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 23:08ㆍ탐조/2013년
10월 31일 장월평천 (금눈쇠올빼미)
돌곶이습지에 잠을 자러 기러기나 노랑부리저어새가 몇 마리나 올려나.. 궁금하여 돌곶이습지로 향했다.
어어.... 저게 뭐지? 돌이야? 올빼미야?
씽씽 달리던 자전거를 급하게 멈추고 쌍안경을 꺼내 살펴보았다.
맨 눈으로 보았을 땐 저게 툭 튀어나온 돌인지 새인지 분간이 안 갔는데 올빼미가 확실하다.
쇠부엉인가? 금눈쇠올빼미인가? 내가 쇠부엉이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쇠부엉이도 엄청 조그맣다는데...
뭔가를 노려보더니 내리덮쳤다. 근처에 쥐가 많나보네. 아무튼 금눈쇠올빼미가 확실하구나!!! 옳타쿠나!!!
목적지를 돌곶이습지에서 건너편 하천으로 급 변경이다.
건너편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지?!?!
다리가 나올 때까지 무작정 미친듯이 페달을 밟았다. 허벅지 터지는 줄 알았네...
하천을 중간에 넘을 수 있는 다리는 끝까지 안 나오고 결국 하천이 한강과 연결되는 출판단지까지 도착해서야 건너편 길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제 다시 금눈쇠올빼미가 있는 곳 까지 가야하는데...
이 건너편 길은 풀숲에다가 비포장에다가... 산악자전거가 아닌 하이브리드 자전거 같이 얇은 타이어를 가진 자전거를 샀으면 큰일날 뻔했다.
이 길 완전.. 헬....
앗.... 게다가 길마저 끊켰다.
여기서부턴 걸어서 접근해야했다.
옳지! 아직 그대로 있구나. 돌무더기 위에 앉아있는 녀석이 한 눈에 보인다.
아 그리고 저쪽은 공사 중이라 이쪽으로 오려면 애초에 이 울퉁불퉁 비포장길로 올 수 밖에 없었네. 저쪽으로 들어가면 제지당하겠지.
뭐 이런 공사장에... 와있냐.. 이곳이 안정적인 서식지가 될 수 있을 거 같지 않은데... 포크레인이 좀 더 윗 쪽으로 와서 작업하면 얘 떠날 거 같은데..
이 순간을 위해서 내가 며칠간 얼마나 뻘짓을 했는지..!
녀석의 시야 안에 들어왔다. 어떻게 접근해야....
(여유있게 스트레칭하는 금눈쇠올빼미)
몸을 가릴 곳이 없어서 대놓고 접근하는 수밖에 없는 대신에
녀석이 안 보고 있는 틈을 타서 접근하면 문제 없다.
앉은뱅이 자세로 조금 씩 조금 씩
정말 말 그대로 무궁화꽃이피웠습니다 게임.
저소음셔터모드로 바꾸는 것도 잊지 않는다. 어제 저어새를 날리게 되면서 배운 교훈.
등산하시는 어르신 포즈.
최대한 접근할 수 있을만큼 가까이 접근했다.
귀염 터진다. 진짜...
뭔가를 노리는 눈빛.
다시 스트레칭.
이제 곧 밤이니 몸을 풀어놓은다.
녀석은 다른 올빼미과들과는 달리 낮에도 활동하는 녀석이라 다른 올빼미과의 새들에 비해 꽤나 활발히 움직이는 편이다.
기지개를 피고는.... 건너편 돌무더기로 휘리릭 날아갔다.
뭔가를 사냥한 거라면 입에 물고 원래 앉았던 자리로 다시 돌아올 확률이 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렸다.
그러나 녀석은 나타나지 않았고...
어디로 날아갔나 찾아보기 위해 움직이자 그제서야 돌아왔다. 뭔가에 많이 놀란 표정. 아.. 좀만 더 기다릴 껄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2라운드 시작
너무 가까워서 심지어 눈에 초점이 안 맞고...
1000분의 1로 찍었는데도 잘 안 잡히네... 얘 움직임이 정말 빠르구나.
옆에 있는 바위에 앉았다.
지금까지 사진 실컷 찍었으니 여기서부턴 그저 바라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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