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5. 21:06ㆍ탐조/2011년
1월 25일 돌곶이습지 (아침)
24일날 예비고등과정 1박2일 일정있어서 학교에서 잤습니다.
음..새벽.. 몇 시까지 해 뜨기 직전까지 다 같이 컴퓨터게임을 하다가 마지막에 조금 눈을 감고 쉬었는데 그냥 잠을 잘껄 그랬네요.
떠오르는 일출이랑 같이 새들을 보고 싶었지만 해가 몇시에 뜨는지 몰라서 5시 55분에 잠깐 일어났다가 어두컴컴해서 다시 잤습니다.
(기러기가 돌곶이습지에서 자다가 활동하러 어디론가 떠납니다.)
안돼~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날껄..ㅠㅜ.... 돌곶이습지 가는 길 도중에 만났습니다. 일어나보니 카메라 CF카드가 사라져 그거 찾는다고 오래 걸렸네요.
기러기들은 항상 한강쪽으로 가는데 왠지 대부분 장항습지로 갈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자리는 돌곶이습지 먹이터는 장항습지... 경로를 추적할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으려만...
아직 해도 안 떠서 달도 잘 보입니다.
(물안개와 기러기들)
돌곶이습지 도착.
물안개를 보니 왠지 오늘은 관찰 보단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매우 위험한..생각이라
가능한 사진은 접어두고, 눈으로만 보기로 결심을 하는데 잘 안되네요. 이게..
(노랑부리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가 이곳에서 먹이활동도 하고 잠도 자는걸 보니 이곳에서 월동을 하는 것으로 판명났네요.
(물안개와 큰기러기들)
솔직히.. 이 녀석들 너무너무 예민해서 사진 찍기 힘들어요.
그래서 사진 한번 잘못 찍었다가 전부 날아가버리면 죄책감이 장난 아니죠..
하지만 오늘은 다행히 죄책감 같은걸 느낄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좀 위험했죠..
조그만 렌즈로 찍은겁니다. 단체로 날아오를 경우에 이 작은렌즈로 찍어볼려 했는데
기러기들이 아침이 되면 다 날아가는 건줄 알았더니 모두가 그런게 아니네요.
24일날이였나..? 오리시체 있던 장소 부근에 무슨 똥처럼 보이는거하고 마구 파헤쳐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오늘보니 큰기러기들이 이곳에서 똥도 싸고 잠을 자느라 그런 것 같습니다. 큰기러기들 다 멀쩡한거 보니 AI도 물러갔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진 찍기 무지 힘들어요~)
여기 공사 펜스가 있는데요. 여기서 조심조심 한 장 정도는 찍을수 있습니다.
2장 이상 찍으면 바로 날아가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에고-.. 이건 제가 정말 큰 실수 한겁니다. 녀석들이 모두 목을 치켜세우고 경계하는 모습이 보이죠?
그러면 뭐 더 볼꺼 없이 바로 몸을 숨기고 소리를 내면 안됩니다. 애들이 진정될때까지..
나는 가슴이 철렁- 해서 녀석들이 다 날아갈줄 알았는데 다행히 극소수만 날아갔습니다.
앞으로는 새들을 방해하지 않고 관찰할수 있는 Point 지점을 찾아놔야 겠어요. 지금 내가 새들을 보고 있는 장소들은 죄다 새들이 날아갈 위험이 있는 장소뿐입니다.
(일출)
옆으로 삥- 돌아서 군사전용도로를 걸어 공사장 입구 쪽으로 갑니다. 그쪽에서도 새를 불수 있거든요.
(공사장 입구에서 본 풍경)
물안개 때문에 뒷쪽에 있는 무지 무지 많은 오리들이 가려졌습니다.
(습지 중앙)
원래는 이 습지 에 기러기들이 많았는데 요즘 왠일인지 저~기 펜스 쪽에 다 몰렸습니다.
24일날 노랑부리저어새 찍었던 전봇대 뒤로 갔습니다. 의외로 전봇대에 착! 달라붙어있으면 애들이 경계를 하긴 하지만 날아가는 정도는 아니에요.
(잠을 자는 새들)
새들이 편히 자고 있는데 잠을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합니다.
새벽이라 그런지 추위가 장난아닌데 손가락이 발가락 감각이 없습니다. 콧물 질질 나와가지고 유치원때 이후로 한번도 못 느꼈던
콧물 맛을 오랜만에 느껴보았습니다.
(말똥가리)
아주 가버린줄 알았더니.. 여기서 계속 월동을 하네요.
(날아오는 노랑부리저어새)
.. 이 이른 아침에 사진 찍겠다고 애들을 날릴 사람은 없으니 알아서 날아온것 같습니다. 아님 공사하는 인부 때문에 놀랐다든가..
바람이 갑자기 강하게 붑니다.
그러자 물안개 상당부분이 바람에 의해서 쓸려나갑니다.
물안개가 사라지니 오리들이 나를 발견했는지 물안개가 짙은 곳으로 날아갑니다.
이상하다... 전봇대 위치에 있으면 괜찮던데... 아닌날도 있나보지 뭐.
다행히 이 녀석들만 날았고 근처에 있는 다른 오리나 기러기들은 날지 않았습니다.
다시 물안개가 짙어집니다.
새들은 아침이 되면 모두 첫번째로 하는 순서가 일단 몸을 씻는 것 같습니다.
안개가 사라져서 타워크레인이 보입니다.
착륙하는 겁니다.
물안개가 짙었을 때는 몰랐는데 노랑부리저어새가 앞에 있었네요.
녀석도 나를 동시에 발견했는지 날아갑니다. 역시 예민해...
물안개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고, 물안개 사라지면 내 모습도 드러날 것이고.. 그러면 새들이 단체로 날아가게 될것 같아서
전봇대 위치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눈으로만 녀석들이 몇시 쯤 부터 활동을 시작하는지 알고 싶어서 무작정 기다리기를 시도합니다.
(저기 멀리 아주 잘 숨어주고 있는 노랑부리저어새들)
노랑부리저어새들이 오늘은 여기저기 각자 따로 따로 있습니다.
이 사진은 펜스 쪽으로 되돌아와서 찍은 사진이구요.
황오리 2마리 발견!
펜스..틈 사이로 찍은 건데요. 원래 이 틈사이로 들어가서 새를 보곤 했었는데.. 이렇게 바로 펜스 틈 앞에 다 앉아있으면
들어갈수가 없죠.
(청둥오리 수컷)
이것도..펜스틈 사이로
이건 언덕위로 올라가서 본 풍경입니다.
(날아가는 쇠기러기)
날이 얼마나 추우면...목등 저런 곳에 설이 껴있습니다.
문제=> 노랑부리저어새는 왜 한쪽 발을 들고 잘까?
답: 두발 다 땅을 짚고 서있으면 더 추우니까. 입니다.
썰렁한 넌센스 같지만 진짜 입니다. 새들도 사람처럼 보면 되거든요.
(목욕하는 큰기러기)
새들의 아침일과를 살펴보니... 얼음위에서 자고 있던 녀석이 물가로 내려와 몸을 씻습니다.
물가에서 자고 있던 녀석은 딴데 갈 필요없이 그대로 눈만 떠서 몸을 씻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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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는 안 들키고 볼수 있지만 시진을 찍으면 단번에 들키는 그런 장소가 있습니다.
여기가 그 장소인데요. 다행히..나뭇가지들이 있어 화질은 좀 꾸지게 나오지만 아침활동 모습을 담을수 있었습니다.
여러번 말하는데 이 녀석들 찍기 무지하게 힘듭니다.
(얼음길을 내려오는 큰기러기)
얼음판 위에서 자고 있던 녀석들은 물가 쪽으로 걸어오거나 날아옵니다. 걸어오는 녀석 같은 경우 빙판이 미끄러워 자빠지는 모습을 많이 볼수 있습니다. ㅋㅋ
(얼을판 위로 올라갈려는 흰뺨검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뭐야- 안 올라가져, 자꾸 미끄러짆아?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 가는 모습 같습니다.
(내려오다가 자빠지는 큰기러기)
흰뺨검둥오리가 올라가는걸 포기하고 이번엔 위에서 큰기러기가 아래로 내려옵니다.
큰기러기: 에고고- 미끄러워라.
(날아가는 큰기러기)
이제.. 사진은 안 찍고 눈으로만 한동안 지켜봤습니다. 근데 큰기러기 한 녀석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목을 흔드는 특이한 행동을 하는게
제 눈에 포착되었습니다. 근데 어쩐지 불길한 기분이 들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그 행동을 하는녀석을 따르는 기러기들 몇마리가 날아갔습니다.
그 행동은 아마도 우두머리가 "다른 곳으로 가자" 또는 "뭔가가 우릴 보고 있어, 위험해!" 라는 뜻을 다른 기러기들에게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큰기러기들도 그 행동을 했고 결과도 같았습니다.
이것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목도 흔들면 그건 곧 날아간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게 독학이 아닐까...싶습니다.
녀석들이 잠에서 깨어나 먹이터로 언제 날아가는지 알고 싶었지만.. 배도 고프고, 손발도 시리고, 해서..
눈으로 기러기들 관츨은 그만하구요.
기러기들이 집결장소를 펜스 틈 쪽으로 바꿔서, 앞으로 새들에게 들키지 않고 관찰할수 있는 장소를 모색 해봤습니다.
하지만..그런 장소는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관찰하기 어려울듯..
말똥가리
어느정도 시간이 되자
기러기들이 여러 무리로 나뉘어 같은 방향으로 날아갑니다. 날아가는 코스가 일단.. 우리 학교 위를 지나 한강 쪽으로 가는 코스 같습니다.
우리 학교 참 좋은 위치에 자리한 것 같습니다. 해질녘이나 아침일찍이면 학교 위로 기러기들이 날아갈수 있는걸 볼수 있으니..
그래서 예전에 재두루미하고 노랑부리저어새도 머리 위로 가까이서 본 적이 있습니다.
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기러기들이 여러무리로 나뉘어 날아가긴 했지만 아직 습지에 남아있는 기러기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한꺼번에 날아가는게 아니라 따로 따로 날아가기 때문에 기러기들의 정확한 활동시간은 언제인지 모르겠구.
나도 일단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학교로 돌아갔다가... 어젯밤에 표지판을 만들어논거를 코팅하고, 그걸 표지하러 돌곶이습지를 다시 한번 찾았습니다.
가을구름이 차를 집까지 태워다 준다 하여 빨리 갔다오라고 해서 표지만 얼른 붙이고 왔습니다.
(개똥지빠귀)
뭔가를 먹다가 내가 나타나자 근처 나뭇가지에 앉습니다.
근데 거리가 가까운데도 뭔가를 포기하기가 크게 아쉬운지 날아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길을 빙~ 돌아서 다른 곳으로 가주었습니다.
(여전히 있는 말똥가리)
(펜스 틈 사이로 보이는 흰뺨검둥오리)
사실 어제 표지판 하나 만들어 놓고 오늘 아침에 똑같은 내용의 표지판을 여러개 만들었습니다.
어떤건 글씨체가 마음에 안 들고 어떤건 그림체가 마음에 안 들어서요.
하지만..결국엔 어젯밤에 만들어 놓은 표지판을 코팅해서 펜스에다가 붙여놨습니다.
이러면 사람들이 덜 들어가겠죠?
(이게 그.. 지겹도록 본문 내용에 나오는 펜스 틈 입니다.)
음...테이프가 얼마나 오랫동안 버텨줄진 모르겠지만 여러번 점검 해봐야겠죠..
혼자서 뭔가를 해낸 것 같아 기분도 뿌듯한 반면에
어떤 사람이 나보고 "너는 사진 찍으면서 왜 이런 표지판 붙여놨냐" 라고 물어 볼 때의 걱정도 듭니다.
약간 이기적인게 아닌가 싶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이제는 나와 SLR클럽 사람들의 차이는 알게 됬으니까... 별 걱정은 없습니다.
아침 먹은 거 없이.. 바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 24일날 창문에 부딫여 죽은 멧비둘기는 상자에다가 싸가지고 일단 집으로 가져갔습니다.
공릉천에 있는 논밭에다가 던져주고 오게요.
p.s
글 적으면서..든 소감.
뭔가 횡설수설 하고 있는 기분도 들면서, 직접 현장을 모르는 사람한테 전달하는 내용실력이 많이 부족 한 것 같다... 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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