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2012년

9월 29일 영종도 도요군무.

김어진 2012. 10. 7. 18:14


9월 29일 영종도 도요군무. 


추석 전날 엄마가 할머니네 집에 간다고 해서 작성 중이던 오마이뉴스 기사 원고를 그만두고 바로 따라나섰다. 

저번처럼 매의 사냥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이번엔 제대로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위장텐트도 챙겨갔다. 



간조 때인지 만조 때인지 모르겠다. 도요새는 만조 때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직은 갯벌에 낚시꾼들이 많은 걸 보니 물이 별로 없나보다. 


저 멀리 갈매기들. 


그물 한번 던져서 걷어올리니 팔뚝만한 물고기 여러마리가 그냥 잡힌다. 

역시 갯벌은 생명의 터전이다. 


저번에 매의 사냥을 보았던 똑같은 장소에 왔다. 

새가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위장텐트를 펼쳐 안에 들어갔다. 

운이 좋다면 매의 사냥정도나 보는거고 운이 없으면 백로나 보다가 돌아가는 거고... 


갈매기 한 마리가 주변을 알짱거려서 찍어봤다. 

오호- 그냥 갈매기가 아니라 멸종위기종 2급 검은머리갈매기다. 

아직 9월 말이건만 검은머리갈매기는 벌써 겨울 깃으로 변환하였다. 







칠면초와 왜가리들. 


매다. 도요새 몇 마리가 놀라며 날아가길레 봤더니 역시나 매였다. 

그러나 매는 사냥을 하러 온 것이 아닌지 그냥 맛만 보다가 어디론가 날아갔다. 



가끔 씩 검은머리갈매기가 가까이 날아와서 앉았다. 

운이 좋게도 갯지렁이를 빼먹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았다. 




도요들의 군무. 

도요류들을 잘 모르기도 하고 멀어서 동정하기가 힘들지만 민물도요들의 군무로 보인다. 

왜 군무를 하는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매가 나타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것보다 어떻게 서로 안 부딫치며 날까, 어떻게 저렇게 조직력이 딱딱 들어맞나 너무나 신기할 다름이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아낼 방법이 없을까? 


왜가리 옆에 도요새 몇 마리가 날아왔다. 



저 멀리 가부리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만조 시간 때를 검색하니 내가 마침 딱 만조시간 때 영종도에 도착을 했다. 

이렇게나 운이 좋을수가.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마도요 같은 덩치가 좀 큰 도요새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두마리 씩 날아왔다. 


마도요. 



갑자기 점점 오더니만.. 


금방 꽤 많은 숫자가 날아왔다. 


어디선가 검은머리갈매기 무리도 나타났다. 


집단성이 강한 새라더니.. 과연 그렇구나. 


마도요들도 많이 몰려왔고 그 위로는 검은머리갈매기들이 몰려왔다. 


앗..! 저어새도 나타났다. 

검은머리갈매기 속에 있는 저어새들. 





멸종위기종들끼리 나란히...ㅎㅎ 

이 저어새는 발에 한국에서 부착된 듯한 K 로 시작하는 빨간 색 밴딩이 있었고 

다른 한 쪽에는 하얀 색, 노란 색, 초록 색 순으로 밴딩이 달려있었다. 

카메라 화질이 흐려서 숫자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백로들 틈에서 노는 저어새들. 


저어새는 총 8마리 정도. 


마도요들이 점점 모여든다. 

신나는 순간이다.  나는 새를 본지 8년이 되었지만 여태까지 이렇게 도요새들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마도요 말고도 다른 도요새들도 많다. 

그러나 하나 하나 이름을 배우기엔 너무 비슷하게 생겼고 사진 화질이 이름을 알아낼 정도로 좋지 않아서 알아낼 수가 없다. 




갑자기 검은머리갈매기들이 어디론가 다 같이 날아가버렸다. 





마도요들도 검은머리갈매기들과 동시에 다 같이 날아올랐다. 


정말 많다. 사진 한 장에 다 넣을 수가 없었다. 






마도요 뒤로 날아오는 조그만 도요새들. 

아마 민물도요. 



정말 신기하고 멋지다. 



도대체 저런 도요새들 개체수는 어떻게 조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저걸 다 일일이 센다니. 

눈이 아플 것이다. 




사진 속에서 개체수를 세어보니 정확히 260마리가 찍혔다. 

하나 하나 세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실제 개체수는 사진에 찍힌 것보다 더 많았다. 


다시 내려앉는다. 



또 다시 날아오르는 마도요들. 

한 사진에 전체 마도요들의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확대를 해서 찍었다. 



한 바퀴 돌고 


다시 내려앉는 마도요들. 


저기 기러기들도 날아가고.. 


저속으로 찍는 것을 시도해봤다. 


백로들 틈에도 새들이 많이 날아왔다. 

도요, 저어새들.. 



저속으로 찍어본 도요들의 군무. 

아~ 쉽지 않아. 






텐트 옆에 있던 버려진 의자. 


어디선가 저어새 한 마리가 더 날아온다. 



너무 가까이 왔었던 쇠백로 한 마리. 

이 정도 거리에서는 녀석도 내가 보이는지 깜짝 놀라서 날아갔다. 


위장텐트 뒤를 보니 엄마가 데리러 오셨다. 삼촌, 이모, 외숙모, 사촌동생과 함께.. 

새들이 궁금하셨는지 잠깐 얼굴을 내밀어 보셨다는데 이 녀석들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뒤를 보이며 날아가는 모습이 분명 우리 때문에 날아오른 듯. 



새들이 보고 싶다며 내 텐트 안으로 들어오는 6살 사촌동생.


귀여운 놈ㅋㅋ


아무튼 장거리를 여행하는 도요새들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게 제일 중요하다. 

이렇게 사람에 의해서 날아가면... 장거리 여행이 힘들어진다.



 저속으로 찍어본 새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이렇게 갯벌을 다 매꿔놓고는..!! 

도시가 들어설 계획이라니 환장하겠다. 

그래도 돈 문제가 있는지 한 20년동안은 도시가 안 들어올꺼라고 말씀하신다. 


삼촌의 오프로드 자동차. 

간척지를 한 바퀴 돌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