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0. 19:21ㆍ탐조/2011년
4월 9일 공릉천.
오늘은 아침 일찍 부터 일어나 공릉천에 가보려고 했으나, 이놈의 게으름 때문에 만화책을 읽다가
공릉천 말고도 카메라 AS센터를 들러야 한 다는 것이 기억났다 .
하아... 급히 밖으로 나가 AS센터로 가서 카메라 청소를 맡긴 뒤 공릉천으로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대략 시간을 예상해보니 11시 40분 쯤에 도착할 것 같았다.
평소에 하구 쪽에는 전혀 새들이 보이지 않아서
오늘은 상류쪽에는 새가 있나 없나 보러 갔다.
그리고 공릉천에는 11시 37분에 도착했다.
이제는 도착시간을 예측할 정도로 많이 왔다는 생각에 조금 기분이 좋기도 했다.
(까치)
버스정류장 근처에 검은딱새 수컷이 보여서 가까이 보러 가다가 검은딱새는 날아가고 대신 옆에 있던 까치를 찍었다.
역시 까치는 사람을 봐도 안 날아가는 편이다.
공릉천 상류에 도착하자 공사로 파헤쳐진 흙길 위로 황조롱이 한 마리가 지나갔다.
상류쪽에는 극소수의 쇠오리들과 흰뺨검둥오리 밖에 없었다.
짝찟기 철인지 흰뺨검둥오리들은 2마리 2마리 한 쌍으로 묶어다녓다.
이 공사가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한다는 거였나...?
작년 2,3월달에는 이곳에서 잿빛개구리매 3~6마리가 보였었는데...
올해 상류쪽에서는 한 마리도 안 보였다.
길 앞에 까치들이 날아가지도 않고 여러마리가 앉아있어서 한 장 찍었다.
한참을 걷다가 들고양이를 발견
어느 한 가정집에서 탈출 한 고양이겠지만 사람을 보고 바로 고개를 숙여 몸을 숨긴다.
(후투티)
와~! 후투티다.
후투티는 갑자기 날아와 앉아서는 땅 구멍 이곳 저곳을 부리로 쑤셔박으며 앞으로 걸었다.
나는 저 후투티를 좀 크게 찍고 싶어서 고개를 낮추고 접근하여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고개를 낮추고 접근해서 그런지 다리가 후들후들 흔들리고 숨도 가빠서
안정된 포즈로 찍으려고 무릎을 구부렸다가 후투티가 놀래 앞으로 날아갔다.
나는 후투티를 찾으려고 쭉 걸어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앞에는 무슨 CF를 찍는 건지 예능방송을 찍는건지 촬영무대가 있었다.
안 그래도 체육공원이 있어서 많은 자동차들이 다니는데 오늘은 더 심했다.
저런 곳에 주차를.....
왠지 오늘은 고라니 사체나 삵 시체를 볼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저번에 삵 시체를 발견한 장소에서 별로 멀지 않는 장소에서 들고양이 시체를 발견했다.
시체의 상태도 삵이랑 별로 차이가 나지도 않았다.
이 곳에는 고양이과 동물들이 죽는 공통적인 원인이 있는걸까?
(영천갑문 앞쪽의 민물가마우지들)
겨울철에는 비오리가.
지금은 민물가마우지가 영천갑문 앞 지역을 차지했다.
영천갑문 앞 쪽에는 수면성 오리보다는 잠수성 오리들이 많이 모이는 걸로 봐서는 이 곳 수심이 깊은가 보다.
(청둥오리들)
좀 걷다보니 갯벌 뻘이 있는 곳에 적지않는 오리들이 몇 마리의 민물가마우지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리들은 나의 등장으로 깜짝 놀랐는지 목을 뻗어 경계를 해서 나는 얌전히 앞으로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서 황조롱이를 만났다. 황조롱이는 정지비행을 하면서 점차 낮게 낮게 날다가 내 눈높이 까지 낮게 날아왔다. 거리도 아주 가까웠다.
나는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자 황조롱이는 날아갔다.
그리고 또 한~참을 걷다가 아까 그 황조롱이를 다시 만났다. 이번에도 정지비행을 하다가 뭔가를 콱! 덮치고는 그대로 날아가버렸다.
(방울새들)
아까 새가 안 보이고 한참을 걷는 도중.
여기 있는 쓰레기라도 줏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에 있는 검은망을 줏어서 가방 끈에 대충 묶고 근처에 보이는 쓰레기들을 줏었다.
날카로운 유리병들은 담지 못 하고 캔들은 밟아넣고 페트병은 밟아서 납작하게 만든 후 넣었다.
어떤 사람은 여기다가 포도즙과 배즙을 상자 체로 버려놔서 그걸 담아넣었더니 쓰레기 망이 너무 무거워졌다.
너무 무거워서 그런지 가방 끈도 자꾸만 끊켰다.
나중에는 낑낑 대며 "내가 이걸 왜 했지?" 라는 생각 까지 들었다. 가방에 묶을 수 없어서 손으로 들고 다녔다.
영천갑문에 쓰레기 버리는 곳이 있지만 그곳은 너무 멀었다.
다음에 보면 버려야겠다. 하고 송촌교 옆에다가 쓰레기를 두었다.
이곳엔 내가 둔 쓰레기 말고도 다른 쓰레기들이 많았다.
송촌교 위에서 왜가리하고 다른 오리들을 살펴봤다.
왠지 이 곳에 발구지가 있을 것 만 같았다.
(저 멀리 흰뺨검둥오리와 넓적부리 수컷 한 마리)
오늘은 나에게 뭔가 있나? 정말 감이 좋았다.
발구지를 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을 뿐인데 정말로 저 멀리 발구지 2마리가 있었다.
발구지를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
갈대밭 속으로 내려와 천천히 접근했다.
어떤 갈대는 두꺼웠고 어떤 갈대는 얇았다. 이렇게 두 종류로 서로 섞여있지 않고 나뉘어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일단 카메라 가방은 불편하여 근처에 두고 한 걸을 걸을 때마다 누워있는 갈대밭 때문에
바그작 바그작 소리가 크게 들렸다.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어서 오리들을 살펴봤다.
(쉬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갈대 밭 사이로 오리들의 모습이 조금 씩 보였다. 아주 편안하게 다들 쉬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가까이서 발구지를 볼 수 있을까 살피다가 들키지 않고 그럴 방법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괜히 가까이서 보겠다고 접근해서 날리는 것보다 지금 저렇게 편안하게 쉬고 있는 오리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만 돌아가야지 하고 돌아가는 순간. 갈대 하나를 제대로 밟아서 빠그작- 소리가 났다.
오리들은 일제히 목을 들어 꽉 꽉 꽉 거렸다.
에그- 나는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혹시 칡부엉이가 그대로 있을까? 하고 칡부엉이가 있는 쪽으로 갔다.
(날아가는 민물가마우지)
민물가마우지들이 의외로 겁쟁이여서 사람하고 멀리 있어도 쉽게 쉽게 날았다.
(깜짝이야!)
갑자기 갈대가 좌우로 흔들리며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으로 쳐다보다가 뭐가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르니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요란하게 꿩 3마리가 뛰쳐나와 잠깐 움찔! 하고 놀랬지만 카메라를 허리춤에 끼고 있는 상태에서 셔터버튼을 눌렀다.
예전 같았으면 놀래가지구 악! 비명을 질렀겠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익숙해졌는지 비명이 목 밖으로 나올려다가 말았다.
(저 멀리 하얀물체)
앗-! 저어새다~
사실 오늘 탐조 목적은 흰점찌르레기하고 저어새를 보기 위해서였다. 저어새가 공릉천에 와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나는 저어새를 보러 몇 발자국 뛰다가 내가 뛰는 모습을 보고 다른 민물가마우지나 오리들이 놀라며 날아가서 다시 걸었다.
앞에 한국농어촌공사 물 배수지(?) 에 중대백로가 근사하게 앉아있어서
천천히 카메라로 노렸는데 백로류들이 예민해서 그냥 날아가버렸다.
백로가 날아가자 바로 내 밑에서 원앙 한 쌍이 쫄레 쫄레 걸어나왔다.
지지난주에도 이 장소에서 원앙 한 쌍을 봤는데 녀석들이 아직 그대로 있어줬었다.
원앙도 나도 서로 놀래서 일단 몸을 숨겼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내밀어 원앙을 찍었다.
원앙 부부는 신기하게도 날아가지 않고 오리걸음으로 뒤뚱 뒤뚱 걸어서 도망갔다.
오리궁둥이가 씰룩 씰룩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무척 귀여웠다.
원앙이 어느정도 도망가고 나서 나는 이제 다시 저어새를 보러 가야겠다. 하고 저어새를 보러갔다.
아까보다 더 가까이서 보니 저어새가 확실했다.
(쉬고 있는 저어새)
하지만 이쪽 강둑에서는 갈대에 가려 저어새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저어새도 봤고 원앙도 봤으니 집으로 가려고 버스 정류장 쪽으로 가는 길에 다시 원앙을 만났다.
원앙은 어느정도 걷다가 이 정도 거리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저 자리에서 뭔가를 줏어먹으면서 먹이활동을 했다.
원앙이 사람한테 예민한 새가 아닌가 보다.
(방울새들)
이미 시간도 많이 지났고 체력은 거의 바닥이였다. 하지만 반대편 강둑 까지 다시 걸어간다면 저 저어새를 꽤나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반대편 강둑 까지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반대편 강둑 까지 걸어가고 나면 해가 거의 져갈 것이고 그럼 집으로 다시 돌아가면 너무 늦은 시간이 되서 하는 수 없이 부모님을 부르기로 했다.
(방울새)
일단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와주실수 있냐고 물어보니 다행히 와주신다고 하셨다.
이 곳이 최근 파주프리미엄아울렛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면 자유로가 막히기 때문에
부모님의 차를 타고 샛길로 가면 훨씬 빨리 갈수 있기도 했다.
마침 부모님께서도 어디 갔다오는 길이라 오는데 2,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셨다.
나는 저어새를 보러 다시 영천갑문으로 오게 되었다.
민물가마우지들은 여전히 이 곳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겨울철새인 쇠기러기떼가 보인다.
한~참을 걸어서 저어새가 있는 곳에 거의 도착했을 때
내 뒤에서 동남아계 외국인 2명이 타고 있는 오토바이가 앞질러 가더니 저어새 쪽으로 갔다.
그리고 나서 저어새가 있던 곳에서 쇠백로 2마리가 내 쪽으로 날아왔다.
설마...설마...
저~기 저 멀리 꼭 저어새 처럼 보이는 새가 날아가는게 보였다.
아 진짜..이건 아닌데...
설마설마 하고 저어새가 있던 장소에 가보니 새가 한 마리도 없었다.
왜가리, 백로 종류는 다 날아가고 없었다.
밉습니다...ㅜ
(민물가마우지)
나는 다시 저어새가 날아간 방향으로 쫓아갔다.
갈대 밭에 공릉천이 가려 저어새가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갈대 밭 속으로 들어가서 어디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갈대밭 속으로 들어가는 도중. 어떤 새의 날개를 발견했는데 무슨 새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멧비둘기겠지.
갈대밭을 지나 저어새가 어디있나 확인 하려고 했지만 도중에 물이 흐르고 있어 포기하고 도중에 돌아와야했다.
그렇게 나는 또 한참을 걸어 송촌교로 돌아왔다.
(쇠기러기)
쇠기러기 한 무리가 내 머리 위를 지나가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방향을 틀어 날아갔다.
아까 발구지가 있던 장소를 보니 발구지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민물가마우지)
송촌교 위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걸어다니면서 부모님 차를 기다렸다.
잠시 후 왠 왜가리가 내 쪽으로 날아오더니.
바로 내 아래에 앉아 몇 걸음 걷다가
갑자기 회들짝! 놀라더니 몇 십m 밖으로 물러서서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한참을 송촌교에서 부모님을 기다리다가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다.
7시 쯤에다 도착 하실 것 같다 하셔서 수리부엉이나 보러 가야겠다 싶어 수리부엉이 바위 절벽 까지 걸어갔다.
하지만 날씨도 어두워지고 수리부엉이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 바위에나 앉아서 쉬다가
7시 경에 부모님이 도착하여 차를 타고 꽉 막히는 자유로를 피해 샛길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는 도중에 아까 내가 두고왔던 쓰레기를 들고 탔다. 집으로 가서 분리수거를 할 생각이였다.
그리고 다시 차에 탔는데 공릉천 갈대 밭에서 고라니를 발견했다.
잠시 차를 세워 사진을 찍다가 뒤에서 오는 자동차 때문에 앞으로 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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