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9. 22:26ㆍ탐조/2011년
1월 29일 공릉천
오늘은 고양환경운동연합에서 야생조류실태조사 모니터링을 하는 날이다.
그래서 9시 30분 꺼지 덕양구청까지 가야 해서 아침 7시 40분에 일어났다.
아침에 엄마가 준 찬밥과 계란후라이를 들기름에 비벼먹은 아침이 문제였는지 자꾸 꾸르륵- 꾸르륵- 거린다.
그래서 집 나오기 전에 집에서 잠깐 똥 쪼가리들을 몇 조각 쌌다. 하지만 이 쪼가리들을 싸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였던 것 같다.
급하게 집을 나가 대화역 까지 뛰어갈려고 몇 발자국을 내딛은 순간 배가 아팠다.
아마 뛰면서 몸이 흔들리니까 뱃속도 같이 흔들려 배가 아픈게 아닌가 싶어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자 배는 더이상 아프지 않았고 하늘은 내편인지 대화역 까지 마을버스가 와줬다.
버스를 타고 대화역에 도착해 전철을 탔는데
도무지 전철이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벌써 9시 20분이다. 10분 밖에 남지 않았다.
예전에 대화역에서 화역역 까지 가는 시간을 세어봤는데 정확히 17분이다.
이미 늦었다.
전철 의자가 따~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장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뱃속에서 보내는 신호는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직감했다. "이건 내 일생 일대의 위기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요란한 똥소리와 함께 바지속 냄새를 다른사람에게 맡게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최대한 똥이 나오지 않게 참아보고 고양환경운동연합의 간사님에게 좀 늦을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김미영선생님 한테 전화가 왔다.
나한테 원당역에서 내리라고 했다가 다시 전화가 오더니 화정역에서 내리라고 했다.
내가 오면 출발한다고 기다려주시겠다고 했다.
나는 기다려준다는 말씀에 미안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긴장 됬던 마음이 진정됬다.
나는 화정역에서 내리자마자 똥을 싸고 고양환경운동연합 사람들한테 가려고 했는데
나에게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있지 않았다.
똥까지 싸고 약속장소에 가면 내가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덕양구청에 도착해서 셔틀버스 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한 뒤
오늘 아침에 먹은 찬밥 때문에 배탈이 난 것 같다고 신호가 급하게 온다고 하니
아무 건물이나 가서 똥까지 싸는 시간 까지 주셨다. 너무너무 고마우신 분들이다. 흑-
나는 똥이 나오지 않게 천천히 뛰어가며 아무 건물이나 들어가 화장실에서 일을 보았다.
설사가 한 뭉텡이 나왔다.
하지만 다 싸고 나서 어찌 시원하게 싼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나중에 2차 신호가 올 것이라는 걸 예상했다.
뭐 일단 급한 불부터 껐으니 전력질주를 하여 셔틀버스로 돌아갔다.
버스 안에는 김동현 선생님도 게셨고 이번 모니터링을 하는 애들은 모두 초등학생이거나 올해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이였다.
그리고 버스는 고양시 공릉천으로 갔다.
(흰뺨검둥오리들)
물이 만나는 지점은 물이 따듯하여 오리들이 모여있다.
가는 길 내내 김동현 선생님은 새소리 내는 법을 알려줬고 초등학생 애들은 열심히 따라하지만 잘 안 되는 모양이다.
공릉천에 도착해서 위원장님들은 (김미영 이미숙 선생님) 필드스코플 펼쳐 애들에게 오리를 보여주고 애들은 와- 와- 거리며 새를 봤다.
어른들이 새를 볼때는 조용히 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오리들을 한꺼번에 보는건 처음인지 좀 처럼 조용히 하지 못 했다.
왠..사람이 얼어있는 강위로 자전거를 타다 자빠졌습니다.
흰뱜검둥오리들.
김동현선생님은 아이들을 조로 나뉘어 1조는 청둥오리 2조는 흰뺨검둥오리 이런 식으로 해서 개체수를 세어보게 했습니다.
아주 열심히 하는 아이들 빼고는 대부분 세지를 못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이렇게 많은 새들이 뭉쳐있으면 어떻게 세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고양환경운동연합.
새들을 보다가 다시 불안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약간 애매하긴 하지만 2차 신호가 왔다는걸 직감한 나는 내 짐을 선생님 한 분께 맡기고
친환경..무슨 사업소에 들어가 일을 봤습니다.
아까보다 훨~씬 시원하게 마무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설사가 대량으로 나옵니다.
이건 좀 몇시간 전 전철 타고가는 도중 엄마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그래서 답장으로 엄마가 아침에 준 찬밥 때문인지 배가 아파.. 라고 보냈더니
엄마는 어제 내가 아침에 라면, 점심에 라면 줄창 라면맘 먹었다고 합니다.
듣고보니 또 그렇습니다. 최근에 라면만 먹은 기억밖에 없습니다.
다음부터는 중요한 일정 전에는 절대 과식을 하지 않으리라- 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원앙 1마리와 넓적부리 1마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다르게 생긴 오리를 찾아내시면 됩니다.
그때 하늘 위로 독수리가 지나가자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홍머리오리 암컷)
홍머리오리가 3마리 정도 있었고 논병아리 1마리 비오리 1마리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등이 있었다고 해요.
그 다음 여기서 오리들을 실컷 보고
황희선생 유적지(?) 를 갔습니다. 예전에 내가 4학년 때 처음으로 새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었던 장소입니다.
이곳엔 독수리와 흰꼬리수리가 있는데 먹이를 안 주니 독수리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 아이는 멀미를 해서 잘 걷지도 못 합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어찌 할련지.. 진행하는 어른들이 도와서 걷습니다.
입장료도 받습니다. 소인 (단체) 200원.
한 마리도 없네요.
앗 그러다가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는 독수리 2마리 발견.
먹을게 없는지 광활한 범위를 매일매일 순찰 돌듯 날고 있는 독수리들.
되새.
단체사진을 찍고 나서
작은 새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처음엔 뭔가 했는데 되새였군요.
새가 없어 모두 차를 타고 밥을 먹으러 갑니다. 어느새 1시가 훌쩍 넘었네요.
식당 앞에 논이 있는데 그곳에 큰기러기들과 쇠기러기 3마리가 앉아있었습니다. 밥 먹으러 가는 길에 잠시 찍었고
다시 밥을 먹고 돌아와서 찍었습니다.
식당에는 박평수위원장님이 기다리고 있었고 다 같이 맛있는 밥을 먹었습니다. 근데 무지무지 많은 양의 음식이 나와
도무지 다 못 먹겠습니다. 위원장님이 음식 남기시는거 싫어 하시는데 이건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밥을 다 먹고 나와서 위원장님이 다음에 할 일있냐고 물어보십니다.
나는 속으로 "아싸~ 어디 같이 데려가주시나보다." 하고 아무 일정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아무일정이 없긴 없습니다.)
위원장님이 같이 개명산에 가자고 했습니다. 나는 당연~히 같이 간다 했고
애들은 버스를 타고 덕양구청으로 돌아가고 박평수 위원장님, 김동현 선생님, 나 는 다른 한 차를 타고 다시 기러기들을 찍었습니다.
(여기서 부터 위원장님 차 안에서 찍은 사진들)
김동현 선생님 께서 저 오리와 기러기들을 같이 찍으라고 해서 찍었습니다. 뭐 때문에 찍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찍었습니다.
먹이가 없어서..? 풀썩 주저 않은 기러기들이 이곳뿐만 아니라 파주 공릉천쪽에서도 자주 보입니다.
어딘가 한쪽 발이 다친 녀석.
푸드덕 푸드덕 잘 날아가지도 못 합니다. 그래서 위원장님이 저걸 못 잡나? 라고 하니 김동현선생님은 차라리 안 잡는게 낫다고 합니다.
저렇게 살아가는 동안만큼이라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사는게 낫다고 하시는 군요.
날아보긴 하지만.
얼마 못 가서 철푸턱-
다른 기러기들.
김동현선생님도 은근히 사진 욕심이 있으신지 박평수위원장님께 부탁하여 자동차를 가까이 갔습니다.
물론 선생님도 위원장님도 기러기들이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레 다가갔지만
결과는?
날아갔죠.
이런 곳에 왜 있는지.. 닭시체
그나저나 조류독감은 가축에서 나온다 하지 않았나..? 불아하네요. 여기도
아까 그 발다친 녀석
죽을 힘을 다 쓰는 건지 열심히 날아갑니다.
가까이 가서 봅니다.
논 밭에 들어갔다는 이유는 기러기들이 이미 날아갔다는 뜻이 되겠지요?
김동현 선생님 카메라는 정말 독특합니다. 공기총 개머리판과 필드스코프와 카메라를 조합해 망원 카메라를 만드셨습니다.
일단 다시 차를 타고 덕양구청으로 가서
여러 어른들과 함께 개명산으로 갔습니다.
이곳 고양환경운동연합에서 하는 탐조는 언제나 시간이 짧아 아쉽지만 이곳 사람들이 워낙 바쁘신 모양인지 어쩔수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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