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9. 23:34ㆍ탐조/2011년
6월 18일 공릉천
오늘 탐조는 괜히 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기대했던 새도 없고 날씨도 너무 너무 뜨거워서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물도 조금밖에 안 챙겨가서..
어찌됬든 간에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거니 ..죽지 않았으면 됐지 뭐.
버스에 서 내리면 항상 이 곳에서 시작한다.
오늘은 아침 일찍인 9시 30분에 도착했다.
저번에 만났던 그 녀석이다! 또 도로 건너겠지?
푸하하 또 건너네 저거.
냇가에 들어간 검은댕기해오라기에게 살금살금 접근했는데도 날아가버린다. 난 녀석이 보이지도 않았는데...그냥 낌세로 날아가는 듯..
....검은댕기해오라기가 날아오른 장소에 있던 것. 뭘까? 이거..
길을 걷다가 논수렁에 나뭇가지 치고는 너무나 유연한게 있길레 유심히 봤더니 뱀! 캬아~ 이럴 때 나도 내가 참 신기해 이런 걸 어떻게 발견하는지.
눈 색깔이 좀 이상하다. 누룩뱀인가..?
뱀이 있던 농수로.
근데 얘는 어떻게 다시 위로 올라올까..?
공릉천 강둑길 도착. 어느새 풀이 많이 자랐다.
모자를 쓰고 왔지만 내리쬐는 햇살은 정말 고통스럽다. 저 버드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있는 까치 유조들이 너무 부럽다.
전봇대에 앉아있는 민물가마우지는 처음 본다.. 커다란 까마귀 인줄..
찍어본 공릉천 풍경사진. 어디선가 고라니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설마..? 나는 근처에 트럭이나 봉고차가 있나 주변을 살펴봤다.
역시나..! 혹시 저 트럭과 저 사람이 저번에 병현이가 보여준 그 밀렵꾼들이 아닐까?
하지만 트럭에는 사냥개들을 두는 통들이 없었다.
밀렵꾼이 아니라 그냥 불법 스파이더맨이였다..
그래도 어디선가 고라니의 비명소리는 계속 들렸다. (사진 방향)
나는 너무 힘들고 다시 왔던 길로는 돌아가기가 힘들어 그냥 갈까..? 하다가 혹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지 모르니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갔다.
혹시 지금 고라니가 출산하는 중이라 비명을 지르는건가? 아니면 올가미에 걸린건가? 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혹시 올가미에 걸린거면 어떻하지?
박평수 위원장님한테 전화해야하나? 아참 나 휴대폰 없지.ㅡ,ㅡ...(이 순간 휴대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혹시 괜히 다가가다가 놀라서 더 다치면 어떻하지? 천막 같은걸로 눈을 가려서 진정시켜야 하나? 천막이 없으니 옷을 벗어서?
정말 별의 별 생각을 다 했다. 정작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가보니 그 쪽으로 들어갈 만한 길이 없었다. 온통 갈대와 풀숲으로 덮여있었다.
아 나도 병현이 처럼 정글칼 하나 사야하나? 반 바지라 더 더욱 들어갈 용기가 안 들었다. 어느순간 고라니의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나는 한참동안 거기서 다시 소리가 들리길 기다리다가 다시 길을 떠났다.
(논에는 황로들끼리 많이 뭉쳐있다.)
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고라니 생각이 계속 들었다. 올가미에 걸려서 탈출하려고 발버둥 치다가 기력이 다 한걸까? 아니면 새끼를 다 낳은건가..?
에이! 고라니 생각은 그만하고 앞으로 조금 남은 물을 잘 조절해가며 걸어야 할 생각만 했다.
영천갑문..영천갑문 뒷 쪽으로 무슨 공사가 한참이다...건물을 지으려나보다.
영천갑문 입구 쪽에 있던 뽕나무. 크으-..이 걸 먹어? 말어? 내 앞의 탱글탱글한 오디들은 그냥 넘어가기 힘든 유혹이였지만
여기에도 농약을 뿌리진 않았을까..하는 마음에 그냥 두고 왔다. (그리고 흙먼지가 너무 많아서..)
영천갑문 뒷 쪽 오도2리 마을 동산에 공사...
영천갑문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아저씨들이 있었다. 하나..둘..모두 4명이였다.
아..여기 금지구역인데 이걸 말해? 말어?
일단 사진부터 한장찍고... (겁이나서 뒷 쪽으로 돌아가서 찍었다.)
하... 말해야 하나? 말아냐 하나? 하고 고민 좀 하다가 그냥 조용-히 지나가기로 했다. 대신에 좀 째려봐줬다. 뭔 소용이 있겠냐만은..
내가 지나갈 때 낚시꾼 아저씨들은 골목에서 코 찔찔이들을 대상으로 삥 뜯는 고삐리 마냥 전부 지나가는 날 지긋-이 쳐다봤다. 아마도 카메라 때문인가 보다..
하고 싶은 말 하기 참 힘들다..
예전엔 없었던...좋은 쉼터.
누군가 이 곳에 쉬기 좋게 풀들을 다 베어내었다. 뜸부기와 쇠뜸부기사촌을 찍기 위해 만들어 놓은건가..? 그렇다고 보기엔 좀 아닌 것 같다.
저 멀리 뜸부기인 줄 알고 좋아했던 흰뺨검둥오리들..
예전보다 더 선명하게 바퀴자국이 나아있었다. 군인차량이 그랬나..?
나도 여기 한번 들어가 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이 내리쬐는 햇볕에 오래 있으면 쓰러질지도 모를 것 같아서 그냥 앞으로만 전진했다.
제비 한쌍도 보인다.
요즘 공릉천에는 자전거로 운동하시는 동호회가 참 많이 보인다. 좋은 취미다.
공릉천 길을 걸으면서 예전에 개리를 찍으면서 우연찮게 박평수위원장님을 만난 일이 떠올랐다.
"노란색 버스에 애들을 태우고 생태수업을 하고 계셨는데...혹시 또 몰라? 오늘도 우연히 만날지..? 만나면 물 좀 달라고 해야겠다.." 라고 생각 했는데
저 멀리 옛날에 박평수위원장님을 우연찮게 만났던 그 장소에 노란색 버스가 서 있었다. 어?! 설마?
버스가 떠나기 전에 도착할 수 있도록 허겁지겁 빨리 좀 걸었다. 가까이서 보니 그 때처럼 애들도 있고 필드스코프도 있다.
허걱...그냥 그렇게 빌었을 뿐인데 진짜로 일어난건가?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남...혼자 생각했던게 일어나는 그런..)
하지만 터벅터벅 걸으면서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선생님을 스-윽 지나가면서 봤는데 고양환경운동연합 분은 아닌 것 같다.
아마 파주환경운동연합에서 왔나보다. 파주 교하에서 촛불시위 할때 왠지 본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물 한모금만 부탁.....이라고는 말 하지 못 했다.
논둑에 앉아있는 까치. 멀리서 보면 뜸부기라고 착각한다. 기대하고 달려오면 까치..ㅜㅜ.
히-유..자전거 한 부대가 내 쪽으로 온다. 난 이제 탐조가 끝나는데 저 분들은 이제 시작이다.
(물 먹는 하마가 되갓어)
너무 너무 목말라서 그만 오바 좀 했다. 이 정도 물 쯤은(2L) 너무 너무 목마르기 때문에 다 마실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사서 좀 마시다 보니 금방 배가 불렀다. 하-아....절반 이상이 남았다. 그냥 나한텐 조금의 물만 더 필요했구나...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 걱정이다.
수리부엉이 절벽을 찾았다...역시나 보이지 않는다.
이 녀석들을 다시 보려면 내후년을 기약...
휴- 수리부엉이도 안 보이고 해서 버스정류장으로 가는데 내가 타야할 버스가 눈 앞에서 휭~ 지나가버린다. 저거 다시 오려면 30분은 기다려야하니
그 동안 유승빌라에 있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갔다. (예전에 수리부엉이 관찰 하기 위해서 기숙사에 다녔기 때문에 도어락쯤은 알고 있음)
주말이라 기숙사엔 아무도 없었다. 짐은 거실 한복판에 놓고 소파에 팔자좋게 누웠다.
땀을 너무 흘려서 화장실에서 세수 좀 하고 방 구경을 했다. 허-걱...너무 더럽다. 열었던 문들을 그냥 다 닫았다.
버스에 타 시간을 보니 11시 45분이였다. 와- 이렇게 일찍 끝나는 탐조는 오랜만이다. 버스는 에어컨 빵빵~ 바로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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