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공릉천 (뜸부기)

2011. 6. 7. 01:09탐조/2011년

 

 

6월 5일 공릉천 (뜸부기)

 

 

학교 누나의 카메라를 좀 더 새가 많은 곳에서 써보고자 공릉천에 깄습니다.

 

문제는 밧데리가 간당간당해서 제 카메라도 여분으로 가져갔지만 밧데리가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공릉천에 뜸부기가 왔다는 글들이 많이 떠서 후회를 했습니다. 공릉천 좀 더 자주 열심히 갈껄...

 

자신이 직접 탐조하지 않고 오로지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보고 사진을 찍으러 가는 사람들을 싫어했는데

 

나도 왠지 그런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쩝... 아쉽다.

 

만약 그 글을 보지 않고 혼자 스스로 발견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래도 공릉천에 반가운 손님이 왔다는 글이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탐조 시작부터 난생처음 뜸부기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엄청 들떠있었습니다. 기분도 엄청 좋구요.

 

 

오랜만에 왔더니 공릉천이 무척이나 많이 바뀌어있네요. 담배 꽁초 하나에도 금방이라도 불타 사라질 것만 같았던 갈대든은 사라지고

푸르고 싱싱(?)한 갈대가 새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주변엔 개개비 소리로 가득- 합니다.

 

 

부아앙~ 부아앙~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는데 아무래도 뜸부기를 찾으러 다니시는 분 같네요.

 

화이팅~ 당신이 뜸부기를 찾아놓으면 나도 갑니다. ㅎㅎ

 

(뜸부기 수컷)

 

푸드덕-! 

왓! 깜짝이야!

 

아주 가까이에 있던 풀숲에서 뭔가 갑자기 날아가는데 시꺼멓고 처음보는 비행방식에 처음보는 날개형태..........우~~왁!!  뜸부기다!!!

 

얼른 사진을 찍어봤지만 1초에 여섯장 찍는 연사도 모두 뒷모습뿐...

 

 

우하하하~!!  저 자동차 타고 돌아다니는 분 보다 먼저 찾았다는 생각에

기쁘지 아니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무엇보다도 뜸부기를 봤다는 생각에 그렇게 기뻣던 것 같습니다. 엉덩이를 아주 박박박 긁고 싶었습니다.

 

 

뜸부기는 날아가서 저기에 앉았네요. 모들의 높이가 저리 낮은데 키가 큰 뜸부기가 서 있어도 몸 절반이 가리네요.

 

뜸부기는 논둑의 풀숲으로 쏙 들어가더니 모습을 감췄습니다. 뜸부기 녀석이 풀숲에서 얼마나 오래 있나 지켜보자 하고

 

도로에서 계속 뜸부기가 들어간 풀숲만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3분..?) 풀숲에서 뜸부기가 나오는 모습이 안 보여서 기다리지 못 하고 논 옆에 도로로 걸어갔습니다.

 

 

뜸부기가 들어간 풀숲 근처에 자동차 한대가 접근하길레 사진 찍는 사람이 뜸부기를 발견 한줄 알았는데 나물캐러 오시는 이 곳 농부 할아버지셨어요.

(가끔 지나가다 인사해서 이야기도 하던 할아버지)

 

오늘도 인사해서 뜸부기 얘기를 하다 헤어졌죠.

 

유익하고 재밌는 얘기를 많이 들려주십니다. 다음번에는 겨울에는 왜 논밭을 가는지에 대해서 여쭤봐야겠어요.

 

 

카메라 좀 이것저것 만지면서 한 장 찍은 쇠백로.

 

 

몸을 부르르- 터는 까치.

 

(놀라 날아가는 물총새)

 

뜸부기를 열심히 찾고 있는데 옆에 물총새 한 마리가 지나갑니다. 뾰로롱~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어딘가 농수로에 앉았는데 풀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심조심 물총새가 나 때문에 놀라는 일 없도록 잘 찾아보며 걸어가봤지만

물총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충 여기 쯤 앉은거 같았는데...?" 하고 걸을 대 농수로 위에 널빤지 하나가 다리처럼 놓여있었습니다.

 

"설마 여기에 앉았나..?" 하고 목을 빼꼼 내밀어 확인 했을 때   아차!!

 

물총새랑 저랑 눈이 딱 맞았습니다.

 

뾰로롱~  당연~히 조심성 없었던 나의 행동에 물총새는 날아갔고 뒷모습을 찍었습니다.

 

햐~ 내 카메라로는 날아가는 물총새 뒷 모습도 초점이 안 잡힐텐데 이 카메라는 바로 촥~  초점을 잡아주네요.

 

 

 

또 카메라 테스트로 찍어본 간단한 사진..

 

 

청룡두교를 건너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날아옵니다.

 

현장에서는 꼭 조그만 흰돌고래처럼 생겼다고 생각하다가 사진을 못 찍을 뻔 했는데

 

빤- 하게 쳐다보다가 정신차리고 사진을 찍고 보니 뜸부기네요!

 

뭐야 언제 이 쪽으로 건너온거야? 쭈-욱 지켜보고 있었는데 언제 이쪽으로 온거야? 했는데 다른 한 마리였네요.

 

뜸부기가 여러마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1초에 여섯장.. 좋긴 좋네요. 지금 이런 순간은 순간포착이 필요한 순간은 아니지만..

 

 

이 만남이 뜸부기와의 만남중 거리가 제일 가까웠습니다.ㅜ..

 

 

청룡두교를 건너니 딱 저기 차량 두대가 보이네요. 창문에 대포가 보이는 걸로 보이 뜸부기를 보러 오신 분들인데...뜸부기는 어딨지?

 

 

 

뜸부기는 찾는데 2초도 안 걸렸습니다. 바로 보이네요. 그나저나 저 거리에 있어도 자동차에 있으면 안 날아간다는게 무척이나 부럽네요.

 

360도 사방팔방 몸을 은폐할 것도 없는 농경지에서 뜸부기 관찰은 도대체 어찌해야 하는건지...

 

 

 

차가 한대 더 늘었네요.

 

 

뜸부기는 점점 자동차 쪽으로 접근해주고...나는 여기있고...자동차 무지 가까이서 찍네요.

 

내가 접근하면 지금 촬영중이신 분들 께 실례이니 한참을 멀리서 바라만 보았습니다. 혹시나 이쪽으로 와주는 기적을 바라면서 말이죠.

 

 

빵도 2개나 먹고 음료수와 물도 다 비웠는데 계속  뜨거운 햇살 속에 있는 건 힘들어서 살살살 자동차 뒤로 숨어들어가기를 시도해봤습니다.

 

그래서 강둑에서 논둑길로 올아왔는데 뜸부기의 모습이 심상치 않습니다. 아까 전엔 모 사이사이로 돌아다니며 먹이도 잘 먹더니 지금은 왜 갑자기

 

목도 피고 두다리도 빳빳이 서있는지... 설마 나 때문에 그런거니?

 

 

어?! 날아가네? 뭐야..? 이 거리인데 설마 진짜 나 때문에 날아가는거야? 진짜로?!

 

설마...저 때문에 난 건 아니겠죠. 순간 나 때문에 그런 줄 알고 무지 놀랬는데 자동차를 보니 뜸부기가 다른 논으로 건너가서 자동차를 움직이느라 날아갔나봅니다.

 

 

뜸부기도 날아갔으니 내려온 논둑 길 위로 그대로 걷는데 아까 그 자동차 분들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두 분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는데 저는 그냥 인사만 하고 묵묵히 지나갔습니다.

 

인사할 때 순간 거암 님이신 줄 알고 무지 놀랬습니다. (예전에 한가지 오해한 일이 있어서....)

 

 

 

쯔쯔.... 이소한 박새 새끼 쯤으로 보이는데 자동차가 꾸-욱 밟고 지나갔네요...

 

(민물가마우지)

 

 

 

도로 위에 태평하게 서 있는 왜가리의 배짱 두둑한 모습이 재밌네요.

 

 

심심해서 백로 사진 한번 찍어봤는데 백로 사진 찍는 것도 힘드네요.

 

워낙 눈치가 빨라서

 

 

개개개- 비비비- 개개비가 모습을 드러내줬습니다. 녀석들 정말 기운차게 울어대네요.

 

 

영천갑문 쪽에 못 보던 것이 생겼습니다.

 

CCTV하고.. 스피커 같은데... 왜 생긴건지..만들꺼면 낚시꾼들 있는 곳에 설치 할 것이지..

 

 

낚시 금지구역의 낚시꾼들...

 

(모여 앉아있는 황로들)

 

 

모 속에 숨어 움직이는 흰뺨검둥오리들. 

 

모가 아직 너무 낮아서 그런지 너무 잘 띄네요.

 

 

왠지 기러기 정도로 커다랗게 보였던 흰뺨검둥오리..

 

 

이제 공릉천 탐조를 마치고 법흥리 수리부엉이 쪽으로 걸어가는데 나무 속에서 뻐꾸기 소리가 들립니다.

 

부엉이 소리 내는 법을 연습하다가 스스로 터득한 뻐꾸기 소리를 내니 녀석이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더군요.

 

그리곤 갑자기 푸드덕- 날아가버립니다.

 

 

뻐꾸기와 동시에 검은댕기해오라기도 날아갔습니다.

 

 

왜 저런 곳에 앉아계시지..?

 

 

잠시 후 날아갔던 뻐꾸기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타라라라~ 연사가 많이 찍어서 좋긴 하지만 초점이 잘 안 맞네요. onE SHOT" 이 아니라 다른 모드로 했어야 했나..

 

 

아까 날아갔던 검은댕기해오라기

 

무지 웃긴 녀석입니다. 옆의 작은 갯가에서 물고기를 사냥하고는 도로를 건너서 먹이를 먹는 건 논에서 합니다.

 

 

먹이를 다 먹고 나면

 

 

다시 쪼르르- 갯가로 건너와서 물고기를 사냥합니다. 왜 굳이 식사를 다른 장소에서 하는지 모르겠네요. 왔다갔다...아주 웃긴 녀석이였습니다.

 

 

아니 인간이 만든 도로에 저런 새가 있는 모습이 더 웃겼던 것 같았습니다.

 

 

저 멀리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곧 있으면 날아오르겠구나 ㅋㅋ 하고 속으로 카운트를 세었습니다.

 

셋....둘...하나... 땡!    와우. 땡! 하자마자 검은댕기해오라기가 날아올랐습니다.

 

 

논밭 쪽에 앉는가 싶더니 다시 날아가서

 

 

까치들 속에 날아왔습니다. 사진으로는 안 찍었지만 까치 한 마리가 검은댕기해오라기 곁으로 날아와서 찝적거리더군요.

 

하지만 검은댕기해오라기는 까치는 신경도 안 쓰고 제가 지나가자 날아갔습니다.

 

 

잘가~

 

 

법흥리 수리부엉이에게 가려고 유승타운을 지나는 도중 하늘에 점 하나가 보입니다.

 

핫-! 맹금류다!     사실 탐조하는 내내 한여름에 흰꼬리수리나 참수리를 보게 되는 환상을 꿈꾸고 있었는데 설마 진짜 그런 일이 일어나는게 아닌가 깜짝 놀랬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새인지는 겨우 알아볼 정도의 거리에 있었는데 아파트 빌라에 가려서 모습이 보일때 까지 마구 뛰어올라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동중인 벌매 같죠?   벌매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사실 벌매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벌매..왕새매...솔개...뭐지?   확실한건 무슨 매 종류가 아니라 수리 종류였습니다.

 

 

오늘도 수리부엉이를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을주민 인듯한 할아버지가 쌍안경을 들고 서 있었는데 수리부엉이가 안 보인다며 그냥 내려가셨습니다.

 

시계 충전기를 잃어버려서.... 휴대폰 충전기를 잃어버려서.. 지금이 무슨 시간인지 모르지만 탐조를 끝냈습니다.

 

버스를 타고보니 3시 30분이더군요.

 

그리고 너무 너무 피곤해서 카메라 줄로 손과 팔을 공꽁 감고 한 손으로 카메라를 꽈악- 쥐고 졸았습니다. (혹시라도 도난을 당하면...내 카메라도 아닌데..)

 

그리고 꾸벅 꾸벅...졸다가 제가 내려야하는 정거장에서 딱! 께었습니다.

 

앗! 그런데 옆 자리에 준수한 외모를 가지신 여성분이 앉아있었습니다.

으-.. 좀 일찍 일어날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보니 앞자리에 한국인 여성분하고 서양애 한 놈이 앉아있었는데

 

서양애는 여자 품속을 파들고 있고 여자는 말리는 척(?) 웃고 있었습니다. 음....이게 인터넷에서만 보던....

 

계속 보기도 민망하고 공공장소의 예의(?) 도 모르는(?) 코쟁이 놈 보기 싫어 후다닥 내렸습니다.

 

버스 문이 닫혔을 때 아차! 하고 카메라를 두고 내린 것 같아서 얼른 오른 손을 보니 아직도 꽈-악 쥐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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