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동네공원, 공릉천, 돌곶이습지

2013. 4. 22. 15:15탐조/2013년




4월 17일 동네공원, 공릉천 






물 웅덩이에 모이는 새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집에서 돗자리를 가져와 급...가림막을 만들었다. 

위장텐트를 잃어버리고 나니까 그냥 주변에 있는 아무거나로 막 만들게 되는구나.. 



뒤는 뻥 뚫려있는데.... 한 15분 동안 안에 들어가서 새를 기다리다가. 

뭔가 한참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낮다. 

내가 호빗도 아니고 이런 곳에서 어떻게 새를 기다릴 수가 있냐. 

허리가 접혀가지고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새를 한번 기다리려면 적어도 몇 십분은 있어야하는데 이런 장소에서는 도저히 그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서 다시 짓기로 했다. 



허리만 필 수 있으면 좋은데... 

맨 처음에 만들었던 것은 근처 잘라놓은 나뭇가지들을 하나씩만 가져와서 지었으나... 



이번엔 좀 더 쌓아서 높이를 올렸다. 음. 좋아 좋아



음음 좋아 좋아. 

아까보다 훨씬 낫다. 

뒤는 그 날 입고 온 잠바를 묶어서 가리면 된다. 



허리도 필 수 있고 아주 좋다. 불편한 점이 하나도 없다. 

전에 위장텐트는 사우나에 들어간 것 처럼 쪄 죽는 줄 알았는데 이건 바람도 휭휭 통하고 아주 좋다. 음음 



위장텐트를 잃어버린 뼈아픈 교훈을 통해.... 앞으론 이런 거라도 붙여야지... 



정면은 전혀 자연스러운 색깔이 아니지만... 새를 보는데는 문제 없을 것이다. 

위장막을 막 만들었는데 새들이 바로 날아올리가 없다. 이 낯설은 것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테니 그 동안 돌아다니면서 조사하기로. 



되지빠귀 수컷. 



오~~  큰유리새다. 



와 정말 잘 날아다닌다. 왜 이름이 Flyicatcher 인지 알겠다.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이 녀석이 정지비행을 하며 벌레 무는 장면을 찍을 수도 있었는데..!! 흐미 아깝다.. 



유리딱새 암컷. 이제 수컷은 안 보이네. 떠났나.. 



얘는 당연히 큰유리새 암컷이겠지? 



쇠딱따구리. 



솔새류 새 한 마리.. 



되지빠귀 수컷. 



큰유리새.. 꽤 많이 왔다. 여기저기 보이네 

얘네들도 며칠 씩 머물러주려나? 



비행 장면은 역시 찍기가 너무 힘들다! 

아깝다.. 사냥하는 장면. 



오후에는 PGA습지생태연구소와 공릉천에 새를 보러 가기로 했다.. 



공릉천의 황조롱이. 


차를 가져와서 차를 타고 편안히 조사할 줄 알았는데.... 여기 공릉천 걷는데 두 시간 정도 밖에 안 걸린다고 말하니 걷기로 했다. 허허허 



저거 저어새 같은데? ㅎㅎ



이 계절에.. 오리류는 별로 볼 만한 애들이 없지.. 



메추라기. 



민물가마우지.. 



촉새 



어 왜 날아가 



이 사람 때문은 아니지만... 혹시나 싶어 카메라로 살펴보니 돌을 던지는 아저씨놈. 



목욕하는 저어새. 

이 기간에 저어새 1, 2마리가 항상 이 곳에 오지... 위장텐트라도 있으면 가까이서 노려볼텐데. 

2010년 때만 해도 5마리 정도는 있었는데.. 이제는 매번 같은 녀석이 온다. 



바람에 날리는 저어새 머리깃이 너무 매력적인 것 같다. 

더 가까이서 더 자세히 보고 싶은 새... 



어.. 왜 날아가.. 



칡부엉이가 있던 자리... 나참.. 이젠 훤히 보이네 



칡부엉이다! 아직 있구나..

사람들 때문에 풀 숲에 잘 가려지는 장소로 자리를 옮겼나보다. 

정말 많이 예민해진 듯. 

쿨쿨 자야할 시간에 두 눈 부릅뜨고 쳐다본다. 



공릉천 풍경. 

스윈호오목눈이 소리는 들었지만 찾는데는 실패. 


깝작도요.. 많네 



논병아리 완전 여름깃. 



저어새다. 



오..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예전엔 그냥 막 날아갔는데... 



길과 강이 가까워서 사람들한테 익숙해진 듯.. 참 다행이다. 

근데 아까 그 아저씨 같은 사람 만나면 또 다시 경계심이 강해지겠지... 





어?!? 고라니가 죽어있다..!  하고 다가가서 봤더니 소. 

왜 소를 이렇게 버렸지? 

원래 죽은 가축을 이렇게 아무데나 막 버려도 문제가 없나? 

혹시 약을 탄 건 아니겠지... 너구리 오늘 밤에 배부르겠네 



북방검은머리쑥새.. 니들 왜 아직도 있니 



아..!! 삵!!!

PGA 이상연 쌤이 길 위에 저게 뭐냐고 하시다가 저거 삵 아냐? 하면서 뒤늦게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이미 풀 숲으로 이동한 상태. 

나는 다른 곳을 보느라 못 봤는데... 길 위에 사람이 있어도 그냥 걸어다니길레 개 인 줄 알았다고 했다. 마침 뒤에 트럭이 있어서 그 트럭 아저씨 개인 줄... 


나는 공릉천에서 삵으 사체를 발견한 이후 삵을 단 한번도 보질 못 해서 삵이 아직 공릉천에 남아있나 무척이나 확인하고 싶은 상태였다. 물론 딸랑 1마리가 공릉천에 있을거라곤 생각 안 했지만... 

이거는 꼭 확인해보고 넘어가야할 문제일 듯 싶어서 우리는 풀 숲에서 삵이 나오길 기다렸다. 

주변이 다 불타서 삵이 들어간 풀 숲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조만간 나올꺼라 예상하고 카메라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  좀 늦었다. 갑자기 후다닥 삵이 뛰어 다른 풀 숲으로 들어갔다. 뛰는 속도가 은근히 뒤뚱뒤뚱 느렸는데... 아쉽다. 

그러나 삵이 아직 공릉천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PGA 이상연 쌤은 못 찍어서 아쉽다고 했지만 나는 몇 분간 실실 웃음만 나왔다. 


아까 저 소 죽은거 앞에다가 위장막 펼치고 기다리면 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 정말 위장텐트 하나 빨리 장만해야겠다... 


그나저나 이 쌤은 저번 산남습지에 가서도 삵을 보셨다는데... 삵을 정말 자주 보시는 듯... 난 몇 년만에 봤네...



청다리도요. 



새도 별로 없는 공릉천을 떠나서 편의점에 들어가 각자 음료수 한병으로 목을 채웠다. 

하- 요즘 정말 날씨가 추워졌다 더워졌다 아주 이상한 날씨를 반복하는데 오늘은 더운 날이였다. 

목말라 죽는 줄 알았네 


편의점 온 김에 돌곶이습지에나 들러봐야지. 



아직 기러기들이 남아있었다. 

뭐 여기 한강에서 여름을 나던 녀석도 있었는데.. 개리는 없다. 사실 개리 보려고 왔는데.. .



강 중심에 모인 왜가리와 백로들. 



발구지 한 쌍이 있다. 



넓적부리도 많고.. 



쇠오리들도 많다.. 


여기만큼 새 보기 좋은 곳이 없는데 좀 주변이 펜스로 둘러쳐져서 겨울철새들의 휴식이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디에 문의하면 될까.. 여기야말로 진짜 생태공원? 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인데.. 

사람들이 함부로 못 들어가게 펜스치고 관찰대 만들어놓으면.. 겨울에 정말 인기 짱일텐데 여기... 

사람들이 자연에 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