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5. 21:39ㆍ탐조/2011년
3월 5일 공릉천.
개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니 탐조할 시간이 적어집니다. 탐조 할 수 있는 시간은 주말 밖에 없죠.
평일 내내 하늘 푸르고 날씨도 시원하고 탐조하기 좋은 날씨가 유지되다가 주말인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엔 구름이 끼어있더군요.
머피의 법칙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내 운인지...
하지만 탐조를 안 나간지 너무 오래 되서 찬밥 더운밥 날씨가 어찌 됬는지 가릴 때가 아니라 아빠차를 타고 탐조를 갔습니다.
아빠 차를 타고 재두루미에게 접근 하여 사진을 좀 찍어볼까... 했습니다.
공릉천에 도착하니 논밭에 까마귀들이 널려있었습니다. 이렇게 집단으로 모인 까마귀 인걸 보니 떼까마귀 인 듯 합니다.
간혹 떼까마귀 사이에 갈까마귀 라고 하는 소형 까마귀들이 발견되는데 혹시 이 무리 속에도 갈까마귀들이 있나 하고 찾아보니
갈까마귀가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보는 갈까마귀였습니다.
거리가 조금 먼 것 같아서 어차피 자동차에 탔으니까 안 날아가겠지 하고 후진으로 까마귀들에게 좀 접근했습니다.
(떼까마귀들. 갈까마귀)
갈까마귀가 보이나요? 오른 쪽에 하얀색 반 검은색 반 으로 되어있는게 갈까마귀입니다.
왼쪽에 있는건 까치.
트럭이 지나가자 날아갑니다.
갈까마귀.
(떼까마귀)
가운데. 갈까마귀입니다.
자동차로 접근했을 때는 안 날아갔는데 사진을 찍자 건너편 논으로 날아갑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날아가는 재두루미 4마리)
"두루미 보호" 라고 하는 다음 카페에서 공릉천에 재두루미가 11마리가 있다고 했는데 사실인가 봅니다.
제가 평소에 보던 재두루미 3마리 가족은 안 보입니다.
바로 그 뒤에 다른 재두루미 4마리가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총 8마리가 한강 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차 에서 내려 길을 걷는데, 걷는 내내 주변에서 퇴비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앗..아빠가 떠나자마자 평소 보던 재두루미 3마리 가족이 나타났습니다.
앉을려고 했다가 뭘 발견했는지 다른 쪽으로 날아갑니다.
황오리, 흰뺨검둥오리가 요란하게 날아갑니다.
어디선가 무지무지 많은 쇠기러기, 큰기러기 떼가 나타났다가 다른 곳으로 날아갑니다.
(고양이과의 똥)
들고양이일수도 삵 똥일수도 있습니다.
오늘 날씨가 습하고 시원시원한 날씨인데다가 똥을 보니 촉촉한게 오늘 새벽 또는 아침에 싼 모양인가 봅니다.
돌로 파헤쳐보니 동물의 뼈와 쥐의 갈비뼈? 같은게 나옵니다. C ←이런 모양의 뼈.
자동차 한 대가 마구 경적을 울립니다.
경적을 저리 울려대니 기러기들이 날아갈 수 밖에..
앗..하늘 위에 무지무지 많은 새 떼들이 날고 있었습니다.
방금 막 경적 때문에 날아오른 기러기들이 어느새 저기 까지 올라갔나? 하고 신기해하고 있었습니다.
기러기들의 군무라니..처음본다. 하고 카메라로 확대해서 보니 기러기랑은 조금 다르게 생긴 듯 합니다.
저 떼로 날아 군무를 하고 있는 녀석들은 바로 떼까마귀들이였습니다. 정말 멋있었습니다.
이래서 이름이 "떼"까마귀 인가 봅니다.
앗~! 재두루미 3마리 가족 말고도 재두루미 2마리 한 쌍이 있었습니다.
아까 날아간 8마리
재두루미 3마리 가족
그리고 이 녀석들 2마리.
총 13마리군요.
두루미 보호 카페에서는 11마리라고 했는데 더 늘었나 봅니다. 못 발견했거나.
망원렌즈로는 자세히 찍을 수 없어 표준렌즈로 바꿔 찍었습니다. 녀석들은 빙글 빙글 회오리, 토네이도 처럼 날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아~ 아까 앉을려다가 날아갔던 재두루미 3마리 가족이 여기와서 앉았네요.
의외로 불로 태운 곳에 새들이 많네요.
...? 불로 태웠는데 볍씨가 남아있나? (블로그 글 작성중 문득 생각났습니다.)
혹시 논밭을 불로 태운 후 독극물 볍씨를 놓는건가?
사진 찍을 땐 몰랐는데 갑자기 걱정되네요.
왼쪽: 까치. 오른쪽: 큰부리까마귀.
사진으로 잘 나타났을지 몰라도 이 녀석들이 빙글 빙글 동그랗게 회오리, 토네이도 처럼 군무? 비행? 했습니다.
맹금류.. 대형 수리류들이 넓은 날개로 단독으로 빙글 빙글 날아 범상을 해 날아간다면
이런 떼까마귀들은 단체로 모여서 빙글 빙글 범상을 해 날아가는군요.
아무튼 사진보다 맨눈으로 보는게 훨씬 멋있었습니다.
공릉천 풍경.
빙글 빙글 날다가 동그라미 대열을 풀고 전부 한 방향으로 날아갑니다.
역시 주말이라 그런지 SLR.. 드글드글 합니다.
앞 뒤 전부 SLR. 안 봐도 뻔 합니다. 탐조 때마다 맨날 보이는 차량 들이니..
재두루미 가족.
이제는 방해 안 합니다.
무슨 라디오를 이리 크게 틀어놓는지...
I"m your energy~ GS 협찬 광고는 계속 나오고. 삼국지 라디오 드라마 까지.
저 차도 자주 보입니다.
지나가면서 보니까 제 얼굴 보자마자 표정이 확 일그러지는 군요.
아-! 알았다. 이 사람 누군지.
저번에 금눈쇠올빼미 발견 했을 때 나를 보자마자 "접근하지마! 접근하지마!"를 연발하셨던 어르신이네요.
저번에 재두루미 날리면서 찍었던 사람과 그 사람 뒷 좌석에 있던 이 어르신
찍었던 사진도 봤습니다. 너무 좋았다군요.
공릉천에서 새만 보고 오면 참 좋을텐데... 이런 사람들 정말 보기 싫습니다.
언제서부터인가 SLR 사람들에 대한 적대심? 그런게 무척이나 강하게 생겼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할 땐 보기 좋지 않더라도 씨-익. 정도 미소를 지어줘야 하는데
도무지 이 SLR 사람들에겐 웃으며 인사를 못 하겠네요.
공릉천엔 새가 많습니다. 그리고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공릉천에 오기가 싫어지기도 합니다. 공릉천에 갔다오면 새 보고 기분 좋은 상태로 집에 돌아오는게 아니라
집에 돌아오고 몇 시간 동안 부글부글 화가 나거든요..
그래서 사람이 없는.
장항습지, 임진강 같은 곳으로 탐조를 가고 싶습니다. DMZ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 된 곳.
하지만 나도 민간인이고... 정말 어쩌다 아주 가끔씩 고양환경운동연합에서 장항습지로 새보러 갈 뿐...
나의 이 바람은 언제 쯤 이루어질까요? 자동차 면허를 따고 나서?
잠시 후 재두루미 6마리가 지나갔습니다.
논밭에 앉지도 않고 바로 한강으로 날아갑니다.
한강도 철책으로 사람들의 출입이 막혀있어 재두루미들에겐 너무나 좋은 장소겠죠?
맨 첨에 날아간 4마리.
그 뒤에 바로 뒤 따라 날아간 4마리.
논밭에서 먹이 활동인 2마라 한쌍.
불로 그을린 논밭에서 먹이활동인 재두루미 3마리 가족.
그리고 날아가는 6마리. 총 19마리네요.
천연기념물 203호 멸종위기종 2급
4대강으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AI와 밀렵으로 예전보다 많이 안 보이는 듯 한 기분이 듭니다.
저 멀리 말똥가리.
맨 왼쪽: 노랑지빠귀. 가운데: 개똥지빠귀. 오른쪽: 노랑지빠귀.
한국농어촌공사인가 뭔가 하는 건물 근처에 많이 있네요.
(북방검은머리쑥새)
예전보다 눈에 띄게 오리들 숫자가 줄었습니다.
(북방검은머리쑥새)
계속 칙칙한 날씨가 계속 되는가 싶더나 갑자기 햇님이 나오고 하늘도 어느정도 푸~르게 변했습니다.
갑자기 더워지더군요.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다니는 까치)
둥지를 짓는 까치의 모습이 자주 띕니다.
영천갑문 위로 날고 있는 황오리들.
황- 황- 하고 우는 울음소리 덕분에 황오리라는걸 알았습니다.
(왜가리)
(쇠기러기)
날씨가 갑자기 확~ 바뀌었습니다.
(민물가마우지)
질퍽 질퍽한 영천갑문을 지나는데
민물가마우지가 정면으로 날아와 진한 에메랄드 빛깔의 눈으로 나를 스-윽 쳐다보더니 날아갑니다.
가마우지들의 눈은 정말 예쁜 것 같아요.
(민물가마우지)
날아가는 말똥가리도 한 마리 보입니다.
이 이후로 새 한마리도 못 보고 쭉 걷기만 했습니다.
오랫동안 걸었는데 보이는 새가 없어 흰뺨검둥오리라도 봤습니다.
물이 많이 빠진 상태군요.
예전엔 저런 갯벌 흙 위에 개리들이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 왜 저는 한번도 못 볼까요..
흰뺨검둥오리들과 오른쪽에는 흰죽지가 2마리 보입니다.
아...의자다.. 울타리 안에 있는 저 의자.. 저 의자에 앉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차라리 나 같은 사람을 위해 길 에다가 설치해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김밥나라에서 산 김밥을 먹어야 하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습니다.
그래서 길 한복판에서 엉덩이를 땅에 붙이지는 않고 푸세식 화장실에서 똥싸는 포즈로 김밥을 먹었습니다.
몸에 퇴비냄새가 베었는지 손으로 김밥을 먹는데, 킁... 킁 킁... 아우~ 손에서 똥 냄새가 나네요.
손으로 김밥 먹어도 뭐 죽지는 않겠죠.
(쇠기러기)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나와서 기러기들이 밝게 보입니다.
(죽어있는 게)
그러고 보니 공릉천에서 사는 게들은 어떻게 겨울을 보내는지 궁금하네요. 땅속에 들어가 동면을 취할 것 같군요.
어떤 게 종류인지 궁금합니다. 여기 게 참 많은데.. 장항습지에 사는 말똥게인지..
수리부엉이 둥지로 가려고 정신없이 땅만 보며 걷다가 전봇대 그림자가 다른 전봇대랑은 다르게 생겨서 스-윽 위를 쳐다보니 황조롱이가 있었네요.
녀석은 내가 있는 줄 모르고 먹이를 찾다가 내가 조금 더 접근하자 길 위에 모래 밟는 소리가 들리는지 저를 한번 쳐다보고는 날아갑니다.
논밭 위로 큰기러기, 쇠기러기들이 모입니다.
길가에서 쉬어갈 겸, 주차되어 있는 트랙터 뒤에 몸을 숨기고 기러기들을 찍었습니다.
녀석들은 한 번 고개를 일제히 들고 쳐다보다가 별거 아니라고 판단됬는지 고개를 내리고 먹이 먹는데 열중합니다.
건너편 논밭에 기러기들이 드글드글 하네요.
수리부엉이 바위 절벽으로 걸어올라가는데 땀이 뻘뻘뻘 나네요.
올라가다가 까치 한 마리가 왠일로 제 눈에 예쁘게 보여 찍었습니다.
이 곳 수리부엉이 바위절벽에서 하늘을 보면 꼭 흰꼬리수리나 독수리들이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2010년 5월9일날 곤줄박이 한 마리가 이 나무통에 들어가는 걸 봤는데
SLR의 한 아저씨가 곤줄박이가 들어갔다가 안 나온다고 마구 흔들어 댄 기억이 납니다.. 왜 다 나쁜 기억 밖에 없을까요...
오늘도 수리부엉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항상 이 곳에 있는 바위 위에서 쉬었다가 갑니다.
수리부엉이 바위절벽이 붙어있는 동산위로 올라왔습니다. 이쪽에서는 수리부엉이가 보일까 해서요.
대신 이곳에 산책하러 온 마을주민만 만나고 왔습니다.
전망이 확 보이네요.
넓은 날개로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맹금류의 시야는 이럴까요?
저도 맹금류가 된 기분으로 전망을 봤습니다.
전망 높은 곳에서는 뭐가 어디서 뭘 하는지가 다 보이는군요.
아... 나 저 버스 타고 가야 하는데..
다음 버스를 타야하네요...
공릉천의 금눈쇠올빼미가 있는 곳 하고 영천갑문도 보입니다.
오늘 가시거리가 정말 좋은 것 같네요. 일산의 고봉산 까지 보입니다.
저 멀리 심학산과 한강.
저 멀리 임진강과 북한 쪽도 찍어봤습니다.
민둥산이 햇빛을 받고 있네요.
그리고 동산을 내려와 다시 한번 수리부엉이 바위절벽을 찾아왔습니다.
미련이 남았나봅니다.
그리고 또 바위 위에 누워서 바람을 쐬다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발IC 밑에서 재두루미들이 앉아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열댓마리가 되는 걸 보니
아침에 공릉천에서 날아간 재두루미들이 모두 이 곳에 왔나봅니다. 방향도 일치하네요.
여기가 산남습지라고 불리는 곳일까요?
집에 거의 다다르었을 때 나무 숲에서 박새 한 마리가 지저귀고 있길레 나무 밑으로 가서 쳐다봐도 날아가지 않고 계속 있더군요.
역시 공릉천 처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새들은 박새 같이 조그만 새라고 해도 무척이나 예민한데 이런 도심속에서 사는 박새는 아무리 가까이 가도 안 날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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