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31. 23:39ㆍ탐조/2013년
3월 25일 장항습지
..... 하하
오늘은 뭐가 단단히도 꼬이는 날이였나보다.
시작부터 그랬다.
여기 소대가 바뀌었는지 원래는 안 그랬는데 오늘은 차량이 등록 안 되어있다고 차 두고 걸어가라고 하는 바람에
이 장항습지를 걸어다니게 생겼다.
원래부터 걸어다니는 건 내 특기였지만 장항습지는 걸어서 다 둘러보기엔 너무 넓다.
아놔.... 이거 기분 좋구만 그래
아직도 떠나지 않은 재두루미가 있네..?
새매..? 뭘까 했는데 참매 유조 같다고 한다.
나야 참매를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니까 그런가보다 해야지.
참매는 좀 더 큰 새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구나.
날아가는 가마우지들
오.. 아직도 흰꼬리수리 1마리가 남아있다.
얘 덕분에 뻘 뒤에 가려 안 보이던 기러기들도 보고..
햐... 이렇게 많은 기러기들이 아직도 남아있었구나
저 멀리 아지랑이 때문에 잘 안 보이지만 엄청 많은 기러기들.
겨울철새들도 다 떠나고 슬슬 여름철새들이 올 때이니 오늘부터 장항습지 버드나무 군락 안 쪽을 조사하신다고 한다.
나무 엄청 빽빽하네
오늘은 아주대에서 포유류 조사를 하러 나온 분들이 있어서 그 분들과 함께 동행해야 했기에 조사 진행이 많이 지체되었다. (똥 줍느라)
나중에는 나 혼자 떨어져 숲 속을 걸어다녔다. 어디서 만나자고 정하지도 않고....
그냥 걷다보면 다시 만날 꺼라 생각했지.
쇠박새
버드나무 군락 안 에는 아직 새들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조그만 참새목 새들이 대부분.
북방검은머리쑥새. . 아직도 있네
이제 봄이다 이거지? 초록 색 풀도 자라고...
어휴 쓰레기가 엄청나다.
다행히 아직은 뻘이 굳어있어서 발이 빠지지 않고 건넜다.
....ㅡㅡ
이걸 어떻게 치우니
갯골이 많다.
건널 때마다 발 빠질까봐 조심조심.
누군가 매번 왔다갔다하는 듯.
길 위에 사람이 지나간 흔적도 나아있고 이렇게 다리까지 놓여있다.
뭐야 이건..?
쑥새
오색딱따구리
노랑턱멧새
쇠딱따구리..
별거 없구만..
일행분들과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서 통화를 했는데...
숲 속이라 내가 어디 쯤 왔는지 모르겠고...
일단 길로 나오기로 했다. 길로 나오기로 했는데....
길로 갈 길이 없네
후...... 아 몰라...
내가 어딘지 더 이상 묻지 마라.....
그냥 최대한 갈대들을 꺽지 않고 밀고 나가는 수 밖에 없었다.
일단 길로 나오긴 나왔고...
길 잘 찾아서 잘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날 확성기로 부르는 군인.
누구냐... 신원확인하고
어디서 왔냐.. 신원확인하고
누구랑 같이 왔냐.. 신원확인하고
지금 왜 여기있냐... 등
기달려 달라 기달려 달라 확인해야한다. 지시를 기다려야한다.
사람을 잡아세우더니...
길 따라 오른 쪽 길로 쭉 걸어서 장항 철책 쪽으로 걸어가면 된다고 한다.
그 쪽으로 가면 된다고..?
일행들과는 킨텍스IC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그 약속장소인 킨텍스 IC에 잘 도착해놓고 잘 못 표기된 듯한 도로 표지판을 보고 장항 IC로 착각 + 군인이 돌아가라는 말에 왔던 길로 발길을 돌렸다.
계속 묵묵히 길만 걷던 도중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어 일행에게 전화를 걸고..
다시 약속장소로 돌아가려는데 이번엔 다른 군인이 지금은 훈련 중이라고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고
그럼 내 일행은 지금 훈련장소에 있는데 일행은 안 빼내고 나는 왜 못 들어가게 하나.
옆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훈련하고 있다는데 왜 못 가게 하느냐...
제대로 된 설명이나 반박도 못 하면서 일단 무조건 기다려달라 움직이지 말아달라.
어후....
나도 몇 년 뒤면 군인이 되겠지만...
비행하는 기러기들.
앉으려다가 날고 강변에 갔다가 다시 논밭에 앉으려다가 날고
평소랑은 다르게 매우 안절부절 못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왜 저러나 싶었는데
아마 먼 장거리 비행을 위한 워밍업이 아닌가 싶다.
뭔가가 기러기를 잡아먹은 흔적.
일행들과는 아무튼 나중에 만나게 되고... .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서 조사는 끝이다.
욕이 다 나오더라
뭔가가 고라니를 잡아먹은 흔적.
다리 3개 발견하고 털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그러곤 갈대 밭 쪽으로 끌고간 흔적이.
사냥한 건 삵.
그 후 사체를 먹은 건 너구리?
어... 재두루미가 더 있네?
우리가 숲 속에서 헛고생을 하고 있을 때 31마리가 관찰되었다고.... 좀 늦게 북상하는 녀석들인 듯
기러기들이 왠일로 잠시 앉았다가
또 금방 날아오른다.
일주일 안에 다 떠날 듯.
걷다가 발견한 한 새 사체.
너무 뭉개져서 알아보지도 못 하겠네.
붉은머리오목눈이 같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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