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공릉천, 삵

2011. 1. 6. 20:59탐조/2011년

 

 

 

01.06 공릉천, 삵, 칡부엉이

 

 

날씨가 매우매우 춥고 바람도 매서운 날이였지만

방안에 있기가 너무너무 싫었다. 그래서 오늘도 약간 애매한 시간이긴 하지만 12시에 밥을 먹지 않고

바로 공릉천으로 새를 보러 갔다.

 

 

 

 

 

엄마 차에서 내리자 마자 보인 독수리 2마리.

 

뭘 먹긴한건지.. 요즘 먹이가 부족 하다던데... 독수리만 보면 걱정입니다.

 

내가 먹이 줄 순 없고..

 

 

 

 

저기 말똥가리가 보입니다.

 

맨 처음에는 나무에 앉아 있었는데 (사진은 생략하고)  전봇대로 옮겨 날아왔습니다.

 

말똥가리는 맹금류긴 하지만 정말로 덩치만 컸지 별볼일 없습니다. 완전 겁쟁이에요.

 

 

 

 

 

봐요~ 겁쟁이라서 금방 날아갑니다.

 

 

 

 

 멀리 멀리

 

 

 

 

길을 걷다가.. 어? 저건 .. 설마 또 삵인가? 이렇게 쉽게?

 

 

 

허걱. 진짜 삵이다.

 

이번엔 연합신문기자님 아저씨도 없고 혼자만의 독찬스라 너무 좋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날씨가 너무 춥고 오줌이 마렵다는게 마음에 걸렸죠..

 

 

저걸 어떻게 봐야 하나.. 그냥 다가가면 들켜서 도망갈텐데...    막~ 고민하다가

그냥 갈대 뒤로 몸을 숨기고 조심조심 접근했습니다.

 

 

 

 

 

 

갈대 뒤 라서 사진에 이렇게 갈대들이 나오는게 싫어서  (그냥 만족할 것이지..) 

좀 더 깨끗하게 찍고 싶은....  멍청하디 멍청한 마음에

몸을 내밀었다가... 

 

 

 

오노~    삵이 도망가버렸어요.

 

삵은 논둑 밑으로 몸을 숨겨 움직여 다니는데 어디로 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네요.

 

다시 나타나라..다시 나타나라.. 이리저리 왔다갔다 움직이면서 찾아봤지만 다 헛수고였어요.

 

너무 아쉬웠어요. 후회되고

 

엄청 영리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기러기가 많았던 장소로 가봤습니다.

 

기러기가 이렇게 조금 밖에 없군요.

 

다들 웅크리고 앉아서 체온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합니다. 거의 모든 이번 겨울철새가 살아가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AI에.. 구제역에..

 

 

 

 

 

한~참을 걷습니다. 넓디 넓은 논밭들을 건너며 걷습니다.

 

그러다 내 무료함을 달래줄 모양인지 딱새 암컷이 나타났습니다.

 

카메라로 사진을 실컷 찍어도 안 날아가는 딱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걸어갔습니다.

 

 

 

길을 걷다가 또 심심하고 무료해지니 오른쪽에 거대한 맹금류가 지나갑니다.

 

엄청 깜짝놀라서 사진을 찍는데 아마 잿빛개구리매 같습니다. 무슨무슨 수리 인줄 알았는데..

 

 

 

북방검은머리쑥새.

 

녀석도 내가 길을 걷는데 갑자기 나타났다가 휭~ 가버리는 녀석이 였습니다.

 

 

 

 

논밭을 다 걷고 나와 강둑 위를 걸을때 전깃줄 위에서 앉아 날아가지 않던 멧새 3마리를 찍어줬지요.

근데 카메라에 이상이 생긴건지.. 영 초점을 못 잡네요.

 

에휴. 다른 새들도 찍을 때 초점이 안 맞는 일이 일어나서 돈도 없는데 카메라를 바꿔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오도리 수문에 쓸쓸히 혼자 있는 청둥오리.

 

 

 

오도리 수문 위에 저것이 피뢰침인지 뭔지 하는 거에 올라 앉아 사람을 전혀 개의치 않고

먹잇감을 찾습니다.  먹을꺼 찾을 때는 눈빛이 달라요. 눈빛이

 

 

 

 

날아올랐다!

 

 

 

황조롱이의 정지비행. 영명 호버링 Hovering

 

사냥을 할때는 저렇게 정지비행을 하여 먹잇감을 찾아서 내리꽂아 날카로운 발톱으로 쥐 같은 먹이를 잡습니다.

 

 

 

 

저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군요.

 

 

 

 

 

황조롱이가 내 바로 앞에 있는 풀숲에 쏜살같이 내리꽂아 무언가 잡을려고 땅에 앉은 모습을 카메라로 찍을려 했지만

카메라가 초점을 못 잡고 계속 헛돌아서 찍지 못 했다.

 

황조롱이는 정말로 나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사냥을 해서 사냥도 내 바로 앞에서 했다.

잡을려 했다면 잡을수도 있었다.

 

 

 황조롱이는 사냥을 시도했지만 사냥에 실패하고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길을 걷다가 공사장 안 으로 들어가 금눈쇠올빼미를 찾아봤지만 못 찾았다.

 

대신 칡부엉이를 찾는데 왠 아줌마 한 마리가 휘파람으로 삐--익!  하고 여러번 분다.

 

그러자 개 한 마리가 주인에게 달려가다 말고 나를 보고 멈추섰다.

 

 

 

오줌을 싸고 나선.

 

 

뒷정리를 깨끗이.

 

뒷발로 눈을 쓸어 오줌의 흔적을 감춘다.

 

 

 

와~ 오랜만에 칡부엉이를 발견했습니다.

 

(칡부엉이 사진이 올라간 글은 친구공개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2마리 입니다.

 

 

 

 

근데 이번에 그 착하디 착하던 칡부엉이가 무척이나 예민하고 까칠해졌습니다.

 

길에서 두 발자국만 벗어났을 뿐인데 다른 나무로 도망가 버립니다.

 

그러고는 경계를 절대 풀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칡부엉이 사진을 찍다가 칡부엉이를 놀래켰나... 얘네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아니면 예전에 이재흥아저씨 말대로 그때는 적응이 안되서 거리를 줬고 이제는 적응을 해서 거리를 안 주는 것인지..

 

섭섭하네요. 해칠려는게 아닌데.

 

 

 

이 녀석은 그나마 온순합니다.

 

 

칡부엉이를 찍다가 멀리서 차 한대가 접근해서 칡부엉이 찍는걸 중단하고

 

다른 곳으로 걸어가는 척 했습니다. 그 사람은 칡부엉이를 찾다가 .. 금눈쇠올빼미를 찾으러 가더군요.

 

 

 

(칡부엉이가 날아가는 모습   굉장히 보기 힘듭니다.)

 

내가 녀석과 조금이라도 친해지고 싶어서 아주 아주 아주 진짜 조금 한발짝 걸어서 몇분간 가만히 서있다가 녀석의 반응을 지켜보고

또 진짜 진짜 아주 아주 조금 한 발짝 딱 걸어서 앞으로 갔을 뿐인데 칡부엉이가 왜 이리 예민해졌는지 날아가버립니다.

 

이건 너무 심했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다시 도로 위로 올라오자 아까 그 자동차가 다가와서 날아간 칡부엉이를 찍더군요.

 

SLR클럽의 내린천장어 님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공릉천 탐조하다가 잠깐 만났지요.

이번엔 그 아저씨랑 좀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인상 도 좋고 사람이 왠지 좋아보여서 날아간 칡부엉이 말고도

나머지 한 마리의 온순한 칡부엉이도 보여줬습니다.

 

유부도 하고 천수만 갔다온 얘기를 하면서 사진도 보여주는데.. 새가 정말 많긴 많더군요. 그런 곳들은...

 

근데 날이 너무너무 추워서 얘기 하는 동안 콧물 질질질  기침 콜록콜록  가래까지...

 

 

 

 

 

 

 

칡부엉이가 대낮에 하늘을 나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녀석이 하늘을 나는걸 조금이라도 제대로 찍고 싶었는데.. 쩝.

 

(나는걸 보고 싶어서 날린건 아니고..)

 

 

 

칡부엉이가 사람이 걸어다니는 도로로 부터 좀 멀리 떨어진 나무로 날아가자 그 곳에서 쉬고 있던 잿빛개구리매 (암컷)  가 깜짝 놀라 잠시

칡부엉이랑 신경전을 벌입니다.

 

 

 

하지만 덩치가 훨씬 큰 잿빛개구리매가 왠일인지 자리를 양보하고 다른 곳으로 날아갑니다.

 

그러면서 제 머리 위를 한번 지나가기도 하고요.

 

 

 

 

날이 너무너무 추워 주머니 안에만 손을 넣고 돌아다니니 순간포착해야 하는 상황들을 좀 많이 놓쳤습니다.

 

확실히 탐조는 새 공부는 안돼도 사진 찍는 연습은 되는 것 같습니다.

진짜 새 공부는 ...  나중에 대학가서 하고 요즘은 일단 영어공부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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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들을 다 보고 탐조 일정이 끝났습니다. 원래 엄마가 태워다 주러 오기로 했는데

엄마가 못 온다고 하시네요. ....   내린천장어 라는 아저씨는 집이 안양이시라는데 먼저 가시고.

 

나는 유승까지 또 걸어가는데 엄청나게 고생했습니다.

아우 추워 죽겠어 아주 그냥...

 

그리고 수리부엉이 바위둥지에 또 들러봤지만 수리부엉이는 보이지 않고

수리부엉이 둥지 안에서 깩! 하고 우는 소리만 듣고 왔네요.

 

날이 너무 추웠는데 다행히 버스가 일찍 왔습니다.

 

집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