 달렸습니다.
삵을 다시 볼려면 그냥 삵을 앞질러가서 기라디면 끝이거든요.
(크롭한 사진이 아닙니다.)
풀숲에서 잠시 기다리자 삵이 놀란듯이 나를 쳐다봅니다.
아깐 이렇게까지 놀라지 않았는데.. 나를 처음본다는 듯이.
녀석이 풀숲 사이로 얼굴만 내밀어 나를 쳐다보는 사진이 있었는데.. 삭제하지 말걸..
삵이 나를 쳐다보면서 내 옆을 지나갑니다. 몸길이가 꼬리까지 합해서 1m 가까이 되겠네요.
내 옆으로 지나갈 때 녀석의 몸을 머리부터 꼬리까지 나와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실패했습니다.
(유유히 사라지는 삵)
다시 한번 앞질러가서 기다려봤지만 내가 삵을 너무 괴롭히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 풀숲에서 나와 유승으로 갔습니다.
(나를 경계하는 쇠기러기.. 내가 지나가면 날아갈것 같다.)
일직선으로 되어 있는 기다란 길을 걷는데 오른쪽 논밭에 쇠기러기들이 나란히 서있다. -_-..
이대로 걸으면 또 날아갈테니... 나는 왼쪽 논밭을 길로 삼아 삥~ 돌아갔다.
왼쪽 논밭 위로 걸어갈 때 쇠기러기 옆을 지나면서 사진 찍기 정말 좋은 곳이 있었다.
나는 순간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자제하며 그냥 앞으로 갔다.
여태까지 배운 교훈 덕분에 내가 이런 행동을 해낼수 있는 것 같다.
근데... 내가 논밭 위를 걸을때.. 논밭이 비닐로 덮어져 있었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 밑에 돼지들이 있는게 아닐까 하고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논밭에는... 돼지들을 묻을리가 없으니 마음을 진정시키며 걸었다.
(유승 수리부엉이가 사는 뒷동산 꼭대기에 군인들이 서있다.)
눈 앞에서 200번 버스를 놓쳐 버스를 기다리는 겸 유승 꼭대기 까지 올라가
수리부엉이 둥지를 찾았다. 나도 김동현 선생님 처럼 입으로 부엉이 소리를 내봤지만
후엉~ 후엉~ 하는 소리는 안 나오고 후욱- 후욱- 하는 헛 바람만 계속 나와 포기하고
200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가는 내내 잘 찍어놓은 멀쩡한 삵 사진을 삭제한게 아쉬웠다.
빠진얘기. (1)
1월 17일날 출판단지 습지에 말똥가리가 아주 떠난줄 알았더니 지나가면서 봤는데 말똥가리가 그대로 앉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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