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1. 19:56ㆍ탐조/2011년
3월 20일 공릉천, 여기저기 (박병삼 선생님)
사실 오늘은 고양환경운동연합의 환경지킴이 발대식이 있는 날이였다.
하지만 내가 일정을 잘 못 잡는 바람에 원어민이랑 집전화로 인터뷰 하는 일정과 겹쳐버린 것이다. (시험 비슷한 것)
발대식은 10시 부터 12시인데 인터뷰는 11시에 시작해서 고작 10분 한다.
나는 발대식은 좀 늦게 가기로 하고 아침부터 원어민과 인터뷰를 할 준비를 했다.
11시가 됬다.
나는 긴장되는 마음으로 집 전화 앞에 서서 전화가 오길 기다렸다.
하지만..10 분...15분....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은 오지 않고 내 긴장만 풀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35분... 나는 자그마치 인터뷰 연락을 35분을 기다리고 이 시간에 고양환경운동연합 발대식에 가려고 했다.
온 식구가 각자 화정에 볼 일이 있어 엄마 차를 타고 화정에 갔다.
발대식은 화정에 있는 덕양구청에서 열렸다.
덕양구청 12시 4분 도착.
발대식 장소인 소회의실에 가보니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나는 창밖으로 나를 내려주고 떠나는 엄마 차를 보면서 다급하게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와 주시라고 했다.
그리고 박평수위원장님 한테도 연락을 해서 늦어서 죄송하다 하고 집으로 갈까.. 공릉천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공릉천으로 가기로 하고 김다정베이커리 라고 하는 빵집에서 마늘빵과 새로 나온 빵을 사들고 공릉천으로 갔다.
덕양구청 소회의실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 보고나서부터 11시에 인터뷰 연락을 하기로 한 원어민 자식이 미워졌지만 어쩔수 없으려니~ 하고 공릉천에 도착했다.
그리고 차 에서 내리기 전에 카메라와 렌즈를 셋팅하고 나서 테스트 샷을 찍으려고 전원을 키는 순간.
어라? 왜 카메라가 안 켜지지?
나는 카메라의 밧데리를 장착 시키는 부분을 보고나서 아주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이 자리에 껴져 있어야할 어젯밤에 풀로 충전 시켜놓은 밧데리가 안 보이다니...하~.. 허탈했다.
이렇게 카메라가 없거나 고장 나서 사진을 못 찍는 상태로 탐조를 가면 그런 날은 언제나 귀한 새를 만나게 됬다.
그럴 때마다 "하필 이럴 때 카메라가 없다니~!" 라고 울분할 때 가 많았는데
오늘도 그렇게 될까 하고 걱정이 되었다.
오히려 귀한 새를 안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까지 들었다.
어쩔 수 없이 마침 엄마 가방 안에 있던 똑딱이를 들고 가서 사진을 찍었다.
(공릉천의 풍경)
어젯 밤 황사비가 와서 처음에는 날씨가 우중충 했다. 하지만 비가 온 다음은 언제나 날씨가 화창하니 곧 날씨가 화창하게 변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공릉천을 활보했다.
한 논밭에 쇠기러기들이 모여있다.
다른 논밭에는 기러기들이 안 보이고 이 논밭에만 기러기가 보인다.
뭉쳐야 산다 이건가?
길을 걷다가 누가 연꽃을 다 잘라놓은 것을 봤다.
물론 사용하고 버린 것이겠지만 공릉천에 연꽃이 있는 줄은 몰랐다.
여름에 찾아봐야 겠다.
날씨가 점점 내 예상대로 화창해지고 있다.
(사진 가운데 하늘을 아주 아주 자세히 보시면 조그맣게 생긴 코딱지 하나가 있는게 그게 황새가 있습니다. 먼지가 아닙니다.)
길을 걷다가 저~ 멀리 하늘에 거대한 새가 날고 있는게 보였다.
앗~! 황새다.
아이고~ 내 예상대로 카메라를 못 가져오게 되면 귀한 새를 만나는 구나. 하고 울분을 터트리기 전에
황새가 설마 지금 상승기류를 타고 다른 곳으로 날아가는 건가? 하고 걱정됬다.
나는 속으로 "내가 니 모습을 제대로 담기 전엔 제~발 떠나지마라" 라고 빌고 또 빌며 황새가 날고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황새는 빙글 빙글 돌면서 땅에 앉을 듯 앉을 듯 하다가 그 쪽 땅에 뭐가 있는지 앉을려다가 말고 더 높이 날아갔다.
황새는 빙글 빙글 돌다가 어느 바람을 만났는지 오도리 마을 쪽으로 갔다.
나는 그대로 논밭길을 통해 황새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역시 날개 달린 녀석들이 빠르다.
이곳에 굴뚝새가 갈대밭 사이사이를 잽싸게 돌아다니면서 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내가 모습을 숨기자 어떤 파이프 안 으로 들어가서 쉬고 있는 걸
내가 이 똑딱이로 찍어보고 싶어서 접근하다가 굴뚝새가 깜짝 놀라 몇m 앞으로 날아갔다가 갈대 숲으로 숨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황새를 따라갔다.
논 밭길을 걷다가 옆에 하수관 안에 새의 털들이 마구 뽑혀 있는 것과 옆 흙에 털들이 마구 뽑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삵의 식사터 인가 보다. 나는 이 어떤 포식자의 식사터를 발견해서 나름 기뻤다.
그리고 다시 황새를 따라갔다.
황새를 계속 따라가자 내가 처음 보는 마을에 오게 되었다.
하지만 난 평생 길치 소리 들어본 적 없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정상적인 길로 잘 찾아나갔다.
(남의 논밭 텃밭 가로지르기, 다른 사람 집 골목 사이사이로 돌아다니기)
근데 이런 모르는 길을 혼자 마구 돌아다니니까 뭔까 모험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재미도 있었다.
길을 걷다가 마을에 개들이랑도 잘 놀았(?) 다.
내가 가까이 가면 이 것들은 마구 마구 짖어대는데 나는 가까이 가서 메~롱 이나 똑같이 '멍" "멍" 짖어주고 돌아오곤 했다.
어떤 개는 내가 가까이 가면 꼬리 뒤로 감추고 뒷걸음 치면서 월 월 짖다가 내가 뒤돌아서면 마구 덤비던 녀석도 있었다.
짜~식들 한 주먹거리도 안 되면서 짖기는 잘 짖는다.
어떤 사람의 텃밭을 가로지르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동물의 뼈가 많이 보였다.
어떤 동물일까..?
황새 따라 걸어가고 있는데 어느새 공릉천 강둑 길이랑 이렇게나 멀어졌다.
하지만 대충 이 곳 지리는 파악 하고 있으니 어느 쪽으로 갈 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 할 건 없었다.
다만 체력이 따라 줄지 걱정이였다.
황새 따라 걷다가 오도리로 넘어오게 되었다.
맨 처음 내가 공릉천에서 탐조를 할 때 길을 헤멘 추억(?) 이 있는 곳이 지금 뭔 토산이 이렇게 쌓여있다.
오도리의 논밭에 황새가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하기로 하고 오도리의 논밭에서 황새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황새가 보이지 않아 영천갑문 쪽으로 갔다.
영천갑문을 지날 때
"순찰, 환경보호 감시" 라고 종이가 붙어있는 트럭이 지나가서
어?! 무슨 단체에서 나왔지? 하고 궁금해 했는데 그냥 파주시청에서 나온 사람들이였다.
그래도 이런 사람이 있는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밀렵이나 올무 제거, 독극물 뭐 이런것만 수거하고 감시하는 줄 알았더니 저런 쓰레기 봉투도 관리한다.
영천갑문을 지나자마자 저 멀리 공사중인 다리 밑에서 휴식을 취하던 무지 많은 오리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나는 삵이나 너구리 아님 다른 포식자가 나타났나? 하고 멀리서 어떤 동물이 저리 오리들을 날리는 건지 지켜봤다.
그리고 잠시 후 또 거대한 새 한 마리가 내 머리 위를 날아가는데
내가 황새에 미쳤는지 그 거대한 새가 황새 라고 생각하고 똑딱이 부터 들이밀어 보았는데 왜가리였다.
영천갑문을 지나 이제 또 쭈~욱 걸을려 하는데
뒤에서 자동차가 접근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뒤를 쳐다보지는 않고 속으로
제발 제발 박병삼 선생님이여라~ 박병삼 선생님이여라~ 하고 빌었다.
그러자 자동차 속도가 점점 낮춰지더니 창문을 내리는 소리 까지 들렸다 .
그리고 나는 고개를 돌려 차 안의 사람을 확인했는데 이럴수가!
진짜 박병삼 선생님이셨다.
와~ 나는 인사를 하고
어디 어디 새 있고 무슨 새 있고 (황새 얘기) 지금 뭐 하는 중이다. 등을 서로 얘기하고
박병삼 선생님이 (이하 선생님) 지금 개체수 조사 중인데 옆에 타서 같이 갈래? 라고 해서
나야 감사하지요~ 하고 탔다.
(칡부엉이 찾기 난이도: ★★★)
자동차를 타고 나자 마자 바로 몇 m 앞에서 칡부엉이를 발견했다.
하지만 똑딱이라서 크게 찍지는 못 하고 박병삼 선생님은 사진을 찍으셨다.
칡부엉이 찾기
난이도: ★★
박병삼선생님이 여기 저어새도 한 마리 와있다고 한다.
아까 내가 황새를 안 따라가고 강둑 길로 걸어갔다면 나도 저어새를 발견 했을 것이다.
박병삼 선생님은 공릉천은 조사를 다 하신듯 하여 통일전망대로 가서 개체수를 세신다고 하셨다.
하지만 지금 파주프리미엄아울렛 때문에 보통 대부분의 길이란 길은 막혀있는데 박병삼 선생님은 이 곳 지리를 빠삭하게 외우고 다니시는지
울툴불퉁하지만 길이 막혀있지 않는 다른 길로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갔다.
입장료도 내야 했지만 박병삼 선생님께서 내주셨다.
이런 통일전망대에는 사람이 되게 없을 것 같았는데 파주프리미엄 아울렛 때문인지 사람이 바글 바글 했었다.
박병삼 선생님은 건물 길 까지 다 알고 계시는 듯 이 계단 저 계단으로 올라가서 전망대 꼭대기로 올라와서 필드스코프를 펼치고
임진강 하구와 한강 변 쪽의 새들을 살펴보았다.
통일전망대에서 자유로를 바라보았다.
파주프리미엄아울렛 때문에 자유로가 저렇게 한 줄로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필드스크포르 새들의 개채수를 세는 박병삼 선생님)
필드스코프로는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말고도 개체수가 무지 무지 많은 갈매기들 하고 오리, 기러기, 개리 등을 세었다. (나 말고 선생님이)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지점.
공릉천, 심학산 방향도 바라보았다.
원래 밑에 반달 모양으로 되어있는 장소에 개리들이 무척 많았다는데 지금은 볼 수가 없었다.
(태극기)
통일전망대에서 자리를 바꿔 가면서 새들의 개체수를 세시고는 자동차를 타고 우리 학교 행복한 과정이 있는 내포리로 갔다.
내포리에서 문산천 주변으로 해서 논밭에 있는 기러기들을 세고 말똥가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등을 관찰하였다.
독수리도 1마리 보였다.
(문산천)
이 지역의 새들의 개체수는 다 세고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속도를 낮추어 가면서 눈에 보이는 기러기들이란 기러기들은 모조리 세어가면서 노트에 적어두셨다.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 많은 기러기들을 대충이라도 세시는게 신기하다.
이런 곳에서도 멈춰서서 개리, 기러기들을 세었다.
멀었지만 필드스코프로 이 곳의 개리들을 볼 수 있었다.
개리들이 상당히 많이 와 있었다.
우왁-! 풀 색깔이랑은 조~금 달라 보이는 풀이 있어서 설마 설마 가까이 가보니 고라니 새끼가 죽어있었다.
로드킬을 당해도 여러번 짜부가 되었는지 아주 납작한 상태였다.
(앞 풀숲에 고라니 있음)
그렇게 또 새들을 세시고 또 차를 타고 갔다.
눈에 보이는 기러기, 오리, 털발말똥가리, 새매 들을 노트에 적으시고
이산포IC 쪽에서 한강에 앉아있는 갈매기들의 숫자를 세으셨는데 갈매기 숫자가 어마어마 해서 제대로 다 못 셀 정도였다.
2만또는 4만마리 이상이라고 하신다.
가창오리만큼 뭐 십만 마리 정도 까지는 아니였지만 무지 무지 많았다.
필드스코프를 갈매기들을 세고 있자 군인 한 명이 와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여쭤봐도 되나요?" 라고 물어봐서 선생님께서
새들 숫자 세고 있다고 이건 망원경이지 카메라가 아니라고 설명 하신 뒤
장항습지 쪽으로 가서 또 새들의 숫자를 세셨다.
하지만 장항습지에는 그리 많은 새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 먼 길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볍씨 같은 초식성 먹이 보다는 거미, 벌레 같은 동물성 먹이를 먹으러 한강 갯벌 쪽에 모두 모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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