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동네공원

2011. 6. 6. 15:14탐조/2011년

 

6월 4일 동네공원

 

학교 누나의 카메라가 1초에 6장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주말동안 잠시 카메라를 빌렸습니다.

 

타라라라라~  연사 찍히는 소리가 무척이나 아름답네요.

 

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서 해질녘 쯤에 솔부엉이를 보러 동네공원을 갔습니다.

전에는 부- 부- 부- 하는 소리를 듣고 찾았는데 오늘은 소리가 안 들렸습니다.

 

솔부엉이 찾으러 동네공원은 전에 몇번 더 왔었지만 그때도 발견을 못 했습니다.

 

"혹시 얘들이 이 곳에 정착한게 아니라 이동하는 도중에 잠시 들른건가? 그날 우연찮게 나랑 만난거고? " 라는 생각을 해서

 

 오늘 확실히 솔부엉이의 생사를 확인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삼각대 까지 챙겨와서 공원을 수십(?)바퀴를 돌아다녔습니다.

 

 

 

(직박구리) 


카메라의 기능들이 너무나 신기하고 궁금해서 이것저것 마구 찍어댔습니다.  



 

혹시 솔부엉이의 둥지로 쓰이지 않을까? 했던 까치둥지. 


솔부엉이를 아무리 열심히 찾아다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손바닥으로 모양을 만들어 부엉이소리를 내볼까 했찌만 (불면 옵니다.)


만약 부엉이가 아직 이 공원에서 살고 있는 거라면 지금 쯤 낮잠을 자는 시간이기 때문에 부엉이 소리를 내진 않았습니다. 


이따가 해가 지고 난 뒤에야 소리를 낼 생각이였죠.


 

초라한 어느 새의 둥지를 발견. 


빈 둥지 같은데.... 아니면 멧비둘기의 둥지일수도 있고요. 


 

카메라를 다뤄보겠다고 이것저것 이런방식 저런방식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건 초점이 안 잡혔네요. 


그건 그렇고 이상하게 청설모들이 안 보이더군요. 혹시 솔부엉이가 잡아 먹은건 아닌지... 솔부엉이가 청설모를 잡아먹을 수 있나..? 


 

공원 입구에는 운동기구와 벤치 2개가 있는데 바로 그 옆 나무에 오색딱따구리가 둥지를 지었습니다. 


어떤 할아버지가 어제도 사진 찍는 사람들이 와서 오색딱따구리를 찍고 갔다고 하는군요. 


사실 여태까지 오색딱따구리가 사람들에게 너무 방해를 받아서 이 오색딱따구리는 안 찍었습니다. 

나도 SLR클럽 사람처럼 딱따구리가 새끼에게 먹이 건네는 모습 이런거 찍어보고 싶었는데..


그래서 딱 한번만 그런 사진을 찍어보고자 벤치 옆에 있는 딱따구리들에게 갔습니다. 벤치에는 아이들과 수다를 떠는 아줌마들이 있었는데 


오색딱따구리 수컷이 불안한지 경계를 하면서 아줌마와 아이들 주변을 뱅뱅 돌면서 깨-액  깨-액 울어대더군요. 


아이들은 "새다. 새" 하며 좋아하는데 벤치 옆에 있는 둥지를 말해줘야 할지 말아야할지... 


나무둥지구멍이 사실 제 어깨보다도 아래 높이에 있기 때문에 혹시 애들이나 사람들이 알아내면 별로 좋은 일이 아닌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아무말 안 하고 지켜만 봤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 아줌마와 아이들이 떠나고 나서야 벤치 쪽으로 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암컷은 주변에서 둥지에 들어가기 전 주변 상황을 계속 경계하고 있었고 수컷이 제 주변으로 날아와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께-에엑  께-에엑 울어대서 일단 자리를 피했습니다. 


 

자리를 피하고 근처 나무 뒤에서 숨어 기다리니 암컷이 둥지로 날아왔습니다. 


 

둥지로 날아온 암컷 사진을 찍자 곧바로 수컷이 나타나서 나가라고 항의를 해서 아주 자리를 떳습니다. 


이 공원에 자주 와야겠어요. 새끼들이 언제 이소를 할지 모르니... 


이소를 하고 나면 산책하러 오신 분들에게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꾀꼬리)


공원에 올 때마다 꾀꼬리랑 숨박꼭질을 합니다. 공원에 오후 4시에 도착해서 9시까지 있는동안 2번 밖에 찾아내지 못 했습니다. 

 

이 놈 참 찾기 힘드네요. 


항상 2마리가 보이기 때문에 어딘가 둥지를 지었을 텐데... 새끼들이 다 크기전에 빨리 발견하고 싶은데.. 안 보이네요. 




공원 벤치에 앉아앉아서 해가 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 곳을 떠났거나 낮잠을 자고 있을지도 모르는 솔부엉이를 발견하는건 너무 힘들어서 말이죠. 


해가 지는 동안 모기들이랑 열심히 싸웠습니다. 반팔과 반바지라 모기들이 저를 무척이나 좋아하더군요. 땀냄새도 진-득하니..


모기들에겐 내가 잔칫상처럼 보였겠죠. 처음에는 모기들이 날 물든말든 신경을 안 썼는데 나중에 물린 자국을 세어보니 8방이나 됩니다. 


너무 가렵고 카메라 잡을때마다 모기들이 너무 달라붙어서 박수치며 모기잡고 앉았을 때를 노려 때려잡기도하고... 결국에는 다시 집에 돌아가 


긴팔로 옷을 갈아입고 공원으로 돌아왔습니다. 긴팔 덕분인지 모기들이 안 달라붙더군요. 




그리고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왔습니다. 가로등에 불이켜지자 어디선가 부- 부- 부- 솔부엉이 소리가 들립니다.


야호! 떠나지 않고 여기 계속 살고 있었구나!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고 가는데 머리 위로 검은 물체 2마리가 내가 온 방향으로 지나갑니다. 


"솔부엉이다!"


다시 내가 온 쪽으로 돌아가 녀석들을 찾으려 했지만 가끔씩 부- 부- 소리가 들리면서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듯 싶더니 


나중에는 소리도 안 들리더군요. 아마도 잠을 자는 곳과 먹이를 잡는 곳이 나뉘어져 있나봅니다. 


이 녀석들이 사냥을 어디서하지..? 


혹시 빌딩 같은데서 사냥을 하나? 하고 눈에 띄는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도심지도 걸어다니다가 


너무 힘들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솔부엉이가 아직 있다는 걸 확인했으면 됐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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