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출판단지 습지 A.I로 추정되는 오리들 조사

2011. 1. 21. 19:58탐조/2011년

 

 

1월 21일 출판단지 습지 A.I로 추정되는 오리들 조사

 

금요일날 고양환경운동연합에서 하는 생태강의를 들었습니다.

 

홍수조절지와 두루미들 이라는 내용으로 이석우(..맞나?) 아저씨의 강의를 들었는데요.

강의는 다른사람들에 비해 새로알아낸 사실이 적긴 하지만 직접 현장에서 겪었던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는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재미있었습니다.

...뭐 아무튼

 

밥을 먹고 나서

고양시청 버스정류장에서 2번 버스를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버스를 탔고

2번 버스를 타고 한방에 출판단지에 왔습니다. 집으로 안 가고 바로 출판단지에 온 이유는

돌곶이 습지에 가기 위해서인데  (여태까지 출판단지 습지라고 불렀던 곳)

 

어제 1월 20일날 내가 발견한 오리 시체 3개로 문제가 됬었나 봅니다. 고양환경운동연합에 있던 사람들은 그 사실을 다 알더군요.

(아마추어탐조동호회 라는 카페에 글을 올렸을 뿐인데.. 이렇게 빨리 퍼질줄이야.)

 

걸어서 학교에 잠시 들러서 물을 빼고(소변) 돌곳이습지에 갔습니다.

 

 가는 도중 김동현 선생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음.. 제가 기억하는 내용은 그곳에 있는 오리 종류와 개체수를 세어달라고 해서

해보겠다고 하긴 했는데..  못 했습니다.

 

 

 (정신나간 불법 낚시꾼 할배 2사람)

 

나는 이 사람들이 뭔가 줏어가길레 죽은 오리 시체 수거 해가는 줄 알았어요.

위원장님이 파주시청에다가 말해서 사람들이 올거라고 했거든요. 이 사람들 때문에 노랑부리저어새가 놀랐는지 모르겠네요.

 

근데 투망으로 물고기 잡는 할아버지들이였습니다. 사진 몇 장 찍고 박평수 위원장님께 전화를 걸어

 

"지금 할아버지 2분이 투망으로 물고기 잡고 있습니다. 이거 괜찮은건가요?"  라고 묻자

 

불법이라면서 파주시청에게 전화해 곧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능력도 대단하셔라..)

 

 

근데 이 할아버지들이 귀는 어찌나 밝으신지 제 통화내용을 듣고 자리를 피합니다.

 

 (낚시꾼 1)

 

(낚시꾼2)

 

 

 사용된 범행도구는 투망으로 보입니다.

 

 

?? 저곳에다가 뭔가를 숨깁니다. 저는 그것을 유심있게 지켜봤죠.

 

 

낚시꾼 아저씨들이 저짝으로 가자 나타난 노랑부리저어새 2마리.   뒷쪽을 보니 6마리 그대로 다 있습니다.

 

 

부리를 휘-휘- 젓는데 저는 그게 정상인줄 알았습니다.

 

 

노랑부리저어새 유조.

 

 (이게 아마 성조? )

 

잠시 후 전화가 옵니다.

 

파주시청에서 오는 공무원이라는데 죽은 오리를 발견한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더군요.

음..그래서 롯데명품아울렛 공사중이곳 아냐고 물어봤더니 안다고 해서 일단 그 쪽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그 내용을 통화 하는 도중에..

공사 펜스 틈 사이로 어떤 어른 한 명이 얼굴을 내밀더군요.

나는 손 짓으로 "아직 오지 마세요" 와 손가락을 코에다 갖다 붙여 "조용히 해주세요." 라는 싸인을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말로 "노랑부리저어새가 있어요." 라고 말해주고는 계속 통화했습니다.

 

통화가 끝나고 이 어른분이랑 얘기를 나눴는데 뭐..카메라도 들고 있어서 혹시 SLR클럽 사람인지 부터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아니라고 합니다. 일단 간단한 내 소개부터 하고 성함이 어찌 되는지 묻자

"초등교사인.." 라고 말할 때

 나는 순간 2010년 겨울방학 시작되는 날이였나..? 그 당시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얘기는 좀 옛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 전교조교사들이 전국습지탐조 하는 연수가 있었는데 에코샵 홀씨라고 하는 그 사이트에서 그 연수 가는 광고 글을 읽고

신청을 했지만 광고와는 다르게 교사들만 갈수 있다라는 이유로 못 간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랑 통화 하신 분이 "박병삼" 이라고 하시는 분이였는데..

(다시 얘기로 돌아옵니다.)

 

"초등교사인 박병삼 이라고 합니다."

(!!!)

 

진짜 설마 설마 했는데..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습니다 .

 

"제가 그.. 전국습지가는거 신청했던 학생입니다!"

 

사람 인연이라는게.. 정말 알수가 없더군요.

 

정말 기분 좋게 웃었습니다.

 

이곳에서 노랑부리저어새가 있던 얘기하고.. A.I.. 즉 조류독감으로 의심되는 새 시체 3개가 있다고 얘기하니

박병삼 선생님은 11마리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허걱! 그렇게나 많이?!  

 

얘기를 하고 있을 때 갈대 뒤에 있던 노랑부리저어새들이 앞까지 다가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노랑부리저어새  멸종위기종 1급 천연기념물 205호)

 

김병삼선생님께선 노랑부리저어새도 힘이 없어 보인다고 합니다. A.I 증세가 의심 됩니다.. 걱정입니다.

사실 서로 말로는 증상만 보인다. 아직은 모르는 일이다 라고는 말하지만

속으로는 이미 서로 노랑부리저어새도 A.I에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 듯 합니다.

 

 (공사중인 .. 돌곶이 습지... 이렇게 이쁜 이름을 가지고 있던 습지였는 줄 몰랐는데.. 이제서야 이름을 알게 됬는데.. 망가지고 있습니다.)

 

박병삼선생님이 "지금 공릉천에 같이 갈래요? " 라고 제안했는데

파주시청에서 오는 사람이 있어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음.. 그리고 박평수위원장님이랑도 또 통화를 했는데요.

이쪽으로 오신다고 했습니다.

 

 (죽은 청둥오리를 먹는 까마귀..)

 

2차감염이 우려됩니다..가 아니라 2차감염까지 진행 된것 같습니다. 왜가리, 갈매기, 까마귀..가 오리들의 살점을 이미 삼켰습니다.

 

 

(오리시체를 먹는 까마귀)

 

 

(오리시체)

 

 

 

 

살아있는 멀쩡한 오리들.

 

 

(오리시체..)

 

 

아닛-!  저렇게 새가 많은 곳에 막 들어가다니.. 표지판을 세워놓든가 해야지 원..

 

그래도 가족이 즐거워 보입니다.

 

 (날아가는 황조롱이)

 

이 녀석은 시체에 관심이 없어 다행입니다. 만약 먹을려 해도 까마귀하고 갈매기가 쫓아내니 먹을수가 없을 겁니다.

 

 

 (큰기러기)

 

날개 다친 큰기러기가 아니고 얼음 위에 착지하다가 미끄려졌데요~ ㅋㅋ

 

 

파주시청에서 왔다고 하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롯데명품아울렛 공사장에 들어왔는데 어디시냐구...  일단 서로 열심히 찾아다니다가

제가 먼저 발견하고는 장소를 알려줬습니다. (공사장 한 복판에 차 끌고 들어가셨더군요..)

 

음..그리고 그 공무원 아저씨가 오시고.. 박병삼 선생님이 오리수거하기 더 쉽고 많은데가 있다 해서 그 쪽으로 갔습니다.

 

근데.. 가방을 놓고 와서 다시 가방을 가지러 뛰어갔습니다.

 

 

 

 (사람을 보고도 도망을 못 가는 흰뺨검둥오리.. A.I..확정입니다.)

 

가방을 챙기러 오니 흰뺨검둥오리 한 마리가 물에 있더군요. 녀석도 놀라서 날개짓을 파닥파닥 해서 몇 걸음 가더니 물에 반쯤 가라앉습니다..

열심히 발을 휘저어 헤엄을 쳐보지만... 몸이 반쯤 가라앉고.. 앞으로 나아가질 못 합니다.

 

새의 시체를 보고 슬프진 않았지만 발버둥치는 흰뺨검둥오리를 보고 너무 슬퍼졌습니다.

 

일단..가방을 챙기고 나왔습니다.

 

 

 

박병삼 선생님이 수거하기 좋은데 있다는 곳 왔습니다. 제가 12월 24일인가..? 그때 제가 노랑부리저어새를 관찰하던 공사장입구더군요..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오리 사망 개체수가 많습니다. 공무원 아저씨는 비닐을 2개씩 발에 끼우고는 수거하러 들어갔고

박병삼 선생님을 필드스코프를 꺼내 죽은 오리 개체수를 세어 봅니다.

 

나는 그때마다 옆에서 박평수위원장님과 김동현 선생님에게 문자를 그때 그때 보냈구요.

오리 시체는 총.. 42개가 발견됬습니다. 더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살아있는 오리들.. 근처에 죽은 오리들 시체가 많다.  사진엔 없구)

 

 (물에 떠 죽어있는 흰뺨검둥오리)

 

 

 (한 구석에 모여 있는 오리 시체들...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들입니다.)

 

 

 (시체 수거하는 공무원 아저씨)

 

 

 

 

저런 녀석은 배를 타고 들어가서 건져야죠.

 

 

(청둥오리 시체)

 

 

(갈매기나 까마귀들이 먹고 남은 오리 주검들)  

 

주검이라고 했다가..사망개체수라고 했다가..시체들이라고 했다가...

 

 

 (날아가는 큰기러기)

 

밤마다 큰기러기들과 오리들이 출판단지 습지를 잠자리로 사용하는데... 단체로 걸리면 어쩌나...

 

(검은색 옷 = 박병삼선생님, 파란색 옷 = 박평수위원장님, 갈색 옷 = 인도에서 건너오신 위원장님 아들?)

 

시청 공무원 아저씨는 가시고.. 박평수 위원장님 께서 오셨습니다.

 

 (갈매기나 까마귀가 뜯어먹은 흰뺨검둥오리 시체)

 

 

 

(폐사한 흰뺨검둥오리.. 다른 원인으로 죽길 바라지만...A.I로 죽어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청둥오리 시체)

 

 (불법 낚시꾼들에게 잡힌 물고기를 풀어주는 박평수위원장님)

 

아까 내가 유심있게 지켜본 낚시꾼들..이 뭔가 숨겨놓고 간 장소에 가니 천막같은걸로 뭔가 가려져 있더군요. 그래서 확 펼쳐보니 그 안에 빨간 통이 있었고

그 빨간 통에는 민물고기들이 가득 했습니다. 나는 저~쪽에서 박병삼 선생님이랑 얘기를 나누고 계신 위원장님을 불러

물고기들을 보여줬습니다.

 

그러고는 셋이 옮긴 후 갯벌이 있어 들어가지 못 하고 위원장님 혼자 갯벌에 들어가 쏟아부으셨습니다.

 

빨간 통안에 고여있는 물을 보니 살얼음까지 낀거 봐서는 오랫동안 상습적으로 물고기를 잡아온것으로 보입니다.

 

 

 (박평수 위원장님)

 

 

 

살아있는 청둥오리.

 

 

... 죽음의 습지로 변해갑니다.

 

너희들은 죽지 않고 잘 살아가길..

 

A.I라는걸 뉴스에서만 봤지 실제로 경험하고 눈으로 보니 너무 끔찍하더군요.

 

... 박병삼 선생님이랑 공릉천을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 내일 1월 22일날 같이 탐조를 가기로 했습니다.

근데 위원장님이 내일 고양환경운동연합 총회라면서 꼭 오시라고 합니다.

박병삼 선생님도 고양환경운동연합의 무슨 위원장이레요. 박평수위원장님은 집행 위원장.

 

아무튼.. 즐겁기도 했지만 괴로운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즐거운 쪽이 더 많군요.

오늘의 최대 복은 박병삼선생님을 만난것이 최대 복 같습니다.

 

(사실 맨 처음에 봤을 때 SLR클럽 사람인줄 알고 속으로 "제--길 노랑부리저어새 들키겠네" 하고 있었지요.^^)

 

이 A.I 와 출판단지 습지 그리고 이 롯데 명품아울렛 공사를 연관지은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쓸 예정입니다.

 

언제 쓸지는 잘.. 모르겠고 최다한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