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6일 어청도

2015. 4. 4. 23:21탐조/2014년



5월 3~6일 어청도 



야조회의 정문, 황해 선배 그리고 Loghry씨와 Black 부부와 함께한 어청도 탐조. 


어청도 탐조는 내 탐조 방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되었던 탐조였다. 

그간 나의 탐조는 귀한 새를 찾아서 좋은 사진을 찍고야 말겠다는 식의 탐조였는데 

이 사람들은 촬영이 아니라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 이 중요했다. 


새들을 무엇인지 동정해내고 새를 찾아가는 그 과정 자체를 즐거워했다. 

소리를 들으면 무슨 새인지 척척 알아냈고 꼭꼭 숨어있는 새들을 어찌 그렇게 잘 찾는지 그 실력들에도 감탄이 나왔지만 

(새를 보는 일에도 실력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나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 분들에게는 사진이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필요하다면 디지스코핑을 하면 된다. 


나는 그간 사진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해온 것 같다. 

사진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새를 괴롭히는 일도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고 

초고가의 대포 장비들에 대한 집착과 그런 욕심들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나 다른 부수적인 화와도 작별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사진은 부질없다' 는 거다. 

찍어봤자 자기 만족으로 끝날 뿐, 남는게 하나도 없는 이 짓을 왜 해온 건지 이제서야 회의감이 들었다.  


지식적인 면에서나 성찰적인에서나 많은 걸 얻어간 탐조였다. (종추의 개념도 이때 처음 알았다..) 

어청도 탐조 이후로 사진촬영의 빈도를 낮추고 쌍안경을 들고 탐조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몰랐는데 쌍안경으로 들여다보니 동네의 박새도 이뻐보이고 

지겹도록 들었던 울음소리가 하나의 재미난 퀴즈처럼 느껴지는. 

신세계더라.  




어청도 가는 길 - 


나는 밤 늦게 군산에 도착했고 잠 잘곳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녔었다. 

지도를 찾아보고 한 찜질방으로 들어갔는데 내가 아직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들어올 수 없다며 미안하지만 다른 곳을 찾아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아무 말도 안 했으면 늙수그레한 외모 덕에 문제 없이 들어갔을텐데 

한 푼이라도 아껴보겠다고 '성인요금 청소년 요금' 따로 있냐고 물어봤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어쩔줄을 모르고 (나중에 알아보니 부모님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허락만 받으면 된다고...) 

목적 없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바닷가라 바람도 몹시 추웠다. 

이런 막막한 상황 속에서 나를 받아주는 유일한 곳은 터미널 앞 편의점 뿐이었다. 

 의자에 앉아 과자 하나 생수 한 병 사놓고 날 깠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함께 가기로 한 로그리씨와 연락이 되었는데 

만나고 보니 로그리씨는 내가 있던 편의점에서 50m도 떨어져 있지 않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밤을 보내셨다. 

좀 더 일찍 연락할 걸 




어청어청 어청도 




어청도에 입항할 때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첫 섬탐조였던 외연도만큼 다양한 새를 볼 거라 생각하니 설렘이 멈추질 않았다. 



 Blacke 부부   

서로 아주 친한 친구사이였던가... 부부였던 걸로 기억한다. 



Loghry씨 



황금새 Narcissus Flycatcher  (학명 공부는 포기한다...몰라)





진홍가슴 Siberian Rubythroat 



바다직박구리 (Blue Rock Thrush)  암




물총새 Common Kingfisher 



촉새 Black-faced bunting




황금새 Narcissus Flycatcher  

황금새도 아종이 좀 다양하다고 들었는데 정확히 동정할 줄은 모른다. 

이 어청도 탐조 때도 좀 특이한 황금새들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긴발톱할미새 Yellow Wagtail 




흰눈썹울새 Bluethroat 




큰유리새 Blue and White Flycatcher  



청다리도요  Common Greenshank



장다리물떼새 Black-winged stilt 




흰날개해오라기 Chinese Pond Heron 




같은 개체. 


열대붉은해오라기 Cinnamon Bittern 같은 새가 잠깐 보였다는데... 결국 못 찾았다. 





얘는 쇠솔새 Arctic Warbler 로 기억하고 있다. 

흰꼬리딱새 암컷인가... 



솔새류들은 외형으로 동정하긴 어려워서 요즘 소리 파일을 틈틈히 

계속 반복해서 들고 있긴 한데 현장에서 다시 들으면 전혀 모르겠다..




검은머리촉새 Yellow breasted Bunting 



크 




황금색이 가슴까지만 있는 개체



붉은뺨멧새 Chestnut eared Bunting 




노랑눈썹멧새  Yellow browed Bunting 



흰눈썹황금새 Yellow-rumped Flycatcher 



흰꼬리딱새 Taiga Flycatcher 



붉은배지빠귀 Brown-headed Thrush 



꼬까참새 Chestnut Bunting 



쇠유리새 Siberian Blue Robin 



산책하러 나갔던 어청도 등대 



잔잔한 바도에 일렁이는 은은한 달빛이 아름다웠다. 




다음날 아침 


검은딱새  Stejneger's Stonchat 



이쁘다..




쇠붉은뺨멧새 Little Bunting 



애도 Arctic 였던걸로 기억한다. 

미동정... 



노랑때까치 Brown Shrike 



쇠찌르레기 Chestnut-cheeked Starling 




쩌는 미기록종임에도 불구하고 몽골에서 보고 온 탓에 정말 아무런 감흥도 없었던 사막딱새 Northern Whetear 

밤을 새고 와서 피곤했던 탓도 있다.. 



힝둥힝둥 Olive-backed pipit



노눈썹 류키스틱! 

하얀 게 날아가는 걸 봤을 땐 미기록종 인줄 알고 좋아했었지.. 



욿새 Rufous tailed robin 



찍찍.

 섬에 족제비도 많이 보였다. 



어쩌다 보니 나 혼자 보고 온 무당새 Yellow Bunting 



홍여새 Japanese Waxing 



검딱 수컷 Siberian Stonchat 



쇠붉은뺨멧새 Little Bunting 



노눈멧 Yellow browed Bunting 



'깩 깩' 

솔새사촌 Dusky Warbler 


긴다리솔새사촌하고 동정하기가 어려운 듯 보인다. 

소리도 굉장히 유사하고 생김새도 부리 기부를 자세히 보지 않는 한 모른다고 하는 거 같고.. 



북방쇠찌 Daurian Starling 과 붉부찌 Red-billed Starling 



왼(북방쇠)  우(붉부찌) 




붉은부리찌르레기 Red-billed Starling



제일 많이 보였던. 노눈솔 Yellow browed Warbler



판두!! 



새덕




정말 잊지 못할 경험들 이었고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온 탐조였다. 

다음에 갈 때는 솔새 동정 마스터 하고 가야지.




어청도 야장은 이곳에도.


http://www.birdskoreablog.org/?p=12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