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공릉천, 조복터짐. (2)
2월 10일 공릉천, 조복터짐. (2)
영천갑문을 지나서 공릉천 둑 위로 걷는데
물에 있는 새들과 논밭에 있는 새들 양 방향에서 나 때문에 자꾸 경계하고 놀라고 날아갑니다.
그 때마다 무지 미안하고 귀찮고 섭섭함을 느낍니다.
가끔씩 갑자기 떼를 지어 날아서 내 머리 위를 슈~웅 하고 멋지게들 2,3번 지나가는데
그걸 동영상으로 찍어보겠다고 다시 오리들이 날아오길 기다렸는데 이미 많은 오리들이 날아가서 그런지 내 머리 위로 슈~웅 날아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청둥오리암컷(?) 을 뜯어먹고 있는 까마귀들.
내가 여기서 삼각대로 카메라 설치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지 독수리하고 흰꼬리수리들이 갑자기 안 보입니다.
다 어디론가 날아갔습니다.
그나저나 동영상 이미지가 메인 이미지로 안 떴으면 좋겠는데...
까치하고 까마귀들이 오리시체 뜯어먹는 장면입니다. 서로 아웅다웅 다퉈가면서요.
아.. 독수리들이 다 떠난줄 알았는데 풀숲에 몸을 완전히 가리자 다시 10마리 이상이 나타났습니다.
근데 또 사진을 찍겠다고 풀숲에서 나와서 그런지 또 떠났습니다.
오리들이 가끔씩 내 머리 위로 지나가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이 트럭이 계속 날리네요.
논에 앉은 오리들은 물에 앉은 오리보다 더 예민한 것 같습니다. 같은 종인데도...
논밭에 기러기는 안 보이고 오리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요렇게 하고 기다렸건만. 너무 눈에 띄나?
위장막을 사기에는...아니 산다해도 휴대가 불가능인데..
와- 흰꼬리수리가 다시 나타나줬습니다. 잠시뿐이지만..
성조하고 유조 사이 인것 같은데...흰꼬리수리 유조라고 딱! 동정을 내리기가 헷갈립니다.
풀숲에서 독수리들이 저 오리시체를 뜯어먹기를 기다리는 동안 경향신문 이재흥 아저씨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공릉천 흰꼬리수리 6마리도 보이고 독수리하고 큰고니 도 보입니다. 오늘 완전 대박인데
나오실수 있으면 나오세요. 라고 했더니 "근무인데.." 라고 답변 하셨습니다. 쩝..
이재흥아저씨가 흰꼬리수리6마리 중 한 마리가 검독수리 유조일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공릉천을 온 다른 분에게 들었나봐요.
어쩐지 아까부터 흰꼬리수리인지 검독수리인지 헷갈리는 (윗 사진) 녀석이 있었는데... 라고 답변 해놓고
카메라로 다시 보니흰꼬리수리 유조로 보입니다. 거의 성조가 되가는...
목에 카메라 2개를 메고 한손에는 삼각대를 들고 길을 또 떠납니다. 이렇게 장비를 들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체력에도 무리없고
그리고 오늘따라 오리들이 되게 예민합니다.
(날아가는 황오리)
이재흥아저씨랑 통화하는 도중에 나타나서 겨우 한장 찍었습니다.
(청둥오리,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 들이 있다.)
또 날기 시작합니다.
ㄷㄷㄷ.. 사진에 나온 것 보다 훨씬 더 많은데..망원이라 전부 담을수 없었습니다.
독수리들도 흰꼬리수리도 떠나서 나도 갈길 갑니다.
휴~ 그래도 다행히 한 마리는 남아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저 독수리가 유독 반갑습니다.
논밭에 기러기가 안 보이고 오리들이 보입니다.
원래 오리들은 밤에 농경지로 가서 먹이활동을 한다는데 낮에 오리들이 농경지에서 먹이활동을 한 다는 것은
새들의 먹이가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김동현 선생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이런 상황이 무지 싫습니다. 최대한 피하고 싶은데..
이해가 되실려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사진에 나와있는 저 둑길로 걸어가야 하는데
둑길 가까이에 있는 논밭에 저렇게 앉아있으면 오리들이 나를 경계하고 날아간다구요..그래서 이런 상황이 제일 싫습니다.
오리들 바로 옆을 지나가게 될때는 속으로 "제발 날지마라, 제발 날지마라" 를 반복하면서 지나가는데
오리들이 꽥! 꽥! 소리 내면서 한 무리 한 무리 날아갈때마다 속에서는 뭔가 은근히 짜증납니다.
비유를 하자면, 내가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앞에 여자가 갑자기 걸음이 빨라집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소리지르면서
도망가는 그런 경우에 느끼는 기분과 똑같네요. (실제 있던 일.)
나는 최대한 산책하는 동네 아줌마처럼 얌전히 지나가는데도 오리들이 날아가네요.
(길가다 만난 멧새)
위에 위에 사진에 있는 둑길을 걷는 도중. 한 장 찍었습니다.
오리들이 많이 날아갔죠?
어..새들이 사람을 차별합니다.
윗 사진이랑 같은 장소인데
나 처럼 힘들게 걸으면서 탐조하는 사람에겐 날아가면서 편하게 차를 타면서 탐조하는 사람들한테는 안 날아갑니다.
우쒸.. 그렇다고 오리들이 너무 미운건 아니에요.
이 헬기는 뭐 맨날 보여...
엄청난 굉음에 새들이 잠시 날았다가 다시 앉습니다.
(사진 찍는 사람.)
오리들이 날읍니다.
무지 많죠?
위 사진들과 같은 장소입니다.
이 장소는 내가 길을 걸으면 100% 날아가는 그런 장소였기 때문에 새들이 날아갈 때동안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자동차가 나타나서 새들을 날립니다. 나 때문에 난 거일수도 있구요.
기러기들 사이로 황오리들도 보입니다.
계~속 납니다. 사람들 때문에 (나 포함)
나는 이번에 새들 안 날리고 잘 지나가는데 왜 새들이 나나? 했습니다.
이 차 때문이였군요. ㅡ,ㅡ..
두 차량 전부 사진 찍는 차량입니다.
드디어 논밭에 오리가 아닌 기러기들이 보이네요.
건너편 공릉천 논밭 위에 날고있는 맹금류
두 마리였는데 사진에는 한 마리입니다.
산책하는 아줌마처럼 걷다가 오리하고 기러기들을 다 지나치고나서 사진을 찍었는데도 날아버렸네요.
다 된 밥에 코 풀었군요.
며칠 전만 해도 공릉천에는 새가 없었습니다. 새가 진~짜 없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많이 늘어난 이유가 얼어있던 물이 풀려서 그런 걸까요?
제 생각에는 오리하고 기러기들이 벌써 북상중인데 도중에 공릉천에서 쉬어 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서식지가 파괴 됬을리는 없고..
(흰뺨검둥오리)
송촌교를 건너면서 밑에 있는 새들을 찍었습니다.
송촌교 건너기 전에 군인차량이 있어서 왠지 조마조마 하면서 옆을 지나갔는데
군인 한명이 "어?! 철새 찍으러 온 모양이다." 하는 것 까지는 들었는데 그 다음 웃음소리도 들립니다.
왜 웃었는지는... 내가 웃음거리의 주제가 아니였으면 좋겠군요.
(우와-! 재두루미!!)
송촌교를 다 건너고 다시 공릉천 둑길을 걸어 칡부엉이가 있는 곳 까지 걸어가던 도중.
건너편 공릉천 논밭에서 재두루미들이 날아왔습니다.
공릉천에 있었던 것 같지는 않고 방향을 보니 장항습지에서 온 것 같습니다.
개체수를 세보니 19마리군요.
이재흥 아저씨가 운영하는 "새들의 정원" 이라는 다음 카페에서 이재흥 아저씨가 재두루미들의 잠자리 사진을 찍은 적이 있어서
문자로 "재두루미 19마리가 잠을 자러 임징강 방향 쪽으로 날아갑니다. 전에 찍은 사진 임진강에서 찍은 거 맞죠?" 하니까
"성동리 습지로 날아가는 것 같은데?" 라고 답변이 옵니다.
임진강에서 잔다고 알려줘도 이재흥아저씨 같은 전문가화 함께 가는게 아니라면 안 갈껀데..
재두루미 19마리
한 마리는 사진에서 짤렸습니다.
천연기념물 2003호 멸종위기종 2급. 7천여 마리 정도가 남았다고 합니다. 내가 보기엔 더 없는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또 날아오르는 오리떼들. 몇 번째인지...
다시 맨 처음에 봤던 칡부엉이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대로 앉아있군요.
(되새)
이제는 버스정류장 으로 갑니다. 가는 도중에 만난 되새 수컷.
우리학교 선생님인 멋진곰, 나팔꽃 부부 선생님이 사는 마을을 지나가면서 귀여운(?) 강아지가 있어서 찍었습니다. 장난삼아 동영상도 찍어봤고요.
강아지와 장난을 치고나서 계속 길을 걷다가 멋진곰, 나팔꽃 집이 어디있나..하고 찾아보는데
왠 대문에서 익숙한 한 아줌마가 나옵니다. 그래서 나는 "나팔꽃~! 나팔꽃~!"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손을 휘젓자
나팔꽃도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손을 흔들어줍니다.
그리고 멋진곰의 자동차를 얻어탔는데 어디가냐고 물어보니까 목욕하러 기숙사에 간데요..
아 눈물난다. ㅜㅜ....선생님집에 목욕할데가 없다니..
응? 잠깐 기숙사까지 간다고?
나는 목적지를 버스정류장에서 기숙사로 바꿨습니다. 기숙사에 뒷편에는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거든요.
2010년에 1년동안 기숙사에 살면서 관찰도 했었고.
(태워다 주셔서 고마워~ 잘가~)
멋진곰 새차 뽑았나..?
앗-! 오늘 왠일로 수리부엉이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역시 오늘은 뭔가 따르는게 있습니다.
예~감 좋은날~
겨드랑이가 가려운가 봅니다. 유승앙부와즈 빌라 안에 애들이 엄청 시끄럽게 노는데 (이상한 기계음도 들리고)
수리부엉이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나를 발견하고는 바로 경계모드 들어갑니다.
수리부엉이에게 접근하기 전에 이재흥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금이 암컷이 포란(알을 품는 것)할 시기인데 지금 다가갔다가 둥지를 지키는 수컷에게 공격 당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전화를 했습니다.
문화일보의 김연수부장님이 쓰신 "사라져가는 한국의 새를 찾아서" 라는 책을 읽으면 올빼미는 둥지에 사람이 오면 사람을 공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재흥아저씨한테 "수리부엉이 어미를 만났는데 가까이 가서 접근 해도 되지요? 라고 물었습니다.
수리부엉이도 밤에만 접근을 안 하면 괜찮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바위에서 계속 사는 거니까
실수로 날린다 해도 근처를 왔다갔다 하는 거니까 괜찮다고 합니다.
포란시기에 둥지에 잘못 접근하면 어미가 둥지를 포기하고 떠난다는데..
가까이 접근해도 된다는 이재흥 아저씨의 말을 듣고 조금씩 조금씩 접근했습니다.
지금 거의 해가 져가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달려서 수리부엉이가 날아가는 순간을 포착할려고 동영상 카메라 까지 준비해놨었는데
발이 불편해서 잠깐 발목만 조금 돌렸을 뿐인데 갑자기 예고없이 날아갑니다.
아~ 아까워라 동영상으로 찍을 수 있었는데
게다가 사진도 속도 1250 으로 찍다가 밝게 찍으려고 속도를 100으로 맞추었을 때 날아가지고...
동영상도 꽝. 사진도 꽝. 오늘 조복 굉장히 좋았는데 마지막에서 꽝이네요.
수리부엉이가 바위절벽을 벗어나서 인근 나무에 앉았는데 정말 순식간에 동네 까치하고 까마귀들이 수리부엉이에게 덤벼 들었습니다. .
평소보다 3,4배는 많은 까치들과 까마귀들이 덤비더군요.
이재흥 아저씨 말대로 내가 실수로라도 날려서 수리부엉이가 이 지역을 떠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지만
수리부엉이가 자신의 몸을 낮네 노출시킬 경우 까치하고 까마귀에게 쫓기는 상황이 일어나네요.
너무 미안했습니다. 앞으로는...에휴..도 앞으로는 이라는 말을 하게 되네요.
앞으론 아무리 이재흥아저씨가 수리부엉이는 날아도 괜찮아 라고 말해도 절대론 날려선 안 되겠습니다.
나 때문에 수리부엉이가 까치하고 까마귀에게 쫓기는 모습..
(까치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수리부엉이.)
까치에 이어 나까지 사진을 찍으니 못 견디고 날아갑니다.
동영상은 앞부분에 수리부엉이가 날아가는 부분이 잠깐 나오고 그 다음은 사운드 뿐입니다.
수리부엉이가 날자 동시에 까치들과 까마귀들도 쫓아갑니다.
야 미안하다...
까치하고 까마귀들이 저기 앉은 걸로 봐서는 수리부엉이가 저기 어디에 앉았아봅니다.
그리고 저는 가까운 빌라 동으로 들어가 꼭대기층 창문을 열고 수리부엉이를 찾아봤습니다.
다행히 내 눈에 보이지 않았는데 까치들도 찾지 못 한 모양입니다. 갑자기 여러마리가 동시에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서 수색을 합니다.
맹금류 괴롭히는데 아주 조직적으로 한네요. 놀랬습니다.
나도 수리부엉이는 오늘 너무 괴롭히게 된 것 같아서 그만 보고 집으로 갔습니다.
아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내가 수리부엉이를 찾을려고 창문을 열고 내가 서있던 그 꼭대기 층이 내 친구인 이진욱이라고 하는 놈 집 층이였습니다.
그래서 엘레베이터에 갑자기 진욱에네 아줌마가 나오길레
"아줌마! 진욱이네 아줌마~!" 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못 듣고 그냥 들어가시네요. 아님 다른 사람이였다든가...
화요일날 버드디비 라는 새 사진 사이트에서 만난 닉네임이 "새들의 왕" 이라고 하는 나보다 한살 어린 학생을 만나게 됬습니다.
나 처럼 꿈이 같은 조류학자고 전화번호를 알려주더니 문자를 하자고 했습니다. 새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자면서
그리고 온 첫 문자에서 녀석이 나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누님"
블로그에 있는 프로필 사진을 보고 누님이라고 판단했나 보다. 그리고 답장으로
"형님이라 불러라" 라고 보냈더니 나름 쇼크를 받았나..? ㅎㅎ...
그 이후로도 계속 문자를 주고 받는다. 낙동강 태촌리 배시네 라고 하는 곳에 산다고 해서 지도로 봤더니
흑두루미들이 찾아온다고 유명한 해평습지, 구미습지 바로 옆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혼자 탐조를 하고 있고 혼자서 새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한다. 나처럼 고양환경운동연합 처럼 같이 탐조할 단체도 모른다고 해서
대구환경운동연합에 가입하라고 했고. 그러면 언젠가 1년에 한번(?) 있는 전국회원잔치 에서 만나게 되겠죠.
아..그리고 현재로 돌아와서
수리부엉이를 관찰하고 있는데 녀석이 문자를 보냈다. 카메라가 없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자신이 탐조하는 지역 풍경들을 찍어 보내줬다.
그리고 잠시 뒤 산에 올라갈 예정이라고 한다. 해가 지는데...
아~함..... 200번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데 새들의 왕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수리부엉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나무에 앉아 후엉~ 후엉~ 울고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자 날아갔네요.
4대강 공사중인 낙동강 근처에서 수리부엉이 발견이라니... 남한강에서도 수리부엉이 서식 확인이 됬다고 뉴스에 나왔었지만
삽질왕 이찍찍은 아직도 4대강을 하고 있죠..
그래서 얘한테 환경스폐셜 81주년 특집으로 나온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 다큐멘터리를 메일로 보내서 수리부엉이 공부를 하라고 햇습니다.
여러가지 정보도 주고...
집이 가까워서 서로 만나면서 같이 새도 보고 하면 좋을텐데..집이 멀어서 아쉽습니다. 나 말고도 장래희망이 조류학자인 아이를 만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꾸벅~
초점이 안 맞았네요.
아 그리고 200번 타고 집으로 가는 도중 버스에서 학교 선배인 정재훈 형을 만났습니다.
오늘은 조복도 있고 사람 만나는 복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