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2017년

4월 29~30일 유부도

김어진 2017. 5. 11. 17:14

 

 

4월 29~30일 유부도 

Yubu Island

 

 

 

 

 

 

 

의경이 되어 사회와 단절되어 살다보니 새를 보러 갈 수가 없다는 게 가장 힘듭니다. 칙칙하고 삭막한 도시 속에 갇혀 지내고 있으니 푸르른 숲이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습지를 거닐고 싶은 욕구가 밀려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다른 사람들의 탐조 소식들을 보면서(큰홍학, 붉은머리멧새, 느시 등등) 대리만족만 해야 하는 신세이기에..ㅜㅜ 4월 말 ~ 5월 초에 다 때려박은 제 외박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국방부의 시계는 굼벵이 마냥 느려 터졌지만 돌아가긴 돌아갔습니다. 드디어 4월 말이 되었고 외박 날이 다가왔습니다. 이 날을 위해 3월 달부터 도요 탐조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정, 물 때 확인, 예산, 준비물. 비싼 배삯과 숙박비 부담을 덜기 위해 야조회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오랜만에 도요새들을 보러 갈 생각을 하니 외박 며칠 전부터는 마음이 들떠서 일이 손에 안 잡히고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더디게 흘렀습니다.

 

28. 버스에 몸을 싣고 군산으로 내려갔습니다. 집결 장소인 찜질방에(항상 애용하는 금강레져타운) 도착했을 때는 밤 10시 경이었습니다. 12시가 넘어서야 마지막 일행 분들이 도착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유부도로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에 피곤한 하루가 예상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처음 보는 분들이 오셔서 여러모로 쉽지 않은 탐조가 예상되었습니다. 수줍음 많은 제가 인솔해야하니 어색한 침묵이 감도는 건 감수해야... 킁. 

 

 

 

 

 

 

 

 

 

 

 

 

 

 

 

 

 

 

사냥을 시도하는 매 성조

 

아침 물때가 (730), 오후 물때가 (597) 이었습니다. 해가 뜨기도 전에 유부도에 입도해서 일출시간에 맞춰 갯벌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아침 (730) 물 때가 너무 높은 탓에 해안가로는 걸어 갈 수 없었습니다. 대신 옆의 숲길을 통해 해안가에 갈 수 있었습니다. 풀 숲을 해치고 숲 가장자리에 다다르자 해안가에서 휴식 중인 도요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이 점점 빠지면서 도요들도 멀어지는 양상이었습니다. 

 

 

 

 

멀어지는 도요새들을 따라 갯벌로 따라 걸어들어갔지만 새들이 멀어지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좀 가까워졌다 싶으면 멀어지고 멀어지고... 

반대로 썰물 때가 아니라 밀물 때 갯벌에 나가서 도요들과 같이 해안가로 돌아오는 방식이라면 괜찮을 거 같습니다. 

적정 거리 잘 유지하고 새들의 휴식만 방해하지 않는다면야. 

 

대신 조심해야 할 것은, 갯벌에 몸이 푹 빠지는 구간이 있고 그렇지 않은 구간이 있습니다. 갯벌 깊숙히 들어갔다가 몸이 빠져버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가급적 해안가에서 머무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붉은어깨도요 Great Knot 와 검은머리물떼새 Oriental Oystercatcher 

 

 

 

깃이 훼손된 민물도요 Dunlin 

 

 

 

아래 부리가 박살이 나버린 붉은어깨도요 Great Knot... 그 외에도 다리가 없는 붉은어깨도요 다른 한 마리...  다친 새들이 해안가 쓰레기 더미에 모여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마 몸을 감추기 좋은 곳으로 여긴 듯 합니다. 잡아서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별 다른 방도가 없어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러져서 덜렁거리는 부리로 바닥을 콕 찍다가 이내 포기하고 가버리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물이  빠지자 섬 끝 해안가에서 마을 앞 갯벌로 이동한 붉은어깨도요 Great Knot 무리와 그 틈에 섞인 붉은가슴도요 Red Knot 4마리

 

 

 

 

 

도요들이 가까이 오면 꼭 나타나서 날려주고 사라지던 민폐

 

 

저런

 

 

 

개꿩, 민물도요, 큰뒷부리도요, 마도요, 검은머리물떼새 등등 30여 개체 정도가 밴딩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일일이 확인하고 기록하진 않았습니다. 수고스럽게 다 기록해봤자 밴딩을 부착한 연구자에게까지 공유가 안 되니까 보람도 없고 보탬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ebird처럼 일반인들도 참여 가능한, 관찰한 밴딩개체 기록을 모아 모두가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전문 사이트가 있으면 데이터가 수월하게 수집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탐조하면서 보람도 있을거고. (검색해봐도 아직 그런 사이트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대에서 그런 사이트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친구로부터 듣긴 했는데... 지금은 연락 가능한 소수 연구자들간에서만 공유가 되는 듯 하더군요. 아쉽게..

 

 

밴딩 달린 도요들을 본다면 그래도 일단 여길 sightings@birdskorea.org

 

밴딩 정보들은 여기에 http://www.eaaflyway.net/migratory-waterbirds-in-eaaf/coordination-of-colour-marking/

 

 

 

아직 머리가 덜 탄 검은머리갈매기 Saunders's gull

 

 

 

한국의 우유니 

 

 

 

낮에 섬 안 쪽에서 찾은 쇠붉은뺨멧새 Little Bunting

 

 

 

유부도 섬 안에 황소개구리가 유입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사실이었습니다. 

마을 안 쪽 텃밭 물웅덩이에서 여러 마리를 보았습니다. 

 

 

 

 

 

 

 

 

꼭 보고 싶었던 넓적부리도요와 청다리도요촌, 붉은갯도요는 보지 못 했습니다. 그렇지만 답답한 노예 생활 중에 숨통이 탁 트이는 풍경과 사랑스런 여름깃을 보고 온 것 만으로 만족스런 탐조였습니다. 

전체적으로 개체수가 2~3만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선장님 말씀에 따르면 2주 전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라고 했습니다. 보통 봄에는 섬탐조를 가지만 도요를 보실 분이 계신다면 4월 말보다는 중순을 노리시는 게 더 적절할 거 같습니다. 

 

 

이하 야장 

 

흰뺨검둥오리

저어새 (3)

왜가리

중대백로

민물가마우지

 

매(2)

 

검은머리물떼새

개꿩

흰물떼새

왕눈물떼새

큰뒷부리도요

중부리도요

마도요

알락꼬리마도요

청다리도요

노랑발도요

뒷부리도요

꼬까도요

붉은어깨도요

붉은가슴도요 (5)

세가락도요

좀도요

메추라기도요

민물도요

송곳부리도요

 

괭이갈매기

한국재갈매기

쇠제비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멧비둘기

물총새 (1)

까치

박새(s)

제비

귀제비(1)

직박구리

숲새 (1)

붉은머리오목눈이

참새

노랑할미새 (2)

알락할미새(검은턱할미새3)

큰밭종다리(1)

밭종다리(2)

쇠붉은뺨멧새(2)

촉새

 

45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