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4. 22:20ㆍ탐조/2011년
4월 3일 공릉천 (수리부엉이)
이번 탐조는 학교 사람들과 같이 탐조를 하려고 홈피 게시판에 글을 올려봤지만
같이 탐조 하러 온 사람은 딸랑 한 사람이였다. (사실 한 명도 안 올꺼라 생각했는데 한명은 와줬다.)
다른 사람도 새들을 볼 수 있게 무거운 필드스코프와 삼각대, 카메라들을 들고 공릉천으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렸는데
눈 앞에서 타야 할 버스를 놓쳤다.
음..그래서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
(박새)
버스를 놓치고 나서 버스 기다리는 동안 근처에 보이는 박새를 찍었다.
이런 인근 주변에 사는 작은 새들은 날아가지 않아 좋다.
공릉천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커다란 고목나무 쪽에서 후투티 2마리를 발견했다.
그 고목나무에는 커다란 나무구멍도 있어서 어쩌면 이 곳에 번식을 할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후투티가 보인 다는 것은 아쉽지만 겨울철새는 떠나고 여름철새가 찾아온 다는 얘기다.
필드스코프로 강변의 오리들을 보았지만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그 외엔 보이는 오리가 없었다.
어떤 포식자의 똥.
삵의 시체를 발견하고 나서는 삵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SLR클럽 사이트에도 삵 사진이 안 올라와서 걱정됬는데
삵이 똥인지 아닌 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똥이라도 보여서 다행이다.
필드스코프로 민물가마우지들을 관찰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다 날아가버려서
왜 그러나-? 하고 보니 저기서 사진을 찍고 계신 분이 있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저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닌 다는 것.
나 말고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탐조 하는 사람은 처음이다.
논밭에 쇠기러기들이 보인다.
한참동안 걸어봐도 새가 안 보였는데 이렇게 쇠기러기가 보이니 어쩌나 반가운지...
필드스코프로 특이한 기러기가 있나 살펴보았지만 모두 평범한 쇠기러기들이였다.
영천갑문 앞 쪽의 민물가마우지.
여기서 간단하게 빵을 나눠먹고 필드스코프로 오리를 보니
고방오리 한 마리가 보인다.
이젠 여름철새들이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구나..
검은딱새 수컷도 보인다.
처음보는 새인데
붉은뺨멧새로 보인다.
사진에는 잘 안 나왔지만 필드스코프로 봤을 때 붉은뺨멧새였다.
또 한참을 걷다가 까치가 무언가를 쪼아 먹고 있어서
뭘 먹는거지? 하고 확인하려고 멈춰서자 뒷 쪽에서 바스락 바스락 갈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고개를 돌려 소리의 정체를 확인해보니 족제비의 꼬리가 갈대 사이로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족제비다! 족제비!" 했지만.. 이미 족제미는 사라지고 나서라 친구는 보지 못 했다.
송촌교를 지나고
오늘도 원앙이 있을까 찾아봤는데 넓적부리 한 쌍이 보였다.
(넓적부리 수컷)
재두루미 처럼 이동중인 철새를 만나길 기원했지만 그런 새들은 보이지 않고 탐조는 시시하고 허무하게 끝났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지만..
또 정류장 족으로 가다가 바로 앞에서 버스를 놓쳤다.
에이~ 버스도 놓쳤는데 수리부엉이나 보러 가야겠다. 하고 편의점에서 음료수 3병을 사고 (2+1 행사)
친구는 오늘 탐조에 매우 실망했는지 바로 집으로 가고 나는 수리부엉이를 갔다.
수리부엉이 절벽 입구에 도착하자 하얀 차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쌍안경을 꺼내 들고 절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어디서 익숙한..... 누구지?
누구지..? 누구지..? 하다가 얼굴을 보고는 바로 떠올랐다.
2010년에... 6월쯤인가? 수리부엉이 새끼가 잠 자고 있는데 소리를 지르고 깨우고 박수 치면서 사진을 찍는 걸 나에게 들켜서
내가 그 당시 흥분을 잘 못 갈아앉히고 언성 높이고 대판(?) 말 다툼 했던 할아버지였다.
물론 지금은 서로에게 적대심을 보이지 않으며 인사를 했다.
그 당시에는 머리카락이 길었는데 지금은 머리카락을 잘라서 처음에는 못 알아보는 눈치였다.
나는 절벽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수리부엉이를 발견했다.
정말 오래간만이였다.
(고개를 돌리고 있는 수리부엉이)
나는 필드스코프로 수리부엉이를 보고 그 할아버지는 철책 안 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예전에 나랑 다퉜던 일이 떠오르는지 왔다갔다 하다가
높은 바위에 걸터 앉아 한동안 그렇게 사진을 찍다가
다시 자동차로 돌아갔다.
나는 카메라로 찍기에는 거리가 멀어서
똑딱이 카메라를 필드스코프에다가 갖다대고 사진을 찍어봤다.
역시 익숙치 않는 조작이라 사진은 영~
수리부엉이를 꾸벅 꾸벅 졸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그 할아버지는 대포 렌즈를 들고 다시 올라왔다.
그리고는 다시 그 바위에 걸터 앉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 수리부엉이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면 좋겠다 싶어
유승마을에 사는 학교 사람 몇명을 부르려고 통화를 여러번 했지만
선생님 한 분만 오셨다.
(필드스코프로 수리부엉이를 보고 계시는 선생님)
그리고 나서 선생님께서 "밥은 먹었냐?" 라고 물어봐서 점심..아직 안 먹었다고 하니 라면을 끓여주시겠다고 해서
라면을 먹고 바로 다시 돌아와서 수리부엉이에게 돌아왔다.
그런데 조금 웃긴 장면을 발견했다.
아까 내가 옆에 있을 때는 얌전히 사진을 찍던 어르신께서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모르고 조그만 돌들을 앞에다가 살짝 살짝 던지고 있으셨다.
저 할아버지가 내 눈치를 보는구나. 하고 소리내서 엄청 웃고 싶었지만
살금살금 소리를 안 내고 할아버지 바로 뒤에 바짝 서서 수리부엉이를 찍었다.
이 할아버지 입장으로써는 좀 부끄러웠을 것이다. 갑자기 뒤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리니까 말이다.
그 할아버지는 돌 던지기를 중단하시고 수리부엉이를 찍었다.
수리부엉이는 여전히 졸고 있었다.
나는 저 크고 비싼 장비를 한번 써보고 싶어서 CF카드를 바꿔 끼어서 찍어보면 안 될까요? 하고 부탁을 했더니
찍어봐도 된다고 하셨다.
내 CF카드를 저 비싼 장비에 삽입하고 딱 그 거대한 카메라를 손으로 만지자 왠지모를... 기분이 매우 좋았다.
마치 내꺼라도 된 듯이.
카메라 셔터 버튼을 누르자
촤라라라락~ 우와~ 연사소리 끝내준다.
대신 카메라와 대포렌즈가 연사가 되면서 마구 위 아래로 흔들려서 왼손으로 지긋이 렌즈를 눌러줘야 했다.
(이건 내 카메라로 찍은 사진)
근처에 쇠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으며 활발히 움직이다가 나중에는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내가 이런 장비를 써보다니..
(아래 사진은 위 장비로 찍은 사진)
대포렌즈가 600mm라 거리는 별 차이 없는데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바디였다.
윗 사진을 그대로 확대한 사진인데 내 카메라 같았으면 엄청 흐려지고 형체를 못 알아볼 정도였을 텐데
이 카메라는 확대를 해도 상당히 깔끔하게 나왔다.
쩝~ 부럽긴 부럽다. 대포렌즈는 무거우니까 필요 없고 이 카메라 바디가 살~짝 탐났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늦어서
버스를 타려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또 다시 눈 앞에서 버스를 놓쳐서 다시 수리부엉이를 보러 갔고
파주프리미엄아울렛 구경하러 왔다가 수리부엉이를 보러 온 SLR클럽의 한 중상층 으로 보이는 부부 (선글라스 끼고.. 잘 먹고 사는지 살이 좀 있고)
가 와서 수리부엉이를 찍었다.
나는 왠지 그 자리를 떠나고 싶어서 바로 버스를 타러 갔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날아가는 말똥가리)
카메라에 먼지가 무지무지 많이 끼어있다. 청소를 받으러 가야겠다. 아무튼.
버스를 기다리는데 파주프리미엄 아울렛 때문에 자동차가 무지 무지 많이 지나간다.
프리미엄아울렛 셔틀버스에는 사람들이 꽉 꽉 껴서 가고 있었는데
왠지 사람들의 종류(?)가 보인다.
대부분 썬글라스 끼고 다니는 젊은 연인이 모피 옷 같은게 어울릴 것 같은 아줌마 등...등..
신기한건 모닝 이나 마티즈 이런 소형 차는 단 한 대도 안 보이고 대부분 중형차나 대형차들이였다.
나는 왠지 모르게 이런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빨리 나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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