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6. 20:09ㆍ탐조/2013년
11월 5일 장월평천 (금눈쇠올빼미)
새로 얻은 위장텐트를 연습으로 사용할 겸 돌곶이습지(파주 유수지)로 가던 중 혹시 금눈쇠올빼미가 있나 잠시 둘러봤다.
여기서 낚시를 하시는 분이....
아 있다..! 비 온 날에는 안 보이더만...
몸털기.
특히 기지개할 때는 나한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졸리구나..ㅋㅋ
응? 뭔가를 노려보고 있길레 봤더니..
워..! 누룩뱀..!
혹시 사냥하려나? 사냥장면을 찍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급흥분 했으나. (뱀아 미안...)
쳐다만 볼 뿐 누룩뱀은 유유히 돌 틈 사이로 들어갔다.
내가 있어서 사냥을 안 했던걸까.. 나 덕분에 산 줄 알아라.
긁고
하품하고
좀 오래 기다리다보면 재미난 행동들이 많이 볼 수 있었다. (스트레칭, 하품 등..)
얘는 봐도 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헝..
스트레칭.
긁고
귀...귀엽......
하품하고
깃고르고
응? 왜 갑자기 놀래지?
"뀩!"
짧고 높은 음을 한번 내더니 뒤에 있는 돌무더기로 날아갔다.
여전히 놀란 표정.
헉.!!!!
바로 내 머리 위에서 엄청난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새매였다. 순식간에 나타난 새매가 금눈쇠올빼미를 향하여 발톱을 내보였으나 간발의 차이로.... 살았다..
덮쳤다!
사실 현장에서 보고 있을 때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금눈이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되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놓친건가? 다시 한번 날아올라서 싸이드를 노린다.
어딘가에 고정된 저 맹금류 특유의 시선. 저기에 금눈쇠올빼미가 있나보다.
굴 안에 숨었는지 내려 앉아서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결국 날아올랐다.
꼭 멋진 장면 나오면 흔들려.....
새매가 날아간 후 사진을 확대해서 몇 번이나 계속 확인했다.
저 녀석 발에 금눈쇠올빼미가 달린건지... 아님 안 달려서 살아있는건지.. 햇빛 때문에 LCD 화면이 잘 안 보였지만.
금눈쇠올빼미가 잡히지 않았다는 정도는 알아보았다.
근데 녀석이 어지간히 놀랐는지 도대체 어디 숨은건지... 보이지 않아서 진정할 때까지 나는 돌곶이 습지에 위장텐트 써보러...
(갈대 숲 안쪽으로 들어가는 기러기들.)
위장텐트 써봤는데 평평한 곳이 아니면 불편하다는 점. 한가지.
그리고 위장텐트 설치할 때와 다시 밖으로 나올 때 새들을 날리게 될 위험이 너무 크다는 거. (이 점은 어떻게 해야할까...)
그래도 전에 쓰던 모델보다는 훨~~씬 편하고 좋다. 간편하고... 짱임.
다시 돌아와보니 역시 살아있었다.
휴~~~ 다행이다... 진심으로...
주변에 기러기떼가 많이 모여들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자꾸 날아오른다.
에휴.... 돌 던지는 사람만 아니면 그냥 좀 편히 앉아있지... 괜히 날아올라서 고생..
미국 새들은 사람봐도 가만히 있더만... 갑자기 6.25때 새들은 어떤 피해를 입었나 궁금하네.. 그때 새들도 많이 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해가 지고 좀 어두워지니까 나를 쳐다보는 빈도가 높아졌다.
낮에는 좀 설렁설렁하게 날 쳐다봤는데.. 낮보다 사물이 잘 보여서 그런가..
점점 어두워지고.
아하 자유로 옆 한강일대 농경지가 이 녀석 무대였구나.
허허.. 맹금류중에서는 인공 구조물을 참 잘 이용하는 새 중 하나...
사냥하는 거 꼭 찍어보고 싶은데....
아 그리고 현재 금눈쇠올빼미가 앉아있는 이 콘트리트 더미들은 다음주나 다다음주에 치운다고 한다.
하천을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건데 땅을 파다보니까 이런 예상치 못 한 콘트리트 더미들이 쏟아져나와서 이렇게 모아놓고 어떻게 처리할지 보류 중인 상태라고...
그 후엔 금눈쇠올빼미를 못 볼 것 같으니.. .볼 수 있을 때 실컷 봐둬야지.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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