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0. 01:21ㆍ탐조/2011년
3월 19일 공릉천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날씨가 또 흐리다.
... 이젠 더 말하기도 싫다. 평일에는 날씨 쨍쨍, 주말에 흐림...
내일은 비까지 온다고 한다.
내일 비가 오면 탐조할 시간은 오늘밖에 없다.
그래서 황새도 볼겸, 지금이 철새들의 이동시기이기도 하니 무슨 무슨 새들이 왔나~? 하고 공릉천에 갔다.
엄마가 내 카메라를 가져가셔서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너무 늦게 오셨다.
공릉천에 도착했을 때까 1시..인가 2시를 넘었을 것이다.
공릉천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쯤 자유로가 무지 무지 많은 자동차로 인해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다행히 조그만 모닝 차라 갓길로 20m 정도를 가서 공릉천 길로 빠졌다.
왜 이렇게 자동차가 많지? 라고 생각해봤는데
여기 새로 생긴 파주아울렛인가 하는 것 때문에 사람이 이렇게 모였나보다 라고 추측했다.
공릉천에 도착하니 여전히 퇴비냄새는 진동했고 여기저기서 농민들이 불로 밭을 지지고 있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저걸 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유가 있겠지..하고 지나갔다.
저번에 만났던 태권도 코치 아저씨.
아직 성함은 모르고 아저씨가 오셔서 얘기를 나눴는데 두루미를 봤다고 하는데
내가 두루미가 아니고 그건 황새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음.. 윤무부 교수님이랑도 예전에 만나셨다고 하기도 하고. 메기? 뭐더라? 어떤 물고기 식당집 단골이시라고 한다.
교하주민자치센터인가? 에서 일하신다 하셨고.. 아무튼 인상이 좋으신 분이셨고
다행히 SLR클럽 같은 사이트에는 사진은 안 올린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공릉천 한 바퀴 돌아봤다고 하는데 황새가 안 보인다고 한다.
밭에다가 불을 지진건 알겠는데
이런 갈대밭에다가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풀들이 자랄수 있도록 태우는 걸까
풀숲에는 버려진 쓰레기들이 정말 정말 많이 보인다.
그래서 오늘은 평소에 결심했던 행동을 했다.
가방에다가 쓰레기봉투 하나 메고 다니면서 주변의 쓰레기들을 줏었는데
저렇게 큰거는 손으로 들고 가려니까 비닐이 너무 오래 되서 그런지 손으로 잡기만 하면 끊킨다.
그래서 저런 큰 쓰레기는 못 가져가고 페트병이나 맥주 캔 같은건 발로 밟아 압축 시킨 뒤 가져온 쓰레기 봉투에다가 넣었다.
이렇게 점점 쓰레기가 차니 무게도 더해지고 걸을 때마다 대롱~ 대롱~ 흔들리기 까지 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 무척이나 불편했지만
쓰레기봉투에 쓰레기로 가득 차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쇠기러기떼)
이런 구간은 모조리 다 태워놨다.
이걸 왜 하는 걸지 몰라서 좋은 행동인지 나쁜 행동인지 모르겠다.
근데 매년 이런다는거.. 어른들은 불로 태워도 상관없다고 나쁜 짓은 아니라고 하는데 정확한 이유를 모르니 내 눈에는 이게 좋은 짓 처럼은 안 보인다.
점점 시간이 지나자 새로운 기러기 떼들이 합류했다.
이렇게 자전거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황새를 찾으러 가는 길에 박평수위원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황사주의보가 내려졌으니 집에 일찍 돌아가시라고 하셨지만
마침 딱 전화를 받은 장소가 공릉천 탐조 코스의 딱 중간이여서
이리가도 저리가도 2시간은 넘을 것으로 보였다.
황사주의보라니... 어쩐지 날씨가 흐리더라.
이런 곳도 다 태워놨다.
땅에는 고라니 발자국이 선명하다.
(토치로 불을 일으키는 농민 할아버지)
(달아나는 고라니)
조그만 청룡두천 갈대밭에서 고라니가 뛰쳐나와 달아났다.
맨 처음에는 무지 가까이서 카메라로 노려 셔터버튼을 눌렀는데
이상하게도 찍히지가 않았다.
카메라 뷰터로는 고라니를 노리고 있는데 셔터버튼이 안 눌리다니.. 환장할 노릇이다. 어디가 고장난건지..요즘 카메라가 확실히 이상하긴 하다.
까치가 이것을 파먹고 있었는데 아마도 벌집같다.
뭔지를 모르겠다.
(죽어있는 물고기)
3월 15일날 황새를 관찰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죽어있는 새를 찍었는데
그게 태권도 코치 아저씨는 독수리 라고 한다.
나도 찍은 사진을 봤을 때는 이게 독수리 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내 생각이 맞았나 보다.
아직도 까치들이 열심히 시체를 파먹고 있었다.
같은 장소이긴 한데 시체가 저번 거랑은 좀 많이 다른 것 같다.
까치 녀석들 아쉬운 듯 주변을 맴돌다가 날아갔다.
(정지비행하는 황조롱이)
(노랑지빠귀)
황조롱이가 앞 전봇대에 앉아있어서, 내가 걸어가다가 황조롱이가 날아가는 것 보다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날아가는 걸 보고 싶어서
거리를 두고 황조롱이가 날아갈 때 까지 기다렸다.
한참 뒤 황조롱이가 날아올랐고 논밭을 낮게 저공비행 하다가 다시 높이 솟았다.
정지비행
Hovering
내가 접근하자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역시 자동차에 타 있었을 때랑 걷고 있을 때랑 확 차이난다.
강가 새들.
불이 금방 금방 타오른다.
어이구- 버스정류장 쪽에는 파주아울렛 때문에 자동차가 엄청 북적인다.
버스타고 돌아갈 때 길이 막힐까 무섭다.
공릉천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가 나의 등장에 갯벌 위로 올라가는 큰부리큰기러기들.
처음에는 개리이길 빌었으나 카메라로 확인해보니 큰부리큰기러기였다.
(흰뺨검둥오리)
저~~기 멀리 산에 불이 나서 그런지 소방헬기가 가까운 곳에서 물을 기어 뿌리고 있다.
공릉천에서 물을 퍼다가 뿌리는 것 같다.
물을 기을 때는 공릉천 수면 위로 저공비행을 하다가 다시 떠오른다.
물을 어떻게 다시 채우는 건지 모르겠다.
멧비둘기가 어떤 포식자에게 먹힌 흔적 처럼 보인다.
논밭에는 북상을 준비하는 기러기떼들이 쉴새 없이 먹이를 먹고 있다.
보초를 서고 있는 기러기도 2마리 밖에 없었다.
강가에는 그래도 오리들이 꽤 있었다.
(흰뺨검둥오리)
평소에는 여기가 천막 같은 걸로 가려져 있었는데 오늘은 천막으로 가려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소들을 가까이서 보자 소들이 가까이 와서 나를 쳐다보았다. 손을 내밀어 가까이 가자 몇 발자국 뒷걸음 치다가도 다시 순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가까이 왔다.
이 송아지의 눈을 보니 참 귀엽고 정 가게 생겼다 라고 생각했다.
왠지 구제역의 살처분 장면들이 떠올랐고 이 송아지들이 측은해 보였다.
이미 많은 소들이 살처분을 당했는지 축사 안은 소가 몇 마리 없어 굉장히 넓었고 어떤 한우들은 뛰어다니기 까지 했다.
(죽어있는 까치)
(천막을 이리저리 물어뜯는 삽살개의 모습)
이 삽살개들은 지나가는 사람들만 보면 짖고 난리다.
왜 나만 보면 이리 짖어대니...ㅜㅜ
오늘 줏은 쓰레기는 다른 쓰레기 봉투가 모여져 있는 곳에 버렸다.
비록 비닐이 빵빵하게 차진 않았지만 오늘은 첫날이였고 앞으로 더 많은 쓰레기들을 수거해가며 탐조를 해야겠다.
새로이 챙겨야할 준비물이 생겼다.
목장갑이 없으니까 쓰레기들은 못 만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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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파주아울렛 덕분에 차가 아주 아주 아주 밀리었다.
집에 6시 넘어서 도착했다.ㅡ,ㅡ...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유로를 보니 대략... 5~10km가 주차장 인 것 같다.
자동차들이 일줄로 쫘~악 서있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답답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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