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4. 21:49ㆍ탐조/2010년
11. 14 공릉천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날씨만 좋으면 새를 보러 간다. 도저히 답답한 집안에만 있을 수 없다.
오늘은 아빠를 쫄라서 공릉천에 갔다. 예전에는 걸어다니며 탐조를 했지만 역시 자동차가 시간도 아끼고 좋다.
대신 사진을 찍거나 새를 발견하기는 더 어려운 것 같다.
(비오리 수컷)
맨 처음 새를 보러 공릉천에 왔을 때
처음으로 본 새가 바로 비오리다. 비오리만 보면 그 추운날 얇은 잠바 입고 쓰면 안 되는 3x 컨버터를 카메라에 장착에 사진을 찍은 날이 떠오른다.
잠수를 해서 먹이를 잡는 오리를 잠수성 오리 라고 부른다.
다른 잠수성 오리들은 물에 잠수 해도 무슨 기름이 있어서 깃털이 안 젖지만 민물가마우지 라고 하는 새는 잠수를 하고 나면 날개를 펼쳐 햇빛에 말려야 한다.
(비오리 암컷)
(거대한 독수리들)
하늘에 7~9마리 정도의 독수리가 보였다.
사진에는 독수리 말고도 카메라에 낀 먼지도 보인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까치들과 황조롱이가 뭔가를 두고 싸우고 있었다.
이 땅달만한 나무를 중심에 두고 왜 싸우는 걸까..?
황조롱이가 용감하게 까치들의 포위망을 뚫고 나무 맨 위에 놓여져 있는 뭔가를 낚아채고는 멀리 멀리 도망쳤다.
이때 큰말똥가리 인지 그냥 말똥가리인지가 4~6마리가 동시에 보였다.
한 두 녀석은 가까이 와서 자신의 몸 크기를 자랑했지만 빛이 역광이라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말똥가리)
처음으로 맨 바닥에 앉아 있던 꿩을 발견했다.
항상 꿩을 만날 때는 숨어있다가 내가 꿩이 있는 줄 모르고 가까이 가면 꿔꿔꿩~ 소리를 내며 날아가 나를 놀래키기 일수였다.
예전에 같은 공릉천에서 꿩이 움직이는 걸 보고 꿩을 먼저 발견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가만히 있는데 발견한건 처음이다.
나도 매의 눈 경지에 도달 한걸까..?^^
(
강변에 앉아 있는 민물가마우지들)
올해 1,2학기때 내가 좋아하고 아끼던 수리부엉이에게 방문했다. 하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아 다시 돌아갔다.
공릉천으로 돌아가 칡부엉이가 아직 잘 있나 없나 정도만 확인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자동차 도로 한 복판에서 아주 아주 아주 아주 가까이서 호버링을 하고 있던 황조롱이를 발견해 다시 유턴을 하여 보러 왔지만 이미 멀리 가 있는 상태였다.
황조롱이가 내 쪽으로 날아오길레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어느 눈이 시뻘겋고 침도 빨간 아저씨가
"아저씨 사진 왜 찍어요?" 라고 기분 나쁜 말투로 물어봐
"새 찍는 겁니다" 라고 설명했다.
그 사람의 태도가 너무나 불순하여 나도 불순한 태도로 반응을 보여줬다. "아니 이 큰 카메라로 뭘 찍겠습니까? 풍경사진을 찍겠습니까? 새 찍는 겁니다. 뭐 문제가 됩니까?"
라고 하자 차 안에 있던 아빠도 뭐라고 큰 소리를 외쳤지만 멀어서 잘 들리지 않았다.
황조롱이는 날아가고 그 아저씨도 다시 차 안에 들어가 잠자코 있었다.
다시 차 안으로 돌아가 아빠 아까 뭐라고 한거야? 라고 물어보니 "당신 새 찍는데 왜 그래?" 라고 말했다며 방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아빠랑 얘기를 나눴다.
다시보니 황조롱이가 있던 곳은 공사현장이였다.
파주 곳곳에서 "운정3지구 공사" 에 대해 억울함이 섞여있는 현수막을 많이 볼수 있는데
바로 이 공사현장이 운정3지구 인가 보다.
짜식들- 뭔가 숨기는게 있으니까 아까 나한테 그렇게 했나보다.
기분이 매우 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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