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솔부엉이

2011. 8. 6. 23:39탐조/2011년



8월 6일 솔부엉이


오늘 낮에는 날씨가 정말 괜찮았지만 나는 오후 늦게 노을빛을 기다렸기 때문에 솔부엉이를 보러 가지않았다. 


 5시에나 갈 계획이였는데  4시 52분 부터 비가 엄청나게 내리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번개도 꽝꽝한다. 사실 우산 들고 나가려고 했는데 번개 때문에 무서워서 못 가겠다. 

방금 벼락이 어디 떨어졌나보다. 쾅~!!! 소리가 아주 리얼하게 들린다. 


다행히 이 비는 소나기였는지 점차 그치기 시작했지만 약하게 계속 오다말다를 반복했다. 혹시 모르니 우산을 들고 나갔는데 옷은 적당한게 없어서 하얀 티를 입고 갔다. 

새-하얀... 







도착하자마자 둥지부터 살폈는데 오늘은 쌍안경을 안 가져와서 그런지 새끼가 안 보인다. 카메라로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비가와서 둥지 안에 있나보다. 


'솔부엉이 성조는 어디있지?' 맨눈으로 찾아보지만 날씨가 워낙 흐려서 (빛이 없어서) 전부 어둡게 보인다. 그러다가 숲속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청설모였는데 청설모가 뭔가를 쳐다본다. 



청설모가 뭐를 쳐다보나 했더니 솔부엉이였다. 이제는 쌍안경이 없이도 잘 찾아지는구나.  오랫동안 지켜보니 숙련이 되나보다. 



청설모는 솔부엉이 앞까지 다가가서 서로 눈싸움을 하다가 재빠르게 움직여서 솔부엉이를 한대 치고 다시 돌아와서 한대치고 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삼각대를 펼치느라 찍지 못 했다. 무척 아쉽다.. 



비에 쫄딱 맞은 모양이다. 갑자기 나를 쳐다본다. 아마 새하얀 옷 때문에 눈이 띄었나보다. 



청설모도 물러나니 좀 여유로운가보다. 발로 머리도 좀 긁고, 


아주 아주 조심스럽게 숲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녀석이 날아올랐다. 역시 새하얀 옷은 눈에 금방 띄나보다. 내가 이걸 왜 입고 왔을까... 



숲 속에 들어와서 둥지를 살펴보았다. '이쪽에서 보면 새끼가 보일까? 역시나 보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나무 위를 살피며 아까 날아간 솔부엉이를 찾아봤다. 역시 녀석들을 찾는데 숙련이 되어있나보다. 


카메라를 셋팅하고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삐빗..  배터리를 교환해주십시오"   히히히히  사진도 못 찍고 충전을 하러 집에 돌아갔다. 


그 사이 모기들한테 엄청 물렸다. 오늘 따라 모기들이 무척이나 사납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 땀으로 흥건해진 새하얀 옷은 빨래통에 넣고 선풍기 바람을 쐬며 땀을 말리다가 며칠동안 입다만 검은색 옷을 착용!


밧데리 충전이 다 되든 안 되든 해가 지기 전에 가야하기 때문에 충전은 딱 30분만 하고 6시 30분에 다시 공원으로 출발했다. 땀을 좀 말리고 나니 살맛난다. 


 



7시 40분에 다시 돌아왔다. 솔부엉이는 다행히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사진을 좀 찍다가 숲속에는 모기들이 너무 많이 달려들어서 잠시 숲속에다가 카메라를 두고 산책길로 나왔다. 다리, 팔 여기저기 모기한테 물린 자국이 선명하다. 


그리고 다시 들어가보니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한... 정말 오랫동안 솔부엉이를 찾아다녔다. 그동안 모기들과도 전쟁을 한바탕 벌이고 날씨가 어둑어둑 해질 때 어디선가 뻥~~뻐버ㅃ뻐뻐벙~ 엄청 커다란 폭죽소리가 들렸다. 폭죽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깜짝 놀랐는데 솔부엉이는 오죽할까 갑자기 "부- 부-" 울음소리가 들린다. 소리나는 쪽을 살펴보니 바로 뒤에 있었다. 


녀석은 한번 울고 더 이상 울지 않더니 몸단장에 들어갔다. 




머리에 무스를 떡칠했네,  스타일이 난다. 



몸을 털고나니 다시 동그랗게 돌아왔다.    사진은 밝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어두컴컴~해서 저게 뭔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사진을 참 많이 찍어놔서 뭘 올려야할지 모르겠네.. 



녀석은 아까부터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며 뭔가를 찾더니 휙- 날아갔다. 


녀석은 다른 나무에 앉아 부- 부- 울다가 다시 날아올라 



여기에 앉았다. 먹잇감을 찾나보다. 두리번 두리번 분주하다.  이게 오늘의 솔부엉이 마지막 모습이였다. 


모기가 문 자국이 가려워 잠시 발목을 긁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둥지 밑에 가서 카메라 셋팅 해놓고 8시 5분 까지 기다려봤지만 아주 가끔씩 솔부엉이가 이 나무 저 나무 돌아다니는 모습만 봤을 뿐 모기들과 신나게 놀다가 


돌아왔다.   



모기가 물면 나는 참다가 도지허 못 참을 때가 되었을때 벅벅 긁는다. 그러면 손톱에는 때가 한가득 낀다. 


땀 때문에 때가 아주 잘 밀린다. 그리고 숲속은  습기가 장난이 아니다. 옷은 몸에 착 달라붙고 땀은 주룩 주룩 쏟고 안경은 김으로 덮히고 모기들은 신났고..에휴~



오랫동안 기다려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탈의하고 샤워를 했다. 요즘 날이 더워서 샤워를 자주 하는 것 같다.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번 할까 말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