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0. 19:39ㆍ탐조/2011년
1월 20일 출판단지 습지.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농구를 하다가 머리 위로 노랑부리저어새 3마리가
출판단지 습지에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방향을 보니 어쩌면 한강에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강에도 노랑부리저어새가 있나요..? 장항습지에..?)
그래서 노랑부리저어새를 보고자 하여 학교 일과가 끝나고 출판단지 습지를 찾았습니다.
(출판단지습지는 돌곶이습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실 적당한 이름이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토바이 소리에 놀라 뛰어가는 고라니)
학교 옆에는 작은 하천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그 하천에 고라니가 있는 것을 보고는 찍었습니다.
출판단지 습지는 자동차도 쌩쌔 달리고 사람도 많은 도심(?) 지역인데.. 먹을게 없긴 없는 모양입니다.
(잿빛개구리매 수컷)
출판단지 습지에서 가자마자 첫번째로 본 녀석이 바로 잿빛개구리매 였습니다.
이 곳은 공사도 하고, 건물도 많아서 이 녀석을 볼 줄을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 곳에서 잿빛개구리매는 처음 봅니다. (태어나서 수컷은 두번째로 봅니다.)
(말똥가리)
이 말똥가리는 출판단지 습지에서 월동하는 녀석입니다. 갈때마다 항상 이 자리에 앉아있어 보기가 쉽습니다.
오리 개체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원래 기러기들도..많이 오고 오리도 많이 있었는데 숫자가 확 줄었군요.
원래 이 곳에 노랑부리저어새가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네요. 평소에는 자주 보였는데 근래 안 보입니다.
며칠전에 SLR클럽 회원으로 보이는 분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데.. 너무 가까이서 찍더군요..
시원하게 볼일도 보시고.. 통화도 하시고.. 그래서 노랑부리저어새가 안 보이는건 아니겠죠?
(죽은 흰뺨검둥오리 시체를 뜯어먹는 재갈매기)
흰뺨검둥오리가 죽어있습니다. 그 것을 재갈매기가 먹고 있는데
혹시 흰뺨검둥오리가 조류독감으로 죽은게 아닐까요? 밑에 사진이 더 나오겠지만
흰뺨검둥오리 2마리가 더 죽어있었습니다.
(두발 다 보여주는 말똥가리)
(왜가리)
(흰빰검둥오리)
(죽은 오리시체에 관심을 보이는 말똥가리)
전망 좋은 곳에 앉아있던 말똥가리가 죽어있는 흰뺨검둥오리 시체를 발견하고는 관심을 보입니다.
그 자리에 앉아 털도 뽑고 그러더니.
(왜 날아가는 걸까?)
먹이를 두고 떠납니다. 왜 안 먹는거죠?
(죽은 흰뺨검둥오리를 쳐다보는 말똥가리)
(흰빰검둥오리)
죽은 오리시체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한번 접근해봤습니다.
물론 오리들한테 방해가 안 되게 조심조심 갈대 뒤로 접근해봤지만
결국은 날아갑니다.
(자리를 뜨고 날아가는 말똥가리)
말똥가리가 아예 심학산 쪽으로 멀리 멀리 날아갑니다.
(앉을려고 했던 기러기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들이 출판단지 습지에 앉을려다 말고 다시 날아갑니다.
(흰빰검둥오리 시체)
이것만 해도 시체가 벌써 3개나 됩니다.
조류독감이 아닌가 걱정이 되는데.. 저의 지식으론 확인한 방법이 없네요.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흰뺨검둥오리 시체가 얼음에 반쯤 묻혀있습니다.
꽁꽁 얼어서 안 먹은걸까요?
(노랑부리저어새 일가족들)
노랑부리저어새 6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이미 몇번 만나긴 했지만 이 새가 무척이나 예민하다는 사실을 이곳저곳에서 들었기 때문에
풀숲 깊은 곳으로 한발 짝 한발 짝 조심조심 안에 들어가 숨었습니다.
노랑부리저어새 가족들은 이런 공사판에 가까운 장소에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습지가 갈대밭도 많았고 더 넓었습니다.
그러나 작년..쯤 부터 이 곳 공사를 시작 했을 때 속으로 욕을 엄청 했는데.. 정작 새들이 잘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거.. 공사를 나쁘게 봐야 하는 건지... 헷갈립니다. 물론 습지가 예전보다 많이 감소 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공사 때문에)
내가 보이나? 일제히 목을 치켜듭니다.
(다시 나타난 말똥가리)
심학산 어디로 멀리 멀리 날아간줄 알았더니 금세 되돌아오네요.
한창을 빙빙 돌아 날아가는 걸 범상이라고 하나요? 하여튼 그 범상이라는 걸 계속하다가 또 날아갑니다.
갈대 뒤로 녀석들이 점점 가까이 걸어 왔습니다.
(갈대밭 뒤로 보이는 노랑부리저어새들)
간수의 눈에 들키지 않도록 꼭꼭 숨어야 하는 죄수 입장이 됬습니다.
녀석들이 나를 보고 날아가면 곤란하니까요.
녀석들이 점점 앞으로 갑니다. 눈이 옆에 달려서 나를 보고 있는건지 안 보고 있는 건지를 모르겠네요.
그래서 사진 2,3장 잽싸게 찍고 따가운 풀숲 속에 웅크리고 앉았습니다.
이렇게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걸어오더니
부리를 몸에 넣고 휴식을 취하는데 도통 떠날 생각을 안합니다.
(갈대 뒤로 허연 것들이 노랑부리저어새들)
눈밭 위에서 숨어 있자니 힘들고 춥군요. 녀석들이 떠날때까치 기다려볼려 했지만 떠날 기미가 없어
주변의 탈출구를 찾아봤습니다.
다행히 윗쪽으로 내가 포복을 해서 나갈수 있는 길이 있긴 있는데.. 이것은 노랑부리저어새들한테는 안 들키고 빠져나갈수 있는 길이지만
다른 오리들한테는 들킬수밖에 없는 길이였습니다 .
오리들이 놀라 날아가면 노랑부리저어새들도 날아갈지도 모르니 이 길은 최후의 카드로 써먹기로 하고
노랑부리저어새가 떠나기를 기다렸습니다.
한참 뒤에 나는 출판단지 습지 입구에다가 내 카메라 가방을 대충 숨겨놓고 온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얼른 학교에 있는 가을구름한테 부탁하여 카메라 가방 좀 챙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염치없긴 하지만 누가 내 카메라 가방 들고가면 큰일나니까요.
가을구름은 수업 중이라서 잠시 뒤에 찾아보겠다고 했고 찾아보다가 다시 전화를 준다고 했습니다.
나는 가을구름이 나에게 전화를 준다고 했으니 소리설정을 무음으로 하고 잘 보이는 풀숲에 휴대폰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또 몇분.. 녀석들이 부리를 몸에다가 넣고 휴식을 취하다가 영~ 떠날 기미가 안 보여
최후의 카드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잘만 하면 노랑부리저어새들 한테 들키지 않게 갈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몸을 왕창 낮추고 자박 자박 올라가니
오리들이 눈치채고 날아갑니다. 허걱!
노랑부리저어새를 확인하니 이 녀석들은 오리가 날아가든 말든 신경도 안 씁니다.
그래서 다행히 좁은 길로 탈출을 할 수 있었지만 펜스로 길이 막혀 있어
공사장을 지나서 나가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공사장 밖으로 나가지 말고 계속 녀석들을 관찰할껄 그랬어요.
내가 녀석들을 실수로 날릴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겁먹고 괜히 나갔네..
일단 몸을 숨기고 있는 곳으로 부터 빠져나오니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그 다음은 자연스레 사진 욕심이 생기더군요.
(가을구름의 출현에 놀라 도망가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쳐다봅니다.)
그래서 또 살금살금 접근해 사진 찍을려니까 가을구름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가방이 어디있냐고 물어봐서 펜스 뒤에 좁은 틈사이에 있다고 하니 "아~ 찾았다" 며 가방을 꺼냈나봅니다.
노랑부리저어새들이 가을구름의 출현에 놀라 갑자기 또 왔던길을 되돌아 갑니다.
그래서 나는 황급히 통화를 끊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녀석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나자
나는 얼른 또 몸을 수그리고 밖으로 완전히 나갔습니다.
(풀숲에 앉아있던 왜가리)
이 곳으로 와보니 풀도 듬성듬성있고 약간의 개활지 같은 곳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펜스 때문에 안 보임)
이 곳에서 말똥가리가 사냥을 하나봐요.
오늘 잿빛개구리매를 볼 수 있었던 이유가 이 개활지 같은 풀숲 덕분일까요?
내가 숨어 있던 장소로 부터 조금 떨어진곳
조금만 더 앞으로 가면 내가 숨어있던 장소가 있고 노랑부리저어새도 있고
왼쪽에 있는 벽은 말똥가리가 자주 앉아있던 곳 입니다.
이 길을 통해 빠져나왔습니다.
노랑부리저어새 한테 안 들킬려고 숨었을 때 탐조는 2명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 내가 숨어 있는 장면이나 내가 새를 찍고 있는 장면을 찍어준다면 좋은 곳에 쓰일 것 같군요.
그 좁은 길로 빠져나와보니 공사판이랑 이어져 있었습니다.
정문으로 나가면서 몰래 찍었습니다.
으이구- 공사밖에 모르는 우리 한국.. 언제 정신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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